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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재료공학 (原子力材料工學)
Nuclear Materials Engineering
1. 개념 및 정의
원자력재료공학(原子力材料工學, nuclear materials engineering)이란 원자력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재료 문제를 다루는 원자력공학(原子力工學, nuclear engineering)의 한 분야이다.
재료공학(材料工學, material engineering)은 재료의 사용 목적에 맞추어
기능과 성능을 갖추도록 설계, 제조 및 가공, 시험 및 평가하는 과학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재료공학은 일반적으로 재료 구조와 재료 성질, 그리고 재료 성질과 사용 조건에서의
재료 현상 및 성능에 대한 상관관계를 탐구한다.
그리고 이것을 응용하여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기존 재료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며,
또한 기존 재료의 관리 방법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제공한다.
원자력재료공학에서 원자력 환경이란 핵분열에 의해서 조성되는 환경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원자로 안에서는 핵연료물질(우라늄)의 핵분열에 의해서 매우
큰 열과 고속중성자가 발생하며, 특히 경수로는 높은 온도와 압력 조건에서 운전되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 환경이란 재료가 고속중성자 및 방사선,
고온, 고압에 노출된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고속중성자는 매우 큰 운동에너지로 이동하면서 원자와
충돌해서 재료의 미시구조를 변화시켜 재료 성능에 큰 영향을 준다.
원자력재료공학에서 중성자 조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이것이 다른 재료공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원자력 재료공학의 독특한 점이다.
2. 원자력재료공학의 주요 기술 분야
원자력재료공학은 1953년 미국 드와이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Dwight David Eisenhower)
대통령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선언한 이후 원자력을 전력 생산에 이용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를 단순하게 보면, 화력발전소의 화석연료 대신에 핵연료를 사용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 원자로를 추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핵연료와 원자로를 새롭게 설계·개발하면서 사용하는 재료는 가능한 기존 재료를 채용하였다.
그러나 원자력에 특수한 재료-핵연료 재료, 원자로 재료-는 새롭게 개발하거나
기존 재료를 사용조건에 적합하도록 개량하였다.
모든 원자력재료를 기능적 관점에서 아래의 표와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재료 중에서 핵연료 재료와 원자로 재료는 다른 재료에 비하여 성능 요건이 엄격하고 까다로우며,
원자로 안전성과 수명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핵연료와 원자로 재료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원자력재료공학의 발전은 이러한 재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원자력재료 분류 및 주요 사용 재료
분류 | 주요 사용 재료 |
(1) 핵연료 재료 | 이산화우라늄(UO2), 지르코늄(Zr) 합금 |
(2) 원자로 재료 | 탄소강, 저합금강, 스테인리스강, 니켈합금 |
(3) 중성자 흡수재료 | 보론탄화물(B4C), 은(Ag)-인듐(In)-카드뮴(Cd) 합금, 하프늄(Hf), 가돌리니움(Gd) |
(4) 방사선 차폐재료 | 납(Pb), 우라늄(U) |
(5) 중성자 반사재료 | 베릴륨(Be), 흑연 |
1) 핵연료 재료
우라늄 물질을 기반으로 한 핵연료 재료를 찾기 위해서
산화물(UO2),
탄화물(UC),
우라늄 합금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 중에서 용융점이 높고 냉각수와 거의 반응하지 않으며,
원자로 안에서 연소 중에 체적이나 결정구조가 거의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는 이산화우라늄(UO2)을 선정하였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이산화우라늄(UO2)은
열전도도가 낮고 단위체적당 우라늄 밀도가
낮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경수로 핵연료로서
유일하게 50년 이상 사용되고 있다.
이산화우라늄(UO2)은
원통형 소결체(pellet)로 가공되며,
그 가공방법은 일반적인 분말-성형-소결 방법이다.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는
피복관 안에 장입·밀봉되는데,
피복관 재료는 원자력 환경에 맞추어 완전히 새롭게 개발한 합금이다.
