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츠에 생긴 일 / 서순희
시베리아 북서쪽 야말반도에 네네츠가 있다, 이곳에 사는 칠천 여마리 순록은 주민의 옷과 음식을 제공해 줄 뿐 아니라 동반자다. 툰드라 사람들은 썰매 끌기와 올무 던지는 훈련을 어릴 적부터 한다. 많은 순록을 보살피는 것은 어른 몫이다, 애들은 집 근처에서 새끼와 함께 논다. 우유와 풀을 먹이기도 하면서 자란다.
네네츠 사람은 순록을 사흘에 한번 꼴로 잡는다. 고통을 최대한 짧게 한다. 눈을 뜨고 있어 눈알을 만져봐야 숨이 끊어진 여부를 알아내는 여기 사람들의 노하우다. 민첩하게 가죽을 벗기고 살은 부위 별로 도려낸다. 가족들은 부족한 비타민과 철분을 피로 보충한다. 어느것 하나 버리지 않는다. 털은 엿새 동안 잘 말려 손질한다, 혹한을 버티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옷을 만들고, 춤(부족의 집)의 천막 재료로 쓰인다. 동토에서 사는 이끼는 탁월한 세제 효과가 있다. 아기 기저귀로 사용하며, 설거지 마무리를 이것으로 하고. 여자 생리대 및 화장지로도 쓴다. 순록의 유일한 먹이다.
이들은 옛날부터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순록을 키워 왔다. 좋은 풀을 찾아서 이동한다. 매일 잠을 잤던 곳에서 두세 시간 떨어진 풀밭을 찾아간다. 그럴 때마다 그들의 집을 짓고, 허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먹고 건강하게 크면 그것으로 족할 뿐이다.
일 년 중 아홉 달이 얼음으로 덮여 있는 툰드라에도 세 달은 이들만의 화창한 여름이다. 얼음이 녹고 풀이 자라며 강줄기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겨울을 견딘 유충은 여름이 되면 폭군 모기가 된다. 힘센 순록도 물리면 몸부림친다. 집단 사격을 받으면 숨이 끊어진다. 주민도 가장 무서워한다. 더 깊은 극지대로 가는 이유다. 물줄기가 센 강을 건널 때면 속수무책이다. 나무 썰매가 뒤집히면서 가족은 물론 함께 간 모든 것들이 물에 빠진다. 그럼에도 모기가 없는 풀밭을 찾아간다.
강에는 큰 물고기가 많이 산다. 애들도 풀밭으로 떠밀려 온 고기를 주워서 집으로 가져온다. 잡은 것은 대부분 날로 먹고, 보관은 땅 밑에다 재워둔다. 여인들이 풀을 말리고, 고기를 손질하고, 옷을 만들면 따뜻한 여름은 겨울로 간다.
겨울에는 다시 동토다. 얼음을 물로 녹여 쓴다. 영하 50도 날씨에 얼음을 깨는 것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온 가족이 물을 모으는데 힘을 합해도 일주일 버티지 못한다. 양치질조차 간간이 한다. 툰드라 사람의 일상이다. 모든 게 힘들지만 오직 자연만을 무서워하며 그들은 순록과 함께 산다.
이상기후로 툰드라 땅이 요동친다. 풀밭이 말랑말랑하면서 살고 있는 모든 것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 땅 밑에서 천연가스가 올라와 큰 구덩이를 만들고 그 주변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살지 못한다. 러시아 정부 과학자들은 땅속에 묻힌 천연 가스가 툰드라 기온 상승으로 타거나 폭발한 재앙이라고 했다. 땅 밑으로 푹 꺼져있는 구멍은 누워있는 십오 층 아파트 키의 깊이로 위험을 알렸다. 동토 사람들은 불안한 내일을 걱정한다.
‘최근 2만여 t의 경유를 유출해 시베리아 암바 르나야 강을 기름 범벅으로 만든 러시아 업체가 이번에는 폐수를 툰드라(북극권 동토지대)에 고의로 흘려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세계 최고 니켈·팔라듐 생산 업체인 '노릴스크 니켈'은 지난달 경유 유출뿐만 아니라 2016년 9월에도 화학물질 유출 사고로 인근 달 디칸 강을 붉게 물들였다‘. 뉴스 기사다. 이 부족은 보고만 있다.
첫댓글 전쟁을 일으켜 증오를 사고 있는 러시아. 이런 나쁜 일까지 했군요. 보고만 있어선 안될 일입니다.
이비에스에서 툰트라를 방영하더니 그걸 보셨을까요?
기후 위기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후기를 보았거든요.
잘 읽었습니다.
맞습니다.
환경 위기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동토 툰드라 지역은 극지로 사람 접근이 어렵습니다.
그런 곳에 계획된 사업은 정부보호아래 합법성을 가지고 개발합니다.
이 곳을 살아온 부족들은 인디언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미래를 보게될까 두렵습니다.
화가 너무 납니다.
선생님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중한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