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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존자의 일기 - 범라스님 편역본]
#147. 편한 마음으로 승복하다
[아름다운 인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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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편한 마음으로 승복하다
미래 이 교단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일이 거의 끝이 가까워졌다.
나의 제자들 대대로,
대중 여러분들의 아들 손자 대대로 이어서
이 행사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 이 교단이 머무르는 동안은
이 행사의 공덕을 중히 여길 것이다.
이 정도로 공덕이 크고
이 정도로 위력이 큰 행사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서
내가 책임을 맡아야 하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이렇게 책임을 맡아서
감당하여 진행할 수 있었던 기회를 얻은 것은
마하 까싸빠 테라의 은혜 때문이다.
빠띠삼비다 냐나
(부처님께서 설하신 담마의 뜻과
문법의 뜻을 완전하게 아는 특별한 지혜)
를 얻은 아라한들 사이에
내가 들 수 있도록 생각해 주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은
나에게 두었던 그분의 은혜 때문이다.
언제나 보내 주었던 자비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자비를 받아야 하는
나에게는 언제나 편안할 새가 없었다.
가끔은 옆구리도 등도
바짝바짝 조여 오는 상황과 만나야 했다.
이 교단이 오래도록 머물게 하기 위해서
그분께서는 나에게 적당한 자리를 주셨다.
그러나
이 교단이 오래 머무는 데
방해를 준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았고
물론 나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내가 머리를 들지 못할 만큼
눌러 버리시는 것이었다.
이 일을 여러분들에게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생각해야했다.
혹시라도
그분을 잘못 생각하게 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을 자세하게 듣고 나면
그분의 바른 의도를 지혜로써 이해하리라 믿는다.
그래서
유명하고 성대한
상가야나(결집) 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이야기 속에서도
그분을 사실과 다르게 이해하는 일을
막을 수 있으리라.
상가야나(결집)하는 도중 잠깐 쉬는 사이에
기회를 봐서
내가 한 가지 사실을 알려 드렸다.
사실 그 말은
이 상가야나가 시작되기 전에
알려 드려야 하는 것이었다.
계경 부분에 관계되었기 때문에
계경을 결정하기 전에 알려드려야 했다.
그러나 내가 잊어버렸다가
『마하 빠리닙바나 숟다』를
자세히 조사해 볼 때 이 말이 기억난 것이다.
뒤늦게 생각난 그 말을 알려 드려서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이익이 있거나 없거나
그것은 그때의 일이고
부처님께서 당부하셨던 말씀을
그냥 지나쳐 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마하테라님,
부처님께서 빠리닙바나에 드시기 직전에
‘아난다,
상가 대중이 원할 때는
아주 작은 소소계(콕다누 콕다까 금계)들을
빼어버려도 된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가야나 결집 대중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여쭈었다.
계경(위나야 삐따까)을
이미 모두 결집하였지만
아직 결집 행사가 끝이 나지 않았으니
여러 대중이 원한다면 고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콕다누 콕다까 금계’란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정하셨던
아주 작은 금계들이다.
그 작은 것들을
어떤 분들은 빼어버리자고 강하게 주장하셨다.
미래 상가 대중들이
먹는 것과 지내는 것에
좀 더 편안하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그 작은 계들을 어떤 것이라고
자세하게 정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분이 나에게 물었다.
“아난다 테라,
어떠어떠한 것들이 소소계인지
네가 부처님께 여쭈었더냐?”
“미처 여쭙지 못했습니다.”
나 역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그러자
상가야나 참가 대중들에게서 의견이 분분하였다.
그 소소계를 여러 가지로 집어냈다.
어떤 분들은
큰 계 4가지 외에는
모두 소소계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어떤 분들은
큰 계율에
상가디시사 13가지도 넣자고 했으며
아니야따 2가지도 큰 계에 넣기를 원했다.
어떤 이들은
니싸기 빠새이띠야
금계 30가지도 넣어서 정하기를 원했다.
어떤 분들은
숟다 빠쌔이띠야 90가지까지
큰 계에 넣기를 원했으며,
어떤 분들은
빠띠대사니 금계 4가지까지
큰 계에 넣기를 원했다.
이렇게 여러 종류,
여러 가지로 정하려 했기 때문에
부처님의 말씀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내가 정신을 차리고 여쭈어 두었더라면
현재 계목의 일부가 바뀔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상황을 잘 다스려 나갈 수 있는
마하 까싸빠 테라가 계시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서로 다른 상가야나 참가 대중들을
그분께서 잘 다스려 나가시지 않는가?