우라늄 핵분열에 사용되는 열중성자를 허비하지 않도록
열중성자에 대해서 흡수력이 미미한 금속원소를 기반으로 하는 합금 개발이 시작되었다.
연구 결과, 지르코늄(Zr)을 주성분으로
주석(Sn),
철(Fe),
크로뮴(Cr)을 첨가하여
지르칼로이(Zircaloy)라
부르는 합금들이 개발되었다.
초기의 피복관이 갖추어야 요건은 주로 내식성과 강도였다.
지르코늄(Zr) 합금은 결정구조의 방향에 따른 이방성이 심한 재료라서 튜브 가공이 매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튜브 가공에 pilgering이라는 특수한 기술이 도입되었다.
이것은 가공 중에 튜브 직경과 두께를 하나의 공정에서 동시에 감소시킴으로써
결정구조의 방향성을 제어할 수 있는 제조기술이다.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와 지르칼로이(Zircaloy) 피복관으로 구성된 핵연료가
원자로에서 연소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였다.
제조공정이나 재료 설계를 개선하면서 현재의 핵연료 재료 기술로 발전하였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고밀도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를 제조하기 어려웠고,
또한 핵분열기체를 수용하는 공간을 위해서 저밀도 (약 90%)의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연소 중에 소결체의 심한 수축이나 피복관의 수소화(hydriding)로 인하여
피복관이 파손되었다. 이후 피복관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서 소결체 밀도를 95%로
개선하였고, 소결체 내 수분을 매우 낮게 제한하고 있다.
1980년대에 들어서 핵연료를 더 오래 태우려는 산업적인 수요에 맞추어 핵연료 기술발전이 이루어졌다.
핵연료의 장기간 연소는 경제성을 높이고 사용 후 핵연료의 발생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기술발전은 피복관의 내식성을 높이기 위한 신합금 개발과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의 연성을 높여 피복관의 손상을 줄이기 위한 재료개량 분야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피복관 신합금은 지르코늄(Zr)-니오븀(Nb) 합금에 다른 원소를 첨가한
합금이 핵연료 회사 별로 개발되었고,
핵연료 연소 기간이 약 30% 정도 증가하였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수소 폭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소폭발은 사고 시 고온에서 지르코늄(Zr) 합금이 수증기에 의해서 산화되면서
발생하는 수소가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수소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 고온에서도 산화되지 않는 새로운 피복관
재료 개발이 세라믹 재료와 내식성이 높은 금속재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2) 원자로 재료
원자로 재료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재료이다.
원자로 압력용기의 재료는 보일러에 사용하던 재료에서부터 기술이 발전하였다.
초기에는 판재를 말아서 용접하여 제작하였고, 보일러에 사용되던 철(Fe)-망가니즈(Mn)강을
기반으로 강도를 높인 철(Fe)-니켈(Ni)-망가니즈(Mn)-몰리브덴(Mo)강으로 발전하였다.
최근에는 대형 설비를 사용하여 원통형 단조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추세이다.
단조강으로 제작된 압력용기는 길이방향 용접부를 없앨 수 있기 때문에, 내압에 대한 저항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단조강은 철(Fe)-망가니즈(Mn)-몰리브덴(Mo)-니켈(Ni) 혹은 철(Fe)-니켈(Ni)-크로뮴(Cr)-몰리브덴(Mo) 계열의 저합금강으로서 강도와 균열 저항성 그리고 용접성을 개선하기 위하여 합금이 발전해 왔다.
이러한 재료들은 원자로 압력용기 외에도 증기발생기와 같은 압력용기 제작에도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만, 원자로 압력용기 재료에서는 중성자 조사 취화를 크게 일으키는 원소, 즉, 구리, 니켈, 인 등의
함량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증기발생기 전열관은 원자로에서 데워진 열을 2차 측으로 전달해주는 열교환용 세관을 말한다.
전열관에 필요한 특성은 높은 내식성, 강도 및 열전도도이고, 이외에도 가공성이 요구되어
니켈(Ni)-크로뮴(Cr)-철(Fe) 계열의 합금이 사용되고 있다.
