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rry Night
Anne Sexton
The town does not exist
except where one black-haired tree slips
up like a drowned woman into the hot sky.
The town is silent. The night boils with eleven stars
Oh starry starry night! This is how
I want to die.
It moves. They are all alive.
Even the moon bulges in its orange irons
to push children, like a god, from its eye.
The old unseen serpent swallows up the stars.
Oh starry starry night! This is how
I want to die:
into that rushing beast of the night,
sucked up by that great dragon, to split
from my life with no flag,
no belly,
no cry.
별빛 찬란한 밤
앤 섹스턴
마을은 존재하지 않는다
검은 머리칼의 나무 한 그루
물에 빠진 여인처럼 뜨거운 하늘로 치솟은 곳을 제외하곤.
마을은 고요하다. 밤은 열 한 개의 별들로 끓어오른다
오 별빛 찬란한 밤! 난 이처럼
죽고 싶어라.
움직인다. 모든 게 살아 있다.
달조차 오렌지 빛 강철로 부풀어올라
신(神)처럼 눈(目)에서 아이들을 밀어낸다.
뵈지 않은 늙은 뱀이 별들을 삼킨다.
오 별빛 찬란한 밤! 난 이처럼
죽고 싶어라.
밤의 저 맹렬한 짐승 속에
저 거대한 용(龍)에 삼켜져
깃발 없는 내 삶
배(腹)도
울음도 없는
내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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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s: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별빛 찬란한 밤"을 소재로 한 시.

Go to "http://www.ibiblio.org/wm/paint/auth/gogh/starry-night/gogh.starry-night.jpg",
if you wanna view the larger image.
Anne Sexton

앤 섹스턴 Anne Sexton (1928 - 1974)
미국 시인. 매서츄세츠 주의 뉴턴 출신으로
결혼 전 이름은 앤 그레이 하비(Anne Gray Harvey)였다.
갈런드 전문학교를 1년 다니다가 19세에
앨프리드 멀러 섹스턴(Alfred Muller Sexton) 2세와 결혼한다.
26세에 출산 후유증으로 우울증에 걸린 뒤 되풀이해서
정신병원 신세를 지게 되고 자살 시도까지 한다.
시 쓰기에 관심을 가진 것을 안 의사의 권유로
29세에 본격적으로 시 쓰기를 시작하여
시는 평생 그녀에게 삶을 견뎌내는 힘이 되어 주었다고 한다.
1966년에 Live or Die로 시 부문 퓰리쳐 상 수상.
하지만 46세가 되던 1974년 끝내 정신적인 고통과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그녀의 시적 소재는 주로 자신이 겪은 정신적 고뇌와
여성으로서의 경험이었다.
월경, 낙태, 마약중독 등의 소재를 거리낌없이 다루어
로버트 로월(Robert Lowell), 실비어 플래스(Sylvia Plath) 등과 함께
그녀는 "고백파 시인"이라고 일컬어진다.
-시의 번역과 위의 작가 소개 by 손현숙>
Anne Sexton이란 이름을 처음 접한건 실비아 플래스의
전기에서 였어요. 실제로 Sexton과 Plath는 편지왕래를 했던
꽤나 가까운 사이였다고 하더군요.
둘은 친구였지만 서로의 성향이비슷하다보니
잠정적으로 경쟁하는 사이가 되었다고 해요.
그 경쟁은 실비아 플래스가 "Daddy"를 쓰면서 플래스에게
유리해졌고 63년 플래스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플래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라고 읽은 기억이 나네요.
비슷한 성향-이라고는 하지만 이 시를 읽어보니
그래도 역시 둘은 많이 다르군요. 뭐랄까,시 안에 흐르는
정서는 비슷하지만 그 정서를 표현하고 소화하는 방식이
틀리다고 할까요?
아직까지는 플래스쪽 방식이 더 마음에 드네요.나중에 Sexton의
시에 대해 좀더 많이 알고 나면 달라질수도 있겠지만.
Upon the desk 게시판에 어떤 분이 죽음에 대해
글을 올리셨더라구요. 그리고 또 다른 분이 답변하시길,
'그래도 그런 말을 하시니 아직 젊으신가 보군요.'.
저도 가끔 그 글과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두려움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죽는 것이 사는것 보다 더 가치있게 느껴지지요.
불쑥 불쑥 드는 그런 생각을 뒤집어서 어떻게
삶을 살아가는 괜찮은 의미를 찾아볼수는 없을까 하고 항상
노력하고 있지요.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며 머리 아픈 이유가
고작 젊어서이기 때문이라면,모르겠어요, 약간 비감하네요.
그 즈음에 손현숙이라는 분의 홈페이지에서 위의 시를
보았어요. 번역도 별로 흠잡을 곳없이 꽤 괜찮고,
무엇보다도
그림이 좋아서 옮겨와 보았습니다.
그림을 보고 죽고싶다는
시인의 말이 이해가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