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니 5시다
아직은 어슴프레한게 밖은 조용하다
좀더 자두 상관없을꺼 같다
옆에서 남편은 쿨쿨거리면서 잘두 자고 있당
다시 눈붙힐려구 눈을 감았는데 영~ 잠이안오네
일어나서 쌀을 씻는다
밥솥에 쌀을 넣구 ~~김밥재료를 꺼낸다
우엉을 다듬어서 잘게 썰어놓구 ~한쪽으로 우엉을 졸인다
계란 사각말이도 한쪽으로 부쳐놓구 ~시금치삶구 ~빨간무 볶구~
김밥을 어지간히 다 말았을때
눈을 부비면서 큰아이가 일어나 "어머니 오늘 어디 가셔요"
"오늘은 아버지랑 골프장 구경간단다"
나이들면 같이 골프치러다녀야한다구
맨날 성화부리는 남편옆에서 오늘은 남편성화에 못이겨
따라 나서는 중이었다
베낭에 얼은물을 넣구 쵸코렛두 한쪽으로 넣구
방울토마토와 김밥 그리고 익은김치까정 싸니 작은 베낭에
제법 꽉찬다
시원하게 뚫린길을 따라갔더니 성남의 뉴서울 씨씨란다
골프장엘 들어서니 한쪽으로 퍼팅연습장이 있구
선수들이 퍼팅연습을 하고 있었다
어메~텔레비젼에서 본 신지애선수랑 박희영선수가 퍼팅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푼수아지매
작은수첩에 볼펜을 챙겨 선수들 싸인좀 받아야지
선수들 곁에 갈려구 하니
흐~선수들곁엔 접근금지란다
경기시작 30분전에는 갤러리들하구 말도 못하게 한단다
나는 박희영이 조를 따라 가기로 했다
남편은 신지애선수를 따라 가고 싶어하는데
단주를 찬 이쁜박희영이가 공연히 맘에 든다고 하니
박희영이 따라가기로
남편하고 합의를 보았다
일번홀에서 티샷하는 박희영의 모습을 보니
그대로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이었다
그런데~~ 완전초보인 나는 날아가는 공이 전혀 안보이는데
어디쯤 떨어졌냐니깐 ~ 저쪽에 안보이냐구 한다
안보인다구 ~자꾸 쫑알거리니 선수들 가족과 스폰서들이
조용히하라구 자꾸 쳐다보네
뭔놈의 운동경기가 구경꾼들 말도 못하게 하는경기도 다있어
공이 안보인다고 자꾸 투덜거리니깐
남편이 나보고 공떨어지는 곳에가서 구경하란다
그곳엘 가니 공떨어지는곳엔 앞팀선수들의 가족들과
스폰서들이지 박희영조에선 달랑 나혼자서 구경하구 있네
골프룰에대해서 남편이 소근거리면서 설명을 해주는데
목소리큰남자가 여기와선 순한 양이 돼었네
우습기두하구 ~설명을 여기에 옮기자면
규정보다한개덜치면 버디란다 규정만큼만 치면 파구 한개더치면보기구
두개더치면 떠블보기란다 그리고 엉뚱한곳에 공이가면 오비란다
공을못찾으면 벌점이 있구~~ 다 못외우겠네 !!! 돼게 많았는데
퍼팅하는거 구경하면서 다니다보니 어느틈에 나인홀을 돌았단다
그늘집이라고 손도 씻고 화장실도 있고한 그런곳이었다
음식도 팔고 있었구 음료수도 팔길래 ~ 아이스크림 있냐구
했더니 그런건 안판단다
점심을 먹을 기회다 싶어 파라솔밑에 앉아 김밥을 펼쳤다
남편은 이곳을 이용할려면 뭔가 사야한다구 토마토쥬스를 사왔는데
글쎄 시중에 육백원자리가 여기선 이천원이란다
에궁~ 그런줄 알구 먹어야지 ~ 근데 골프장은 음식물이 반입이 금지인데
당신은 잘두 갖구 왔다구 남편이 이야기한다
시장하던판에 깁밥을 맛있게 두점째 먹었을까?
후반전시작이라고 남편이 빨리 싸란다
뭔놈의 소풍이 점심시간두 없어~~~
칫~ 자기는 내가 깁밥싸는데에서 한접시뚝딱먹구와서 난 아침도 안먹구
출발했는데 ~ 자기가 안챙겨먹은것을 왜 나보고 이야기하느냐구
뭐라한다 ~~
티샷하는곳에 와보니 앞팀이 경기진행이 느리다구
선수들이 바나나를 먹구 있네
고봐~ 우리도 먹구 올껄 그랬네 ~ 자꾸 투덜거리니
다음부터는 당신하구 골프장 안온단다
으그~처음온 여자에게 힘들지 않냐구 배려는 못할망정
밥도 못먹게 하구 공따라다니는것두 지치는데 뭐라구?
자기가 말해놓구 미안한지 남편이 따라오면서
조금있으면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홀인원홀이 걸린 17번홀이 나온단다
그럼 지금은 몇번홀이냐니깐~ 14번홀이란다
아공 아직도 멀었네 ~~ 난 티샷하는거 구경하는거보다
퍼팅하는거 구경하는게 더 재미 있다
내가 걸어가는 옆으로 골프장 차가 지나간다
저거 돈주고 탈수 있어? 안됀단다 그것은 골프치는사람이나
골프운영자들만 탈수 있는거란다
칫~ 자연농원두 코끼리열차가 있는데 이럴땐 일반인들좀 태워주면 안돼나?