초기에는 스테인리스강이 사용되기도 하였으나, 열전도도 및 응력부식균열
저항성이 우수한 니켈합금으로 대체되었다.
증기발생기 세관에서는 다양한 부식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재료의 내식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Alloy 600보다 크로뮴(Cr) 함량을 높여서
응력부식균열에 대한 저항성을 향상시킨 Alloy 690이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3. 연구방법 및 연구영역
1) 연구방법
원자력재료공학에서 접근하는 연구방법은 일반적인 재료공학의 접근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중성자 조사의 영향을 시험 및 분석하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원자력 재료는 주로 원자로에 사용되므로 엄격한 인허가 절차를 통과해야만 산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원자력 재료의 연구단계는 재료의 설계, 제조 및 가공, 시험 및 분석,
실험실 개발, 연구로 시험, 상용로 시험, 인허가, 양산으로 나눌 수 있다.
중성자 조사 시험은 연구로 시험과 상용로 시험에서 각각 수행되며,
이것은 마치 개발된 의약품을 동물실험 그리고 병원의 임상실험을
통해서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절차와 유사하다.
전체 연구단계는 10년 이상 걸리며, 설계를 제외하고는 모든 단계에서
실험적인 접근이 주요한 연구방법을 이룬다. 각각의 연구단계에서 사용되는 연구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재료 설계
재료 설계는 기존의 지식을 이용하여 사용 목적에 맞도록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신재료를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재료 설계에서는 기존 데이터(data)의 분석과 평가 그리고 이론적인 추론이 주로 이루어진다.
최근에는 설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컴퓨터를 이용한 전산모사의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2) 제조
제조는 설계에 맞추어 화학적 및 물리적 방법으로 재료를 합성하는 것을 말한다.
신합금을 만드는 경우에는 여러 원소를 함께 녹여서 잉곳(ingot)을 만들고, 추가로 열처리를 실시하는 과정이다.
세라믹 재료의 경우에는 여러 원소의 분말을 합성하는 과정이고, 여기에서는 여러 원소들이 균일하게
분포하면서 동시에 원소들 사이의 반응을 적절하게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조 후에는 성분 분석, 결정구조 분석, 현미경 미시구조 분석 등을 통해서 시편의 재료 상태를 파악한다.
(3) 가공
가공은 원재료를 사용해서 원하는 형태나 부품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금속 잉곳을 기계적 가공방법을 통하여 판재나 봉재 또는 튜브로 만드는 과정이다.
세라믹 재료는 분말을 성형 및 소결하거나 다양한 처리방법으로 가공된다.
재료의 성질은 일반적으로 제조 및 가공 과정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새로운 연구방법이 제시되고 응용되는 연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진다.
(4) 시험 및 분석
가공 후에는 재료 부품의 시험 및 분석이 종합적으로 진행된다.
먼저 가공에 의해서 원소성분, 결정구조, 미시구조 등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한다.
그리고 재료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사용조건에서
기계적, 화학적, 물리적 성질을 시험분석 한다.
(5) 연구로 시험
실험실에서 개발이 완료된 재료는 원자로 조건에서 안전성과 성능이 입증되어야 한다.
원자로 조건에서의 중성자 조사 영향은 “조사 시험(irradiation test)”을 통해서 평가한다.
재료를 가공한 시험편을 특수 장치(캡슐, 리그)에 넣어서 연구용 원자로에서 중성자를 일정한 기간 동안 조사한다.
캡슐이나 리그는 시험 재료의 온도와 중성자 조사량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며, 주요한 재료 성능은 조사 시험 중에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연구로 시험을 통과한 원자력 재료는 사용 부품과 동일하게 제작해서 실제 원자로에서 종합적으로 성능을 시험평가 한다.
머니퓰레이터(manipulator)
핫셀에서 머니퓰레이터(manipulator)를 사용해서 원격으로 실험하는 모습
중성자 조사된 원자력 재료는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실험자의
안전을 위해서 보통의 실험실에서는 취급할 수 없다.
