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시스’ 를 중심으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관
미메시스는 모방이라는 뜻으로 그리스어로 춤 · 몸짓 · 얼굴표정 등에 의해서 인간 · 신 · 사물 등을 모방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메시스는 시대에 따라 개념이 변화한다. 호메로스 시대 이후는 사제가 수행한 신앙 행위, 즉 춤, 음악, 노래를 뜻하였고, 핀다로스와 딜로스의 「아폴론 찬가」에서는 외적 현실의 모사가 아니라 내면의 표현을 뜻하였고, BC 5C 이후에는 외적 세계의 모사라고 하여 철학적 용어로 사용하였다.
플라톤에 의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경험적 세계는 겉껍데기의 외관만 있는 가상의 세계이다. 가시적이고 감각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엄연한 실재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가지적 차원인 이데아 세계의 한갓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진짜 실재의 세계는 이데아의 세계이다. 이데아의 세계는 시공을 초월한 보편성의 영원한 세계인데 반해, 그것의 그림자인 현상계는 언젠가는 스러져 없어져버릴 불완전하고 낮은 단계의 감각적인 세계이다. 한갓 가상 혹은 현상에 불과한 경험적 세계는 그것의 실체인 이데아의 세계를 모방한다.
플라톤은 모든 예술적 창조는 미메시스의 형태라고 본다. 그는 『국가』에서 침대 세 개의 비유를 설명하면서 “이데아의 세계”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신이 창조한 형태이며, 인간이 자신의 생활 안에서 지각하는 구체적인 사물들은 이 이상적인 형태가 그림자처럼 어렴풋이 재현된 것이다. 그는 화가 · 비극작가 · 음악가 등 예술가는 “모방된 것을 다시 모방하는” 자들이고, 본질에서 벗어나 있다고 본다. 플라톤은 감성계의 개별적 사물은 참된 실재인 이데아의 모방이라고 하고 이데아보다 낮은 차원으로 생각하였다. 그는 예술도 모방으로 이해하여 이데아의 영상이라고 하고 감성계의 모방에 불과한 것이라고 하여 예술을 멸시하였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가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사상 · 행동 · 감정을 모방한다고 본다 또한 예술가는 인간의 행동을 “개연성”의 법칙에 따라서 표현하고, “개연성 없는 가능성보다도 개연성 있는 불가능성”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실은 그 형식 속에 있다고 본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계와 인간계를 역동적인 변화의 세계로 본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예술을 모방이라고 하였지만, 언어, 리듬 등을 매개로 하여 모방을 하는 예술인 서사시, 서정시, 비극, 희극, 무용, 음악 등은 '성격이나 정서나 행위' 요컨대 인간의 마음의 내부를 모방하는 것이고, 개별적인 사태를 재현하는 경우에도 역사와는 달리 '개연적으로든지 필연적으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태'를 이야기하는 것이며, 개별성은 보편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에게는 예술의 멸시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그는 모방하는 것과 모방된 것을 즐거워하는 것은 인간에게 자연적으로 갖춰져 있는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