겨우겨우걸어서 17번홀엘 왔다
와~오피러스가 떡허니 버티고 주인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언덕위에서 아래로 치는 홀이네
바로 코앞에 홀인원홀이 있었다
아~ 나두 운좋으면 들어갈수 있겠네~~
그런데 선수들 모두 홀컵근처만 공이 떨어지지
홀컵으로 쑥빨려들어가는 사람은 하나두 없었다
그래두 박희영선수가 버디를 잡을 기회라구 남편은 기대가 많다
침착하게 버디기회를 안놓치고 치는 박희영선수를 보니
역시 프로 근성인가? 너무 이쁘게 잘하는거 같다
18번홀을 갔을때는 녹초가 다돼었다
어떻게 아픈다리를 질질 끌고 여기까정 왔는지
누가 선두구 누가 이등이구 생각하기도 싫었다
아침도 제대로 못먹구 시간은 벌써 오후 4시가 다 됐네
18번홀을 빠져나오면 바로 클럽하우스인줄 알았는데
한바퀴돌아가야 클럽하우스란다
질질끌면서 클럽하우스 텐트쳐놓은곳 파라솔 옆에 자리를
잡았다
아까먹다말은 김밥을 먹고 생수를 사러가니
시중에서 오백원이면 살수있는 생수가 여기선이천원이란다
이천원이 아이들 이름같이 여기도 이천원이며 저기도 이천원이다
밥을먹으면서 이만큼돌면 한사람당 얼마씩이냐구 물었더니
한사람당 18홀을 돌면 이십오만씩이란다
그리 비싼돈을 주고 많이치고 오지 왜 조금씩 칠려구 야단이람
나보구 모르면 가만히나 있으란다
집에오는 차안에서 그대로 골아떨어졌다
집엘 도착하니 오후5시였다
집에와서 아침에 싸놓은 김밥을 조금 더먹구
그대로 방에 들어가서 잠이들었다
잠결에 저녁 안먹느냐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눈을 떠보니 아침~~ 흐~~남편 저녁밥두 안주구
아침을 차리러 일어나보니~~뻐근한게 다리가 아직도 아프다
버디, 파, 보기, 더블보기.. 그런걸 공도 안치시면서 설명만 듣고 기억하시는 걸 보면 자영님은 유능한 골퍼의 자질이 충분하시네요. 골퍼가 샷을 할 때나 퍼팅을 할때 다른 사람이 얘기를 하면 몹시 신경이 쓰여서 미스샷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조용하게 하는거고요. 공을 안치시면서 18홀을 도셨다니 참 대단하세요. 마닐라에 오시는 기회가 잇으시면 꼭 연락주세요. 함께 라운딩하게요.
첫댓글 지금에도 집에서 김밥 싸는 자영님 이쁘고...500원음료수가 2000원씩 받는걸 아까워하는것도 이쁘고...살림 알뜰살뜰하시고 자녀들과 예쁜가정 꾸리세요~ 한가정에 두사람 다 잘쓰면 문제 생겨요~~^^
에그~송풍님말이 너무 이쁘시네요~지두 다시한번 축하드려요~송풍님생일축하합니다~헤헤 ~(아부)
18홀은 돌면 7-8 km 정도 되는걸로 아는데 그러니까 20리 길입니다. 선수들 경기도 구경하고 20리길 걷기운동 하셧으니 25만원 벌으셧네요. 남는 장사 하셧으니 남편 맛잇는거 많이 해 드리세요. ㅎㅎㅎ
흐흑~계산이 참 정확하시네용
골프장 구경도 못한 사람 여기 있습니다. 참말로 내가 생각해도 축시입니다. 이때꺼정 뭐하고 살았노 그만 팍 주겄뿌마 싶네요. 아이고 이 등신아. 밥머거라 밥아깝다.
이하동문입니다...그래도 또 나름대로 재밌는거 있잖아요~
지는 한번가보구 너무놀라서 다시는 안갈껍니당
언제 함 가보노?
지가 가서 느낀게 있는데용~ 그넓은곳을 몇사람의 운동때문에 그리파헤치고 했다는게~~아리송~합니당
Golf를 우리 말로 하면 "18구멍에 공알 넣기"
딱맞추었어용~
ㅎㅎㅎㅎㅎ
버디, 파, 보기, 더블보기.. 그런걸 공도 안치시면서 설명만 듣고 기억하시는 걸 보면 자영님은 유능한 골퍼의 자질이 충분하시네요. 골퍼가 샷을 할 때나 퍼팅을 할때 다른 사람이 얘기를 하면 몹시 신경이 쓰여서 미스샷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조용하게 하는거고요. 공을 안치시면서 18홀을 도셨다니 참 대단하세요. 마닐라에 오시는 기회가 잇으시면 꼭 연락주세요. 함께 라운딩하게요.
자영님 덕분에 골프장 귀경한번 자알 했습니더 ㅎ~
자영님 글 억수로 길게 썻네예..저같으면 1 2로 농갈라가 이틀 개겻을터인데..아기자기한 글 재미잇게 읽엇씁니다..자영님 착하신 성격도 보이고...문단에 데뷔 축하드립니다..앞으로 자주 올려주시고 내친김에 날 받아 떡글도 한편 부탁합니다 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