특히, 우라늄 핵연료 시험편을 중성자 조사하는 경우,
핵분열생성물(Xe, Kr, I, Am 등)이 형성되어 많은 방사선이 방출되므로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따라서 중성자 조사시험이 종료되면 “핫셀(hot cell)”이라는
방사선 차폐가 되어 있는 특수실험실에서 시험분석을 실시한다.
여기에서는 차폐벽에 있는 창을 통해서 관찰하면서
머니퓰레이터(manipulator)를 사용하여 시험편을 원격으로 취급한다.
핫셀 시험은 일반 시험보다 장비나 시험편의 취급이
어렵기 때문에 작은 시험편이나 고정밀이 필요한 시험은 제약을 받는다.
(6) 양산
양산은 인허가를 받은 원자력 재료를 상품화하는 단계이고,
여기에서는 제조비를 절감하고 품질을 향상하는 연구들이 진행된다.
원자력 재료 연구는 중성자 조사 시험을 포함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시험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한 연구방법으로 전산모사의 활용이 중가하고 있다.
전산모사에서는 다중 스케일 모델을 사용하여 재료의 중성자 조사 손상과 이로 인한 재료 성질 변화를 예측하여 평가한다.
2) 연구영역
원자력 재료는 원자력발전소의 핵연료 또는 원자로에 사용되는 재료를 통칭한다.
여기에서는 산업적으로 가장 많이 운영되고 있는 경수로를 중심으로
원자력 재료의 연구영역을 살펴본다. 그리고 미래의 제4세대 원자로재료에 대해서 소개한다.
(1) 경수로 핵연료 재료
원자로 안에 장전되는 핵연료는 “핵연료집합체”라고 부르며,
이것은 수백 개의 핵 연료봉과 이것을 묶어서 지지하는 구조 부품들로 구성된다.
원자력 재료 관점에서 성질 및 성능이 중요한 부품은 핵 연료봉이다.
핵 연료봉은 지르코늄 합금 피복관 안에 약 400개의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가 들어있고,
양끝이 용접으로 밀봉된 형태이다.
소결체는 원통형이고, 직경 약 8∼9㎜, 높이 10㎜이다.
지르코늄(Zr) 합금 피복관은 직경 9∼10㎜, 두께 0.6㎜, 길이 4000㎜의 튜브이다.
핵 연료봉은 원자로에서 4∼5년 동안 연소하면서 고온, 고압 조건에서 중성자 조사를 받는다.
①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는 50년 이상 사용 중인 재료이기 때문에
가공방법이나 원자로에서의 재료 성능이 잘 알려져 있다.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 가공방법은 일반적인 세라믹 분말을 이용한 소결체 제조방법과 동일하다.
이산화우라늄(UO2) 분말과 첨가제를 혼합하는 공정, 분말의 유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과립화 공정, 프레스와 금형을 이용한 성형 공정, 수소기체 분위기에서의 소결 그리고 최종 치수에 맞춰서 연삭하는 공정으로 구성된다.
소결체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첨가제의 영향이나 불량을 줄이기 위한 제조공정기술 개발이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는 원자로에서 우라늄의 핵분열이 일어나면서 고체 또는 기체 상태의 핵분열생성물이 소결체 안에 누적된다.
핵연료의 핵분열(연소)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는 연소도(burnup)이다.
연소도가 높아지면, 소결체의 체적이 증가하는 현상이 발생하여 소결체가 피복관과 접촉하여 피복관이 손상될 수 있다.
또한 핵분열에 의해서 생성되는 기체는 소결체 밖으로 빠져나와서 피복관 내부압력을 높여서 피복관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연소 중에 피복관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소결체 재료 거동에 관한 실험 및 해석이 꾸준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 개발은 재료 개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핵분열생성물을 더욱 많이 포집할 수 있는 소결체를 위해서, 소결체 재료의 미시구조를 조절하여 결정립
사이즈(size)를 키우거나 소결체 내부에 기체 원자를 가둘 미소 셀(micro-cell)을 형성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낮은 열전도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열전도도가 높은 재료를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 내부에 배열하는 연구가 관심을 끌고 있다.