“여러분들,
상가 대중 여러분들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우리들의 계율은
세간 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사까 종족 수행자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알고 있소.
만약 우리들이
소소계들을 빼어버린다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고따마 수행자가 정해 놓은 계율이
오래 머물지 못하는구나!
불이 탈 동안 분명하게 있던 연기처럼
짧은 순간에 사라지는구나!
그들의 스승이 있을 때는
계율대로 수행하다가
스승이 빠리닙바나에 들자마자
계율대로 수행하지 않는구나!’
라고 많은 사람들의 멸시를 받을 것입니다.
만약 상가 대중 여러분들에게
적당한 기회가 있으면
상가 대중은
부처님께서
정하지 않으신 것은 정하지 말고
부처님께서
정하신 것은 빼어버리지 말고,
부처님께서
정하신 대로만 지키고 행하여 갑시다.
이것을 알리는 바입니다.”
크고 작은 일을 할 때는 이렇게 알려주는 것이다.
정해진 것을 냐따라고 한다.
지금도 이 교단 역사 전체에서
가장 큰일 한 가지를 하려는 것이다.
그 일을 할 때 의견을 정하고
그 결정문을 낭독하는 것을 깜마와싸라고 한다.
자세하고 구족하게
원인, 진행, 결과, 확정한 것을
낭독하는 말이 라는 것이다.
크고 작은 일을 할 때에
차례대로 먼저 이렇게 정하여 알려주면
생각이 같지 않은 이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가 제시한 의견이
다른 대중들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쓸모없이 된다.
그때는
자기 생각이 다르더라도 가만히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제시하여진 말을 확정하도록
마하 까싸빠 테라께서
결정문을 읽으셔서 널리 알렸다.
상가 대중의 지도자 마하 까싸빠 테라의
대중을 다스리는 탁월한 능력 때문에
의견이 많던 일 하나가 잘 처리되었다.
이 교단 안의 생활에 들어와서 지내려면
정해진 계율대로
마음에 존경심을 가지고 따라서 행하여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자 다음 문제가 생겼다.
“아난다 테라,
‘어떠어떠한 것이 소소계
(콕다누 콕다카 식카빠다)입니까?’
라고 네가 부처님께 여쭈지 않았다.
이렇게 여쭈지 아니한 것은 너의 허물이다.
그 허물을 인정하느냐?”
나 자신 너무나 존경하는 마하테라들께서
한결같이 나에게 질책하시는 것이다.
그분들의 얼굴을
한 분, 한 분 차례차례 둘러보았다.
그 얼굴들은 나에게
언제나 자비를 보내 주시던 얼굴이다.
그분들의 입에서
나를 칭찬하는 소리가 차례차례 나왔었다.
그런데 지금 그 입에서
나를 비난하는 말씀이 나온 것이다.
그분들의 얼굴이
굳고 딱딱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단단히 결정되어진 표정이었다.
부처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가장 잘 짐작하던 내가
마하테라들과는 서먹서먹해지는 것이다.
내가 사왓띠를 떠날 때부터
이런 준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에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가
이제 내가 그 말을 끄집어냈으니
준비한 대로 모두 의견일치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마하테라들 가운데
털끝만큼의 동정심도 비추시는 분이 없었다.
마하테라님의 자리를
건너다보았지만 뵐 수 없었다.
부처님과 같은 위치로서
존경하는 그분도 앞만 바라보고 계셨다.
작은 계율을
빼어버리자는 의견을 막으신 그분은
나에게 조여 오는
마하테라들을 막아 주는 일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이 차례 역시
마하테라께서도 의견이 같았을 것이다.
이전 같았으면 이러한 상황을 만나면
나는 ‘헉헉’하고 울음을 터뜨렸을 것이다.
나에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고
마음의 고통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울어야 할 눈물은 없다.
키워야 할 마음의 고통도 없는 것이다.
조목조목 자세하게 구분해서
묻지 않은 것을 허물이라고 해도
7종류 허물
어느 한 가지와도 관계되지 않는다.
그러한 행동에 어느 허물을 지울 수 없다.
이 사실을 마하테라께서 모를 리가 없다.
틀림없이 다 알고 계신다.
