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다세대 또는 다가구 주택을 건축하고, 같은 운동을 하는
모임에서 10여년간 친하게 지내오고 있는 지인이 있습니다.
교회의 장로이고, 술, 담배, 여자를 좋아하는 60대 초반입니다.
몇년 전 담배의 유해성 관련 뉴스가 나오는 TV 앞에서같이 앉아 있다가,
나 : “담배값 오를 것 같아유”
지인 : “잉~ 뭔놈의 담배값을 올려?”
나 : “장로님이 좋아하는 박근혜정부가 그렇게 할 것 같은데유?”
지인 : “왜유~~~?”
나 : “배당소득세 과세변경을 한다는 소식 들으셨어요?”
지인 : “내가 어찌게 그것을 들어. 그것이 뭔디유?”
나 : “장로님 주식투자로 배당소득세 얼마나 받아유?”
지인 : “내가 뭔 돈 있다고 주식투자를 혀... 없시유”
나 : “배당소득세 과세변경으로 세수가 대략 5천억에서
1조정도줄 것 같은디, 그것을 매꾸려면 답배값 올려야
할 것 같은디유“
지인 : “그것이 뭔 말이여”
나 : “주식으로 연 2천만원 이상 배당 소득을 장로님이 받을일이
없지유. 그런데 우리나라에 그런 사람이 영점몇프로는 있시유.
그 사람들이 소득이 생겨야 경제가 잘 된다다 어쩐다나.
담배값 인상이 될 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느낌상 그래유.
가장 쉽잖아유. 부자들 담배도 잘 안피는데.“
지인 : “지랄~~~”
사실 저도 담배값을 올릴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배당소득세
과세개편으로 없어질 세수를 충족시키기 위한 가장 빠르고,
그럴 듯한 명분까지 들이댈 수 있는 담배값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한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담배의 유해성에 관한 뉴스가 참 많이 나왔습니다.
(지금과 비교해 보면 뉴스의 빈도가 엄청 차이가 나지요)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국민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일에는 대부분
정책이 있고, 대부분의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서서히 적용되기에
국민 개개인이 그것을 체감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래 배당소득세는 배당소득이 2천만원이 초과되면,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과 합쳐져 누진세를 적용받아 대체로 가장 상위인 30~38%
이상의 세금이 적용되었지만,박근혜 정부때는 소리소문없이 과세를
변경하여, 2천만원 이하이면, 여타의 소득과 분리하여 일율적으로
소득세 14%와 지방세 1.4%,즉 15.4%만 적용하고, 대주주의 경우,
25%만을 적용하여 10~13% 인하효과를 주었습니다.
이것은 두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철학적인 문제라 할 수 있는데요...
노동소득보다 금융소득을 더 우대해 줬다는 것입니다.
노동에서 창출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누진세를 적용하면서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누진세를 폐지했다는...
둘째는 그렇지 않아도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그 양극화를 더 부추겼다는 점입니다. 그럴 싸한 명분으로
담배의 유해성을 부각하면서,그 뒤에 부자감세를 감추었습니다.
지인과 대화를 나눈 후 몇일 지나 진짜 담배값이 올라가자
저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꼈습니다.
동시에 정치적 성향도 바꼈습니다.
담배값. 그 몇천원의 인상이 참 큰 일을 했습니다.
첫댓글 빨갱이! 부동산 정책 폭망! 이 두 가지에 대한 일반 대중의 변화도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sns를 통해 자유로운 소통의 세계가 있는 반면, 더 강한 쇠뇌의 기능도 있음을
확인했기에, 소통의 세계를 어떻게든 더 확장해 가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지금도 이천만원 초과분은 누진세가 적용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는
면제 될지 모르겠지만요 ^^;
분문을 좀 수정했습니다. 정작 큰 돈은 대주주의 배당소득세를 깎아 준 것입니다. 이들이 이런 정책을 내 놓을 때는 약간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끼워놓고 자신들은 크게 이득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당시 야당에서 대주주 한명당 수백억씩 세금을 깎아 주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저는 그에 더해 은행의 대다수를 차지한 외국인 대주주들의 세금을 깎아준 것이 더욱 화가 났습니다. 이들이 깎아 준 돈을 우리 경제에 투자할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삼성의 경우 외국인 배당소득이 1조 몇천억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의 대주주가 대부분 외국인임을 감안하면 제2의 론스타 사건이라해도 틀린 말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정말 안목이 있으십니다. 이런 걸 딱 볼 줄 알아야 하는데 말 입니다.
포러스님 주변에 계신 분들은 다 복 받으신 듯. ^^
광기를 잠재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아베가 정권을 잡기까지 극소수의 극우들의 끈질기고 기나긴
작업이 있었습니다. 지금 검찰과 자한당 무리들은 극소수이지만
저들의 끈질긴 패악질은 일본의 극우보다 더 해 보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없었던 것은 스스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경험한
국민입니다. 깨어있는 국민들의 조직된 힘의 하나로 이 카페도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례 너무 좋습니다...
조용히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