② 지르코늄(Zr) 합금 피복관
핵연료 피복관은 방사성 물질이 핵 연료봉의 외부로 누출되는 것을
차단하면서 발생된 열을 냉각수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피복관 재료는 냉각수에 의한 부식과 고온에서 발생하는 크리프변형에 대한 저항성이 우수해야 한다.
또한, 중성자 조사에 의한 재료의 변화가 작아야 하고, 튜브 형태로 가공하기 쉬워야 한다.
피복관 제조는 이산화우라늄(UO2) 소결체와 마찬가지로 수십 년 전에 개발되어 적용된
기술로서 잉곳을 제조한 후 단조와 압출을 통해서 반제품 형태의 TREX 관을 제조한다.
TREX 관을 이용하여 수차례의 pilger 가공과 열처리를 거쳐서 피복관을 제조한다.
피복관 성능에 크게 영향을 주는 최종 열처리는 응력 완화와 재결정 관점에서 합금성분에 맞추어서 결정된다.
합금성분 관점에서 보면 지르코늄(Zr)-주석(Sn)-철(Fe)-크롬(Cr) 계열의 지르칼로이(Zircaloy) 합금이
과거에 사용되었고, 1990년대부터 피복관의 내식성이 높은 지르코늄(Zr)-니오븀(Nb) 합금계열의 신합금
피복관들이 사용되고 있다.
상품명 ZIRLO, M5, MDA, HANA 등으로 알려진 합금들이 여기에 속한다.
피복관의 내식성은 합금성분과 가공열처리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피복관
개발연구의 대부분은 신합금 조성을 찾아내기 위한 실험과 이에 적합한 튜브 가공 및 열처리 기술에 집중되고 있다.
연소 중에는 지르코늄(Zr) 합금이 중성자 조사와 수소화에 의해서 취화되기
때문에 장기간 연소된 핵연료의 시험 및 분석이 중요한 연구영역이 된다.
특히, 냉각수 상실사고 등에서 핵연료의 거동에 관한 실험은 여러 나라가 힘을 합쳐서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사고 조건에서도 수소 발생이 적은 피복관 신재료가
중요한 연구영역으로 취급되고 있다.
신재료 개발을 위해서 탄화규소(SiC)
세라믹 복합체, 지르코늄(Zr)-몰리브덴(Mo)
하이브리드 튜브, 철(Fe)-크롬(Cr)-알루미늄(Al) 튜브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기존 지르코늄(Zr) 합금 피복관 위에 산화방지층을 코팅하는 연구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2) 경수로 재료
원자로 재료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원자로 압력용기와 증기발생기 재료이다.
원자로 압력용기는 그 내부에 핵연료 및 핵반응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기 위한 각종 장치,
그리고 고온고압의 1차 냉각수를 단단히 가두고 있는 대형 강철 통이다.
또한 1차 냉각재가 흐르고 있는 배관과 증기발생기,
가압기 등과 연결되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압력경계를 이루고 있다.
원자로 압력경계를 이루고 있는 구조 재료를 통칭하여 원자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원자로 재료에서 요구되는 성질은 어떠한 경우에도 내부의 1차 냉각재가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충분한 강도와 파괴인성(균열에 대한 저항성)이다.
원자로 압력경계를 구성하는 주요 재료로는 고강도 저합금강(압력용기)과
니켈합금(증기발생기 전열관) 등이 있다.
① 원자로 압력용기 재료
원자로 압력용기는 용기 본체와 여기에 용접된 반구형 하부헤드 그리고 용기 덮개인 상부헤드로 구성되어 있다.
1000MWe 원자로의 경우,
원자로 용기는 높이 약 15m
외경 약 4.6m,
두께 21∼26㎝,
무게 450ton의 거대한 구조물이다.
원자로 압력용기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결정하는 핵심 기기이고,
또한 40∼60년 수명기간 동안 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발전소의 수명을 결정하는 기기이다.