그런데도 허물이라고 하기 때문에
내가 부정하기도 긍정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너무나 존경하는 마하테라님들의 말씀이니
내가 거부하기도 너무 어려웠다.
그렇다고 그 행동을
허물 한 가지라고 할 수도 없었다.
나 자신이 내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때는
부처님께서 빠리닙바나에 드시는 시간이었다.
부처님과 헤어지는 것에
대한 슬픈 생각으로 온통 덮여서
자세히 구분하여 여쭐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부처님이나 상가를 존경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러면 허물이 아닌 것을
허물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부정하여야 하는가?
그것도 될 수 없다.
내가 부정한다면
아마도 이 자리의 대중이 둘로 갈라질 것이다.
나를 힐책하는 마하테라들께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진행 중인 일이
볼품없이 다 일그러져 갈 것이다.
와따까라 대신 앞에서 칭송했던 만큼
그에 비례해서 부끄러움을 얻게 될 것이다.
나의 일생 가운데 가장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다른 이들과 관계된 일이라면
마하테라 여러 분들이 원하는 대로
따르는 것은 나에게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부처님과 관련된 일이다.
부처님을 너무나 존경하였기 때문에
슬픔에 싸여서, 그 슬픔이 박혀서
자세하게 여쭈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러면
부처님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조차 허물이 되는가?
어찌됐건
나는 이 교단의 짐을 지고 나가는
수행자의 한 사람이다.
이 교단 전체의 초석이 되는
상가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상가의 얼굴을 세워 주어야 할 것이다.
지금 현재 있는 상가 대중과
사방에 있는 상가 대중들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밖에 한편으로
부처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허물에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고 생각하여 이렇게 여쭈었다.
“상가 대중 여러분!
제가 슬픔에 빠져서
여쭙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부처님과 상가를
존경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 행동을
저의 형편으로는 허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을
존경하므로 허물이라고 인정합니다.”
마하테라들과도 반대가 되지 않고
부처님을 존경하는 마음도
허물에 포함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주의를 기울여 여쭈었다.
이렇게 내편에서
편한 마음으로 승복했기 때문에
마하테라님들께서도 만족해 하셨다.
상가 마하나야까 대지도자이신
마하테라께서도 나에게로 얼굴을 돌려 주셨다.
나를 어린아이처럼 야단치시던
그분이 지금
고요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여 주셨다.
“아난다 테라,
너는 부처님의 목욕가사를 발로 누르면서 기웠다.
이렇게 깁는 것은 너의 허물이다.
그 허물을 인정하느냐?”
처음 문제 한 가지가 끝나는가 싶자
그 다음 문제가 바짝 따라왔다.
사실 그 일도 허물은 아니다.
그때 부처님 발치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병이 나신 부처님 시중을 드느라
부처님의 목욕가사를
그때 상황에 따라서 빨리 기워야 했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그 행동도
내 쪽에서 승복하지 않으면 마음 불편할 것이다.
“상가 대중 여러분들!
한쪽에서 잡아 줄
한 사람의 비구도 없었기 때문에
저 혼자서
형편 되는 대로 기워야 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을 존경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 행동을
저의 편에서 보면 허물이라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을 존경하기 때문에
허물이라고 인정하겠습니다.”
두 번째도 다시
마하테라님들이 원하는 대로 따라서 말씀드렸다.
그러나
그분들이 준비한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난다 테라,
꾸시나가라 사라나무 숲에서
여자들에게 먼저 부처님을 뵙게 했다.
그들이 엉엉 울어서
부처님께 그들의 눈물을 떨어뜨리게 했다.
이렇게 눈물이 묻게 한 것은
너의 허물이다. 그 허물을 인정하느냐?”
나에게 허물을 물을 때
여자들과 관계된 일이 포함된다.
나는 여자들과 친숙하였으므로
절대로 가까이 가지 않는
마하테라님들의 마음속에
의심이 있는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나 역시 나의 계율을
조금도 걸림 없이 지니고 있는 것이다.
“마하테라님,
여자들이 한밤중까지
숲 속에 있지 말라는 뜻으로
그들에게 먼저
부처님을 뵙는 자비를 주었습니다.
세상사람 행동을
저의 처지로 보면 허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마하테라님들을 존경하기 때문에
허물이라고 인정합니다.”
사실대로 여쭈면서
세 번째 다시 승복하였다.
오늘밤은 잘못을 긍정해 주고
모두 져 주는 날이 되었다.
