“에겐녀”, “테토남”이라는 말이 요즘 온라인에서 자주 보인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신조어들에는 오늘날 사람들이 감정을 나누고 관계를 정의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간단하게 말하고 싶은 시대, 그리고 SNS의 짧은 언어
우리는 자신을 자주 설명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MBTI 뭐야?”
“넌 어떤 스타일이야?”
이런 질문 앞에서 매번 길고 복잡한 설명을 내놓기란 쉽지 않다. 정체성은 단순히 정의되지 않고, 감정은 유동적이며, 관계는 언제나 복잡하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점점 더 간단한 언어를 찾는다. 그 흐름 속에서 등장한 것이 “에겐녀”, “테토남” 같은 코드화된 표현이다. 짧은 말 한마디로 나를 드러내고 감정의 방향이나 관계의 결을 압축해 전달할 수 있다. 트위터(X),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쇼츠 등 짧고 빠른 언어가 지배하는 플랫폼에서 이러한 코드는 어떤 방법보다 전달하기 유리하다. 그러다보니 이 세계에서는 긴 설명보다는 압축된 짧은 언어가 중심이 되는 소통이 통용된다.
그래서 “나 테토야”, “요즘 에겐모드”라는 말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는, 암묵적 맥락이 공유되는 언어가 된다. 한두 단어로 가볍게 내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말들은 개인의 생각과 감정 표현의 진입장벽을 낮춰준다. 짧은 표현 하나에 감정 상태와 관계 태도를 담아낼 수 있게 되고, 코드화된 언어는 의사소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작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유형 나누기를 통해 우리는 동질성을 확인한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런 코드가 단지 자기표현의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형화된 코드는 “나도 그래”라는 말을 하지 않고도, 서로의 감정을 공감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자신을 유형화시키며 분류하는 동시에, 비슷한 속성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소속감’을 만들어낸다.
비슷한 말과 코드는 공유하는 사람끼리는 설명을 생략해도 통하는 감각이 서로에게 이해받고 있다는 편안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처럼 ‘에겐/테토’ 같은 표현은 점점 더 정서적 동질성을 확인하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때 혈액형으로 성격을 나누던 시대가 있었고, MBTI나 TMI 테스트 같은 성향 분류 도구들이 유행하던 때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유형을 나누는 행위 자체가 관계 맺기의 새로운 방식, 감정을 공유하는 대화법으로 기능한 세대들인 셈이다.
이 언어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MBTI의 16가지 유형으로도 한 사람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데, ‘에겐’, ‘테토’ 같은 몇 글자 짜리 표현이 모든 감정과 성향을 정의해줄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런 단순화는 때로 오해를 낳고, 사람을 고정된 틀 안에 가둘 위험도 있다.
하지만 이 언어들을 진지하게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지금, 이 시대의 사람들이 왜 이런 방식의 소통을 필요로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는 감정을 자주 마주하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건 점점 더 조심스러워졌고, 관계는 더 복잡해졌지만, 그만큼 표현은 더 간단해지기를 원한다. 진심을 모두 말하자니 부담스럽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멀어지는 이 시대의 소통 구조에서 사람들은 짧고 안전한 언어로 감정을 암시하고, 낮은 리스크로 자기 마음을 ‘살짝’ 열 수있는 방법을 찾는다.
‘에겐’, ‘테토’ 같은 말들은 그래서 생긴다. 이 언어는 때론 심리적 방어막이 되고, 때론 비슷한 정서를 가진 사람을 알아보게 해주는 작은 암호가 된다. 결국, 에겐, 테토, MBTI, TMI… 모두 다르지만 그 밑바닥에는 공통된 하나의 감정이 있다.
“나를 이해받고 싶다.”
“나랑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러니 누군가 “나 에겐녀야ㅋㅋ”라고 말할 때, 그냥 웃고 넘기기보다는 이렇게 물어보자.
“그 말 안에, 어떤 마음이 있는 거야?”
그 짧은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고 있었던 진짜 대화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곳
아름다운 변화가 시작되는 로뎀심리학습상담센터
#디지털소통 #짧은언어 #감정코드 #에겐 #테토 #에겐녀 #테토녀 #에겐남 #테토남 #현대관계 #SNS문화 #감정연결 #청년문화 #소셜미디어언어 #소통트렌드 #새로운언어 #관계역학 #감정표현 #문화현상 #유행 #트렌드 #MBTI #좋은상담 #일산 #로뎀심리학습상담센터
태그#디지털소통#짧은언어#감정코드#에겐#테토#에겐녀#테토녀#에겐남#테토남#현대관계#SNS문화#감정연결#청년문화#소셜미디어언어#소통트렌드#새로운언어#관계역학#감정표현#문화현상#유행#트렌드#MBTI#좋은상담#일산#로뎀심리학습상담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