원자로 압력용기의 재료가 갖추어야 할 특성은 다음과 같다.
㉠ 내부 결함이 없을 것
㉡ 기계적 성질과 피로 특성이 양호할 것
㉢ 파괴인성이 우수할 것
㉣ 중성자 조사 취화가 적게 일어날 것
㉤ 냉각수에 대한 내식성이 양호할 것
㉥ 유도방사능 물질을 생성하는 원소를 적게 함유할 것
㉦ 용접부의 성능도 모재(base metal)와 유사할 것
원자로 압력용기는
철(Fe)-망가니즈(Mn)-몰리브덴(Mo)-니켈(Ni)
혹은 철(Fe)-니켈(Ni)-크롬(Cr)-몰리브덴(Mo) 계열의 저합금강이 사용되며,
합금성분과 열처리 공정에 따라서 재료 성질이 크게 차이가 난다.
특히 두께 방향으로 내측과 외측의 위치에 따라서 성질에 차이를 보인다.
최근에는 주요 합금성분의 비율과 열처리를 조절하여 강도와
파괴인성이 균일한 재료를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장기간 사용에 따라서 누적되는 중성자 조사와 사용 환경에 의한
손상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고 사전 대비하는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용 원자로를 이용한 시험 및 분석이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또한 재료의 중성자 조사 손상을 치유하여 파괴인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압력용기 열처리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② 증기발생기 재료
증기발생기는 1차 계통 냉각수 열을 이용하여 2차 계통 냉각수를 증기로 만드는 대형 열교환기이다.
또한, 방사능 물질을 함유한 1차 냉각수가 2차 측으로 누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호 기능도 갖는 중요한 기기이다.
이것은 높이 약 20m, 상부직경 약 6m, 용기 벽두께 120∼170㎜, 무게 약 700ton에 달하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전열관은 내측에 1차 냉각수 외측에 2차 냉각수가 만나는 열 교환 표면으로서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열관 재료에서 손상이 발생하면, 1차 냉각수가 2차 측으로 누출되어 냉각수 오염이 확산된다.
전열관의 손상은 응력부식균열에 의해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전열관 재료는 내식성이 가장 중요하고, 가공성 및 열전도도가 우수해야 한다.
전열관 재료로 사용되는 Alloy 600 또는 Alloy 690에 대해서 손상이 어떤 환경에서 발생하는 지를 정량적
으로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다양한 수화학(水化學, water chemistry) 환경에서 실험을 통한
DB 구축과 나노 수준의 미세기구 분석 연구가 중요한 연구영역이 된다.
또한 전열관의 표면 처리를 통해 부식 손상율을 낮추는 연구, 전열관의 미세한 형상
변화를 비파괴검사 방법으로 응력부식균열의 발생을 미리 탐지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3) 제4세대 원자로 및 핵연료 재료
미래에 사용될 제4세대 원자로는 소듐냉각고속로와 초고온가스로가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들은 기존 경수로에 비하여 원자로 출구온도가 200℃(고속로)에서 600℃(초고온가스로) 이상 높다.
또한 고속로 핵연료 피복관은 중성자 조사량이 약 10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제4세대 원자로 및 핵연료 재료들은 경수로보다 훨씬 더 높은 온도와 더 많은 중성자 조사 환경에서 60년 이상 안전하게 견딜 수 있어야 한다.
제4세대 원자로 재료와 핵연료에 대한 연구는 오랫동안 진행되었고, 시험 원자로를 건설하고 운영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용온도가 매우 높고 중성자 조사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원자력 재료 분야에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 있고 연구영역도 매우 넓다. 국내에서는 재료 연구를 시작한 단계로서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로 핵연료는 우라늄(U)-지르코늄(Zr) 심재와 피복관으로 구성된다.
피복관은 과거 사용 경험이 있는 HT-9강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편으로는 고온강도가 더 높은 산화물분산강화(oxide dispersion strengthening) 강을 새롭게 연구하고 있다.
