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무주에 있는 조항산을 올랐는데
오늘은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의 경계에 있는 같은 이름의 조항산을 오른다
'새모가지'를 뜻하는 조항산(鳥項山)은 경주에도 또 있다
보통 이 코스는 청화산과 조항산을 연계하여 오르는데 시간은 약6시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오늘 같이한 등대산악회는 청화산을 빼고 조항산만 오르는데 겨울철 짧은 해 때문인 것 같지만
부산에서 1시간 일찍 7시에 출발을 하면 큰 무리는 아닐 것 같은데.....
청화산은 다음 기회로 미룰수 밖에 ~~
부산에서 8시에 출발한 버스는 11시 반이 넘어서야 산행기점인 궁기리 상궁마을에 도착을 한다
11:35 산행 시작
저 앞에 오늘의 산행지인 조항산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왼쪽 갓바위재 쪽으로 올랐다가 정상을 거쳐 오른쪽으로 내려오게 된다
조항산 정상을 당겨 보는데
조항산(鳥項山)이라는 이름은 북쪽에서 보면 새모가지처럼 뽀족하게 생겼다고 해서 조항산(새모가지산)이다
청화산(靑華山)과 조항산은 백두대간 능선으로 함께 이어져 있지만 두 산의 성격은 대조적으로
청화산에 비해 조항산은 우람한 바위산의 자태를 뽐내고 있는 산이다
오늘과 내일이 올겨울 들어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경보발령이 난 상태라 시야가 뿌옇게 흐리다
들머리 산길 진입
시멘트포장 임도길을 12분 정도 걸어 여기에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에 조항산까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적혀 있지만
나중에 보니 1시간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조금 가다보니 희미하던 길이 끊기고 보이질 않는다
아마 선두대장이 길을 놓치고 잘못 진행을 한 것 같았는데 어쩔수 없이 길없는 산사면을 바로 치고 오르기로 한다
그렇게 힘들게 치고 올라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조그만 길과 만나 갈짓자로 산사면을 계속 오른다
힘들여 치고 오른것을 보상이나 해 주듯이 이제 길은 한동안 산허리를 따라 편안하게 연결이 된다
12:30 갓바위재 도착 / 이제부터는 백두대간 능선길이다
진행방향의 조항산 정상 모습
뒤돌아 본 청화산-늘재-속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능선은
미세먼지 속에 파묻혀 아름답고 장엄한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
갓바위재에서 조항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길은 암릉길의 연속이라
자칫 잘못하면 위험할 수가 있어 한발짝 한발짝 조심스럽게 내딛어야만 한다
뒤돌아 보이는 백두대간의 장엄한 능선 / 미세먼지가 못내 아쉽다
조항산 정상 도착
13:11 조항산 정상 / 산행시간 : 1시간 36분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바로 앞에 펼쳐져 보이는 둔덕산
둔덕산 너머의 대야산은 힐끗 시야에 잡히지만 그 뒤의 장성봉-막장봉-악휘봉-희양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은
짙은 미세먼지 탓으로 아예 흔적조차 보이지를 않는다
가까이 당겨본 둔덕산의 위용
가운데 두 봉우리 중 왼쪽에는 마귀할미통시바위가 있고, 오른쪽은 손녀마귀통시바위가 있는 봉우리인 것 같다
궁기리로 하산하기 위해 지나야 할 암봉들.....
13:35 하산 시작
조항산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하는데
우리처럼 조항산만을 타고 궁기리로 바로 하산하는 산꾼들이 많이 없다보니
궁기리로 내려가는 길이 묵길이 되어 찾기가 쉽지않았다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왔다가 옆으로 가 보았다가 하다가 어찌어찌 겨우 길을 찾아내어 하산을 하는데
경사진 비탈길에 악명 높은 낙엽은 수북하여 이쪽 저쪽에서 엉덩방아를 찧는다
14:11 중간이정표
녹슬어 아무것도 보이지를 않는 이 구조물이 있는 곳에서 잠시 대열을 정비한다
뒤를 돌아 올려다보니 우리가 미끌어지며 내려온 코스가 장난이 아니다
미세먼지 속의 산그림자가 마치 한 폭의 담채화처럼 은은한 멋을 풍긴다
저기 앞서 내려간 일행들이 보이더니
14:37 드디어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임도에서 올려다 보이는 우람한 바위산의 자태
산악회 버스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자 .....
이 집의 주인장이 자기 집에 와서 땀을 씻고 가라고 부른다
시원한 물에 세수를 하고나니 솔순 차를 타 주면서 자기 집 2층에 가서 무슨 구경을 하고 가잔다
2층 다락방에 올라가니 방 벽면에 가득한 산약초주에 놀라게 되고
시간나는대로 틈틈이 쓴다는 서예 솜씨도 보통이 아니었는데
색소폰도 바리톤, 테너, 알토 ... 등 세가지가 골고루 갖추어져 있고
고성능 앰프가 팡팡거리는 노래방 기기도 세팅이 되어 있다
문경에서 20여 년간 노래방을 운영했었다는 75세의 이 자연인(?)은
문경 시내에 가족이 살고 있으나 본인은 4년 전 고향인 이곳으로 들어와 이렇게 유유자적하면서 살고 있다고 자랑이다
귀하디 귀하다는 이름모를 산약초주를 한 잔 얻어 마시고나서
한 곡 요청을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포즈를 잡는다..... '울어라 열풍'이 바로 흘러 나온다 ~
15:12 산행 종료 / 총산행시간 : 3시간 37분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 상궁마을의 자연인과 시간을 보내다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로 돌아오니
시간은 겨우 3시가 조금 넘어있다
어두워지는 시각이 5시 경이니 부산에서 1시간 일찍 출발한다면 늘재에서 청화산을 타고 올랐어도
그리 무리하지 않은 코스인것은 확실하고..... '한마음산악회'였다면 결행을 했을터인데.....쩝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염장한 명란이 들어간 뜨거운 두부국에 밥을 말아 한 잔의 소주와 함께 배를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