“아난다 테라,
부처님께서 자세하고 알기 쉽게
넌지시 비쳐 보여 주었는데도
정명을 채울 때까지 머무시도록 청하지 않았다.
그렇게 여쭈지 않은 것은
너의 허물이다. 그 허물을 인정하느냐?”
“대중 스님 여러분!
그때 뜨거운 걱정으로
울어야 하는 일이 생기도록
번뇌의 마라가 막았기 때문에
알아차림을 놓쳐 여쭈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정명을 채울 때까지
머물지 못하게 하려고 해서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 행동을 제 처지로서
허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을 존경하므로
허물이라고 인정하겠습니다.”
이 허물이 다시 한 번 더 생겨난 것이다.
부처님께서 직접 이렇게 허물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부처님의 목적은
나의 슬픔을 덜어 주시려는 것이었다.
지금 마하테라들께서 허물하시는 것도
나를 일부러 괴롭히려고 하시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이유가 있어서
분명하게 서서 허물을 묻는 것이다.
그분들의 의도는 뿌리가 곧 드러날 것이다.
“아난다 테라,
부처님께서 직접 깨달아서
설해 놓은 이 교단에
네가 여자들에게 비구니가 되는
허락을 얻어내도록 억지로 노력했다.
이렇게 노력한 것이
너의 허물이다. 그 허물을 인정하느냐?”
옳구나!
앞에 허물을 물었던 것이
모두 이 일 때문이었구나!
여자들에게 비구니가 되는 허락을
부처님께서 여섯 번이나 막으셨으나
내가 꼭 얻어 내어서 열어 주었다.
이렇게 열어 줌으로써
많은 여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 교단을 이끄시는 지도자 위치의
마하테라님들께서는
나의 행동과 생각이 다르셨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 되어서
어떤 비판도 할 수 없었다.
이제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은 때에
이 일을 드러낸 것이다.
내가 열어 주었기 때문에
그 대문으로 많은 여자들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부처님의 아들들처럼
그들도 부처님의 딸들로서
이 교단의 위엄을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으뜸가는 칭호를 받은 이들,
선정 신통을 얻은 비구니들도 생겨났다.
이러한 것을
마하테라들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자기들과 같이
이 교단의 가르침의 열매를
먹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을 기뻐할 것이다.
그런데 상황이 같지 않구나!
부처님께서 계시는 동안
그 딸들을 자세하게 잘 다스려 거둘 수 있었다.
여자들의 약한 점을 아시는 만큼
우리들보다 더욱 많은 금계들을 정해 주셨다.
그들이 따로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우리들의 가르침을 받아야 했고,
그들 스스로 비구니를 만든 다음
비구 상가로 와서 다시 한 번 더 계를 받게 했다.
어머니 마하 빠자빠띠 고따미께서
비구, 비구니를 구분하지 말고
법랍대로 존경하도록 여쭈었지만
부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다.
여러 가지로 우리들의 지도를 받아야 했다.
그 정도로 다스려도
가끔은 그 본성을 드러내지 않았는가?
부처님께서
부처님과 같은 위치로 올려
격려해 주셨던 그분께
톨라난다와 톨라띠싸가
이것저것 함부로 말하기도 했다.
바늘 만드는 이에게
바늘 장수가 와서 바늘 판다고 하지 않았던가?
때이티(외도)에까지
못 가보았던 이라고 제멋대로 비방하였다.
그때
“아난다, 그만 두어라.
내가 참아야지. ……
상가의 성품만은 내가 거듭 말하지 않겠다.
아난다,
너는 부처님께서
부처님 대신으로 칭찬하신
마하테라를 막을 수는 있으면서,
그런데도 비구니 하나는 막지 못하는구나!
그 비구니와
미워한다거나
좋아한다거나 할 것이라고
비구들이 너를 생각하지 않게 하라.”
그렇게 말씀하셨다.
말씀하신 만큼의 상황은 아니었더라도
이 사건이 나의 책임인 것은 분명하다.
그들을 이 교단에 들어오도록
내가 억지를 써서 들어오게 했다.
그분께 함부로 떠들어댄 이들도
모두 나의 제자 비구니들이었다.
이러한 것들이
‘이 어린아이’
라는 말로 불리는 이유가 되었다.
그러니 그 일에 관해서 나에게 허물하지 않으면
누구에게 허물을 묻겠는가?
지금 현재 그 입이 거칠던
톨라난다와 톨라띠싸는 이 교단에 없다.
