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여름방학 때 난생 처음 바닷가로 놀러갔습니다. 작은 형과 만리포해수욕장을 갔습니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수요일 저녁인데, 민박 집 옆 교회에서 수요예배 차임벨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 얼마나 교회가, 집이 생각이 났던지! 집 떠나니 집 생각이 더욱 나더군요. 이번에 여름휴가를 잘 다녀왔습니다. 교우 중에는 휴가를 못 가신 분들도 많은데 저만 다녀와서 송구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좋은 점도 있습니다.
여행이란 건 사실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겁니다. 집 떠나 보면 압니다. 집이 얼마나 좋고 편한 곳인지. 이런 의미에서 여행이란 좋은 겁니다. 여행을 가면 집이 더 그리워지거든요. 그래서 여행을 다녀오면, 그전까지 피곤하고 따분하게 느껴졌던 집이, 일터가, 일상이 고맙고 사랑스러워집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휴가 중에 제가 주일을 비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소망교회를 목회하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잠시 떠나 보면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감사합니다.
찬송가 중에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찬송인데, 예배 중에는 거의 부른 적이 없습니다. 사실 가사로 보면 매 주일예배 끝에 불러야할 찬송입니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계셔/ 훈계로써 인도하며/ 도와주시기를 바라네/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예수 앞에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다시 만날 때 그때까지 계심 바라네’ 다음에 다시 만날 때까지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를 축복하는 노래죠.
그런데 좀 슬픕니다. 이별이란 게 본질적으로 섭섭해서 그런가, 아니면 영영 이별같이 느껴져서 그런가, 이 찬송을 부르기가 망설여집니다. 그러나 이별이 있으면 만남이 있다죠. 그 만남은 더욱 반갑고 즐겁습니다. 특히 우리교회엔 연로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다시 만날 때까지’라는 말이 주는 여운이 더욱 길게 남습니다. 매 주일 예배를 마치고 작별인사를 할 때마다 아쉬움이 남지만 다시 만날 때의 기쁨을 기대합니다. 다시 만나 반가워요. 곁에 있어줘서 감사해요. 모두 모두 아프지 마세요. 주 안에서 행복하세요^^
첫댓글 고등학교 시절 사진 오랜만에 봅니다.
칼럼을 읽고 사진을 보니
어쩌면 그런 감정이 표정에 그렇게도 잘 나타나는지요^^
맞습니다 종소리... 가다가도 발길을 멈추게 하는 교회 종소리.
‘우리다시 만날 때까지’ 찬송을
교회 전통적으로 헤어질 때 많이 불러서....
거기다, 가락이 다시 만날 희망적인 것 보다는
헤어짐의 아쉬움이 많이 담긴 가락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찬송은 언제 들어도 좋은데
목사님 덕분에 우리다시 만날때까지 찬송을 여러 버전으로 듣는 은혜가 큽니다!
감사합니다~
헤어짐의 아쉬움을
다시 만날 기대로 바꾸어
목사님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지난 주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