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에게 학교는 어떤 공간일까?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작은 사회인 학교,
초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친구를 사귀고
사회성을 익힌다. 하지만 인성 교육보다는 입시 위주의 교육, 협력과 조화보다는 경쟁을 통한 줄 세우기 등이 만연하면서 초등학생들조차 심각한 공부
스트레스에 내몰리는 게 현실. 그러는 사이 아이들에게 학교는 점차 ‘재미없는 곳, 공부만 하는 곳, 그래서 정말정말 가기 싫은 곳’이 되어
버리지는 않았을까?
어느 날 어느 적, 인간과 도깨비가 함께 산다는 그 어느 시절, 어느 곳에 학교 가기를 무척이나 싫어한 도깨비
왕기철이 산다. 왕기철은 공부의 공 자만 들어도 도망가려고 하고, 공 자가 들어간다고 공놀이조차 하지 않는다.
왕기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놀기와 이야기. 하지만 학교에서는 공부만 하라고 하고 그것 말고는 ‘하지 말라’는 것투성이니, 당연히 심심하고 따분하기만 하다.
그런
왕기철에게 어느 날 할머니 도깨비가 비밀 이야기를 해 준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 그려진 하얀 가로줄은 모두 아홉
개란다.
그런데 그 줄이 열 개가 되는 날이 있어.
그런 날에 학교에서 아주 신기한 일이
벌어진단다.”
“정말요?”
정말로 횡단보도의 가로줄이 열 개가 되던 날! 학교에선 신기한 일이 줄줄이 일어난다.
칠판에서는 괴물이 튀어나오고, 새로 오신 선생님이 가져온 토괭이는 책을 다 먹어 버리고, 빨간약을 먹은 아이들은 죄다 동물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뭔가를 숨기는 듯한 선생님의 행동이 영 수상쩍다.
괴물이 나오고, 교실과 운동장은 난장판이 되었지만, 왕기철과 아이들은
무서움과 긴장감보다는 ‘아무렴 어때, 난 재미만 있었는걸!’이라며 이 상황을 한바탕의 왁자지껄한 소동으로 천진하게 즐겨 버린다. 따분하고
지루하기만 한 학교는 순식간에 흥미진진하고 신나는 공간으로 바뀌어 버린다.
‘선생님, 저 학교 오는 게 재미있어졌어요.’라는 왕기철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의 교실에서도 자유로운 상상력과 뛰어노는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다면 학교 가는 길이 훨씬 즐겁지 않을까.
학교는 왜 가는 걸까?
어른들은 잘난 사람이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늘 이야기하지만, 그게 학교 다니는
이유의 전부일까?
할머니 도깨비는 ‘학교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 다니는 것’이라고 말한다. 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