초고온가스로에 사용되는 핵연료는 구형 이산화우라늄(UO2)
입자를 탄화규소(SiC)와 탄소로 3중 코팅한 TRISO가 사용된다.
제4세대 원자로에 사용될 핵연료는 실제 연소 경험이 적기 때문에
중성자 조사 시험을 통해서 연소 성능을 확인하는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출구온도가 매우 높은 초고온가스로에서는
압력용기,
중간열교환기,
고온배관 등에 대한 소재 개량 및 개발이 중요한 연구영역이 되고 있다.
4. 주요 용어 및 관련 직업군
1) 주요 용어
• 핵 연료봉(nuclear fuel rod)
이산화 우라늄 소결체와 지르코늄(Zr) 합금 피복관으로 구성되며,
원자로 안에서 핵분열에 의해서 열을 발생하고 또한 방사성물질을 가두는 1차적인 방어벽 역할을 한다.
• 피복관 수소화(hydriding)
지르코늄 합금이 수소를 흡수하여 수소 화합물을 형성하는 것을 뜻하며,
이것이 과도하게 발생하면 연성이 크게 감소한다.
• 중성자 조사
원자로 안에서 재료·부품에 중성자를 쪼이는 것을 뜻한다.
• 핫셀(hot cell)
방사선이 나오는 재료·부품을 취급(시험, 작업)하기 위한
원자력 특수시설로서 방사선 차폐와 원격취급 기능을 모두 갖춘 시설이다.
• 원자로 압력용기
핵연료를 내장하여 열을 생산하는 원통형 그릇으로서
용기 본체와 반구형 하부헤드 그리고 용기 덮개인 상부헤드로 구성된다.
• 증기발생기
증기발생기는 핵반응으로 생긴 1차 계통 냉각수 열을
이용하여 2차 계통 냉각수를 증기로 만드는 대형 열교환기이다.
• 조사 취화
중성자 조사에 의해서 재료의 연성과 인성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2) 관련 직업군
• 원자력 관련 공기업 엔지니어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전원자력연료(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 원자력 관련 산업체 엔지니어
두산중공업, 현대중공업, 포뉴텍(주) 등
• 연구소 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한수원중앙연구원, 두산중공업(주) 연구원 등
제4세대 원자로 (第四世代原子爐)
Gen Ⅳ
현재의 3세대 원자로보다 안전성·경제성이 훨씬 높고 핵 비확산성은 향상된 차세대 원자로이다.
2030년 최종 실용화를 목표로 각국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2001년 제4세대원자로 국제포럼(GIF)을 구성하였다.
2000년을 전후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한 미래형 차세대 원자로를 말한다.
현재의 3세대 원자로보다 안전성과 경제성 면에서 훨씬 뛰어나고,
반대로 핵 비확산성은 향상되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획기적으로 개선된 원자로이다.
제1~3세대 원자로를 거치면서 이룩한 경수로 기술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2030년 최종 실용화를 목표로 각국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0년 1월 한국·미국·영국·일본·프랑스·캐나다·아르헨티나·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9개국이 고위정책결정자회의를 열어 제4세대 원자력시스템 개발을 위한 공동 노력에 합의하고,
2001년 7월 제4세대원자로 국제포럼(GIF;Gen Ⅳ International Forum) 헌장에 서명하였다.
GIF는 2002년 스위스, 2003년 유럽연합의 유럽원자력공동체(Euratom),
2006년 중국과 러시아가 참여하여 13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하반기부터 제4세대 원자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기로 합의한 뒤,
연구개발기획위원회(Technical Committee)와
조정위원회(Steering Committee)를 구성하였다.
이에 따라 소디움 냉각고속원자로(SFR) 등 6개 분야와 공통분야 1개 등
7개 분야로 나누어 나라별로 연구분야를 선택해 개발이 진행된다.
개발 목적은 원자로의 안전성·효율성·경제성 등을 높이는 데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냉각 고속원자로로서,
우라늄의 연소 효율을 현재보다
60배 이상 끌어올려 폐연료로 인한 환경부담을 줄이고,
핵연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