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주는 우리의 삶과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영양덩어리가 되었습니다. 고시팽귄님의 메주곰팡이에 대한 관심과 글을 보고 이 글을 옮겨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메주 곰팡이 연구 소개
장류는 삼국지 위지동이전, 삼국사기 등에도 나오는 1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우리민족 최고(最古)의 식품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일제시대와 산업화시기를 겪으면서 전통장류는 비위생적으로 치부되고 공장식 장류가 대중화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전통장류를 만들던 분들이 노령화 되어 이대로 지속되면 전통장류의 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전통장류 제조의 가장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장류 미생물을 분리하여 보존하면 전통장류의 맛을 지킬 수 있다는 취지로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의 농가, 장류업체, 맛집을 돌며 323개의 메주를 수집하였고 이로부터 1508 균주의 곰팡이 분리하였습니다. 연구한 결과 이들은 18속 69종으로 동정되었습니다. 메주에는 이제까지 일본의 미소 곰팡이인 황국균(Aspergillus oryzae)이 주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져 왔으나 이번 연구에서 털곰팡이(Mucor), 솜사탕곰팡이(Lichtheimia) 같은 접합균류, 푸른곰팡이류(Penicillium), 좁쌀곰팡이류(Eurotium), 유사빗자루곰팡이 (Scopulariopsis) 등이 함께 우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미소에 비하여 전통장의 깊은 맛은 아마도 메주에 서식하는 다양한 곰팡이들 덕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외에도 메주에는 Aspergillus niger, Aspergillus acidus, Aspergillus tubingensis와 같은 흑국균, Penicillium roqueforti와 같이 치즈를 만드는 균, Monascus의 홍국균 등 발효능력이 우수한 균들이 많이 발견되어 향후 이들의 역할이 주목이 됩니다.
또한 지역별로 보면, 전라도와 제주도 지역은 털곰팡이류(Mucor)와 푸른곰팡이류(Penicillium), 경기도를 포함한 중부지역은 누룩곰팡이(Aspergillus)와 빗자루곰팡이(Scopulariopsis)가 우점하고 있어 지역마다 다른 장맛을 내는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메주 구입처에 따라서도 곰팡이가 서로 달랐는데 재래시장 메주에서는 접합균류중 털곰팡이류(Mucor)가 대형할인마트 메주에서는 접합균류중에서 솜사탕곰팡이 (Lichtheimia)가 우세하였습니다. 메주 제조 공정별로도 초기의 건조(저온발효) 시에는 저온성곰팡이인 Mucor, Cladosporium, Penicillium이 주로 발생하였고 후기 발효(고온발효)시에는 Lichtheimia, Aspergillus, Eurotium, Scopulariopsis가 우점하였습니다.
메주에서 분리한 1,508균주 가운데에서 생물학적 종, 지역, 맛집을 대표하는 431균주를 선발하여 국가의 생명자원으로 등록하고, 농업미생물은행(KACC)에 장기 보존하였습니다. 이들 메주곰팡이는 -196℃의 액체질소, 동결건조앰플로 중복 보존되어 100년 후에도 활용이 가능하며, 보존된 메주곰팡이 자원은 장류 연구를 위한 생물자원으로써 산업체와 연구계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분리한 69종의 메주곰팡이가 장을 만드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힐 생각입니다. 이들 중에는 좋은 맛을 내는 것도 있을 것이고 장류제조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도 있을 것입니다. 해서 좋은 맛을 내는 곰팡이는 잘 자라게 하고, 나쁜 영향을 끼치는 곰팡이는 못 자라도록 장류 발효의 조건을 개발하고, 전통장류조제법을 표준화 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또한 이들 중에 발효력이 우수한 것을 골라 우수종균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