그러나 나중에라도
그들과 같은 이들이 나오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우리 쪽에서 봐주면 봐줄수록 더 생겨날 것이다.
입만 거칠 뿐 아니라
원하는 대로 어리석은 일을 만들도록
이끌어 가는 이도 있지 않았던가!
꼬삼비 도시
고띠따란마나 정사에서 지낼 때였다.
신도 한 사람이 와서 여쭈기를,
비구니 한 사람이 지금 병이 났는데
테라님 뵙기를 원한다고 전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지내는 정사로 갔다.
비구니 대중들에게
법문을 해주는 책임을 맡은
나는 그곳을 드나들 수 있는 허락이 있었다.
내가 그곳에 갔을 때
다른 이들은 나올 수 없고
아프다는 이 혼자만
구석 침대에서 이불을 둘러쓰고 누워 있었다.
상황을 둘러보고 사실을 눈치챈
나는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의
의자 위에 앉아서 그녀에게 법문을 했다.
“오! 누이여,
이 몸이란 음식 때문에 생겨났소.
음식을 의지해서 생긴 몸이
음식에 애착하는 것을 버리는 것이 적당하오.
이 교단의 수행자가 걸식하여 공양을 들 때
적당하게 마음을 기울여서 먹어야 하오.
힘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오.
몸의 균형을 이루어
담마를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만
먹고 마셔야 하오.
이렇게
고르게 얻은 음식을 의지해서
음식에 애착함을 버려야 하오.”
“오! 누이여,
이 몸은 갈망 때문에 생겨났소.
갈망을 의지해서 갈망을 빼어버려야 하오.
이 교단의 수행자가
아라한이 되었음을 듣고 알았을 때
‘나는 언제 그와 같이 되려나?’
라고 원해야 하는 것이오.
그렇게 원한 다음
바른 길로 수행하여 아라한이 되었을 때
아라한이 되려는
갈망이나 애착을 떼어버릴 수 있소.”
“오! 누이여,
이 몸은 교만 때문에 생겨났소.
교만을 의지해서 교만을 빼어버려야 하오.
이 교단의 한 수행자가
다른 수행자가
아라한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처님의 똑같은 제자로서
그는 아라한이 되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아직까지 되지 못했는가?’
라고 자존심을 세워야 하는 것이오.
그 자존심으로
바르게 수행하여 아라한이 되었을 때
세웠던 자존심과 교만을 빼어버릴 수 있소.”
“오! 누이여,
‘이 몸은 음행으로 생겨났소.
그 음행의 기초부터 시작해서
빼어버려야 한다.’ 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소.”
애착에 따라서 어리석음을 펴기 전에
법문을 듣고
나에게 애착하던 그녀가 바른 견해를 얻었다.
그가 허물을 드러내서 참회하였기 때문에
나도 만족하게 받아들였다.
이러한 상황으로
이 교단의 미래에 대해서 마음이 무거울 것이리라.
이러한 일을 미리 내다보시고
부처님께서 여섯 번이나 막으셨을 것이다.
그렇게 막으신 것을
내가 억지로 청하여 열어 주었다.
사실 마하테라께서
짐짓 비구니 교단을 없애려는 마음은 아니었다.
톨라난다 같은 종류의 일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더 이상 막지 못할 일이 생겨나지 않도록,
일이 생기기 전에 다스려 놓으려는 목적일 것이다.
그래서
그들 모두의 대리로
그들의 일을 해주는 이를
눌러 놓으려는 것이리라.
허물할 만하여서 허물한다고 하여도
마하테라들께서
나에게 갑자기 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중요하지 않은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필요한 일을 말하려고 하신 것이리라.
나에게 자비심을 가지고
내 처지를 생각하신 것이다.
이렇게 둘러서 알았더라도
그분들의 말씀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내 쪽에서도 억지로라도
청해서 해줄 만한 사람이었으므로
청을 드린 것이었다.
그래서 양편 모두 다치지 않도록
내가 이렇게 말씀드렸다.
“상가 대중 스님들이시여!
마하 빠자빠띠 고따미는
부처님께 친어머니와 같았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그 스스로 직접 젖을 먹이며 양육하였습니다.
그래서
어머니 고따미와 여자들에게
이 교단에 들어오도록
허락 받으려고 노력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행동을 제 처지로서
허물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하테라 여러분들을 존경하므로
허물이라고 인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