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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바로 추석 무렵에 있었던 일입니다.
선릉쪽 방향 양재대로는 차가 꽉 막혀 거의 서 있다시피 하는데, 피곤이 엄습해 오면서 브레이크를 밟은 발에서 힘이 빠지는가 싶더니
'콩' 하는 소리...
“지금 뭐 하신 겁니까? 저 쪽으로 차 빼세요!!”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조는 바람에 ... ” “ 다행히 차에 아무 이상이 없는 것 같네요 ... 정말 죄송합니다 .. ” “ 아줌마, 내가 택시기사였다면 어떻게 되는 줄 아시오 ? 내가 병원에 가서 아프다고 들어누우면 3주 진단은 나오지 ... 그리고, 잘 보시요 ... 뒷범퍼가 휘었잖아 !! ” 아니, 정지상태에서 조는 바람에 브레이크 잡고있던 다리가 풀려 살짝 부딪혔을 뿐인데, 전치 3주라 ? 거기다 차의 범퍼가 휘었다 ? “어디요 ? 전혀 이상이 없는데요, 흠집 하나도 안났는데요 ? 그리고 택시가 뭐 어떻다고요, 그걸 지금 말씀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 ” 그런데 이 아저씨 영 봐줄(?) 기세가 아닙니다. 시간은 자꾸만 가고 .... “ 아저씨, 그럼 제가 돈 5만원을 드릴테니, 그 돈으로 범퍼를 바로잡으시던지, 병원비를 하시던지 마음대로 하세요 ” “ . . . . ” 지갑을 열어 돈을 주려는데, 돈이 3만원밖에 없습니다. “ 아저씨, 돈이 3만원 밖에 없으니 이것만 받으세요 ” (이 아저씨 남의 지갑 안을 기웃거려 보더니) “ 돈이 한 푼도 없으면 불안하니까, 만원은 도로 줄테니 가지고 계슈 ” “ ? ? ? ? ” 아저씨 덕분에 편안(?)하게 볼일을 다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양재대로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습니다. 역시나 차가 막혀 서 있는데, 문득 아까 있었던 접촉사고 생각이 났습니다. ' . . . 그래, 기아를 중립에 놓으면 브레이크를 안밟아도 되는 것을 . . . ' 기아를 중립에 놓고 서서 백밀러를 통해 뒤차를 보니 젊은 부부가 애기를 데리고 탔습니다.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참, 싱싱해(?) 보이네..’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 있는데, 갑자기 뒤차가 제 차를 ‘콩’ 하고 박는 것입니다. ‘ 이런 . . . 이번엔 내가 들이받히다니 . . . ㅋㅋ 보나마나 상채기 하나 안났을텐데 , 귀찮다 . . . 그냥 앉아있자 . . . ’
차는 또다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가 잠시 정체가 되어 다시 서 있는데, 뒤차의 젊은 애기아빠가 내려서 제 차로 다가옵니다. ‘ 아, 아까 들이받은 것에 대한 사과를 하러 오는 구나 . . . ’ “ 저 . . . 아까 후진해 와서 제 차를 박으셨죠 ? ” “ 네 ? 후진이요 ? 제가 왜 후진을 합니까 ? ” 고개를 갸우뚱하며 가는 애기아빠 . . . 뭔가 좀 미심쩍은 발걸음입니다. ‘ 참, 이상한 사람도 다 있네 . . . 사과를 하러 오는 줄 알았더니만 . . . ’ 드디어 정체구간을 빠져나와 막 차가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뇌리를 스치는 한 가지 생각. ‘ 아차, 아까 기어를 중립에 놓고 잠깐 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차가 뒤로 미끄러져서 뒤차를 박은건 아닐까 ? ’ . .
여러분, 모두모두 행복한 명절 되세요 ~~~!!! |
첫댓글 ㅎㅎㅎ
ㅎㅎㅎ.. 제가 그랬지요.... 초보일 때 내리막 길에 신호대기 하고 서 있는데, 갑자기 앞차가 뒤로 와서 제 차를 박지 않겠어요...? 박히는 순간 깜짝 놀라 앞 차를 경고하며 '빵빵' 크랙션을 눌렀지요.... 옆에 있던 거사가 지금 뭐 하냐더라구요... 저 차가 뒤로 후진해 오잖아!!! 그랬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가서 박았더라구요~~~~
자능선 보살님 너무너무 재밌어요 하하하 ^&^
교통 사고 말많 들어도 아직은 가슴이 쿵당거리는데 이건 무슨 앞뒤로 너무 놀라게 하지마세요 그런데 기술도 좋네요 조심하세요 너무 기술 믿지 마시고
ㅎㅎㅎ~~~그런일도 있으셨네요.
ㅋㅋㅋ 오호~ 이런 일도 다 있을 수 있는거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