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동에서부터 삼성동까지 이르는 테헤란로는 고층빌딩이 밀집되어 있는 곳으로 서울에서 가장바쁘게 돌아가는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비즈니스맨들이 많은 곳인 만큼 소박한 분위기의 기사식당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하이클래스 레스토랑까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실속 있게 맛과 퀄리티로 승부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 그런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테헤란로의 중심에 ‘쉐 조세피나’가 문을 열었다.
글, 사진: 다이어리알(www.diaryr.com)
일명 ‘조세피나의 집’을 의미하는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전통적인 프렌치 레스토랑을 연상케 한다. 전체 120여 석으로 넓게 펼쳐진 매장은 우아한 프렌치의 품격을 잃지 않고 세련된 이미지를 담아냈다. 전체적으로 격식 있는 인테리어지만 부담스럽지 않아 도심 속의 안락한 휴식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쉐 조세피나에 들어서면 놀라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 판을 펼쳐보면 십중팔구 방문하는 손님들의 대부분이 빼곡히 적혀있는 숫자들을 보고 의아함을 갖는다. 그 이유인 즉 슨, 쉐 조세피나는 거품을 뺀 가격으로 승부하는 합리적인 레스토랑이기 때문이다. 강남 한 복판, 그것도 테헤란로에서 가당 키나 할까 싶은 가격이다 보니 놀라운 것도 당연한 일. 하지만 결코 가격의 문턱을 낮췄다고 해서 퀄리티가 뒤쳐지는 것이 아니다. 또 여기에 프랑스인 소믈리에 겸 지배인인 다니엘을 비롯한 직원들의 친절하고 살가운 서비스가 한층 품격 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쉐 조세피나는 프렌치 스타일의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정통 프랑스풍의 앙트르코트(entrecôte)를 소개하고 있다. 앙트르코트란 쇠고기 갈비뼈 사이의 등심을 일컫는 말로 프랑스에서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기는 별미로 각광받는 음식이다. 흔히 특제 소스와 감자튀김을 함께 먹는데 이 소스는 스테이크에도 잘 어울리지만 감자튀김과도 궁합이 좋아 마지막 튀김 한 점까지도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요리다.
쉐 조세피나에서는 등심뿐만이 아니라 안심과 와규를 추가해 세가지 스타일로 준비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앙트르코트는 그 자체적으로도 가치 있는 요리지만 곁들여 나오는 독창적인 스타일의 소스가 맛을 한층 더 살려준다. 소스는 통후추소스와 허브머스터드소스 두 종류가 준비되어 있는데 쿠킹 타임이 길기로 유명한 프랑스 요리의 명성에 걸맞게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할애된다. 통후추 소스는 그린, 핑크, 블랙 통후추를 혼합하여 베이스인 데미글라스 소스와 함께 일주일 이상 끓여내어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다. 허브머스터드소스는 프로방스 지방의 허브를 사용하여 화이트와인에 6시간 이상 끓여 내어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앙트르코트 외에도 눈 여겨 볼 메뉴들이 많다. 식전으로 내어주는 빵은 매일 새롭게 구워내는데 함께 나오는 버터가 인상적이다. 블루치즈와 허브를 버터와 믹스해 장미모양의 틀로 몰딩 했는데 맛이 고소하면서도 짭조름해 바삭한 바게트와 잘 어울린다. 비록 식전으로 내어주지만 쉐 조세피나의 또 다른 시그니쳐 메뉴라 할 만큼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럽다.
또 프렌치레스토랑에 방문하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어니언 수프는 슬라이스한 양파를 쉐 조세피나만의 노하우가 들어간 스탁과 함께 다섯 시간 이상 끓여내는데 여기에 특제 그뤼에르치즈와 수제 빵이 들어가 녹진한 맛을 낸다. 매 점심시간에는 빠르게 한끼를 해결 할 수 있도록 알찬 가격으로 준비한 세가지 스타일의 프랑스식 덮밥이 준비되어 있으며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2시까지 준비되는 브런치 메뉴도 눈 여겨 볼 만하다.
위치 역삼역 8번 출구로 나와서 좌측 아주빌딩 2층에 위치
메뉴 시그니쳐세트 2만9000원, 프렌치어니언수프 9천원, 프랑스식덮밥 1만5000원, 브런치세트 2만원
영업시간 10:00~22:00 (일요일휴무)
전화 02-3288-3700
다이어리알(www.diary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