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모두 동일한 DNA 사본을 가지고 있다. 한 세포가 뇌세포가 되느냐 생
식세포가 되느냐 하는 결정은 DNA의 어떤 부분이 발현되느냐에 달려 있다. DNA 발현은 DNA의 일부
인 조절유전자가 결정한다. 조절유전자는 목표 지역에 특정 화학물질의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그 DN
A에 특별한 기능이 발현되도록 한다. 인체를 이루고 있는 100조 개의 세포 안에는 각각 나노머신 수
십억 개가 부지런히 할당된 소임을 수행하여 생명작용을 한다. 이러한 일은 정자가 난자와 수정하여
세포가 분화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그가 죽는 순간까지, 100조 개의 세포 안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진
행된다.
인체에서 가장 작은 세포인 정자와 가장 큰 세포인 난자가 수정하면 하나의 세포가 된다. 수정 후 30
분이 지나면 세포분화가 진행되어 2→4→16→256→6만 5536→42억 9496만 7296개의 순으로 삽시간
에 인체를 형성하게 된다. 분화 과정에서 각 세포는 서로 다른 화학물질을 분비하면서 인체 각 부분
의 기능을 떠맡는다. 이들 세포는 태내에 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죽어나가고 새로 생긴다. 강한 염
산에 잠겨 있는 위벽세포는 3~4일마다 완전히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혈액세포는 그보다 수명이
길어 4개월마다 완전히 교체된다. 우리 몸은 매일 3천억 개의 세포를 새로 만들어 7년이 지나면 완전
히 새로운 세포로 바뀐다. 그러니까 지금의 나는 7년 전의 내가 아닌 것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100조 개의 세포 모두가 생존에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인체는
자체 세포만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도 없다.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는 데는 원핵생물‧균류‧단세포생물
등 외계 세포군단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위장을 예로 들면, 수백 종류의 외계 세균들이 침과 위
액에 의해 분해된 각종 영양소를 추출하여 인체의 각 세포로 배달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항생제
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항생제는 위에서 활동하는 유익한 세균들을 죽임으로써 인체에 매우 유해
한 작용을 한다. 항생제는 바이러스에 영향을 끼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증인 감기에는 아무
런 효과도 없다. 우리나라 의사들은 제약회사가 주는 리베이트를 챙기기 위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감
기에 항생제를 처방한다. 그런 자들이 건강보험 확대정책에 반대하여 전면파업을 예고하면서 국민건
강을 위해서라고 억지주장을 펼치고 있다.
인체 내에서 생존하고 있는 외계 세균들은 병원균이 서식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점하여 외부에서 침투
한 병원균이 증식할 수 없도록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 역시 인간을 위해서 계획적
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지가 살기 위해 자리를 잡고 있다 보니 그런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사람들 가운
데 29%는 콧구멍 점막에 황색포도상구균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들은 외부에서 침투하는 병원균이
콧구멍 점막에 정착하여 각종 질병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막아준다. 이처럼 인체 구석구석에서 외부
병원균의 침투를 막아주는 미생물은 1만 종이 넘는다.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의 종류(230여 종)
보다 40배나 많은 숫자다. 세균들은 심해 생명체에도 공생한다. 암흑상태인 심해에는 길을 찾거나 먹
이를 유인하기 위해 스스로 빛을 내는 생명체가 많은데, 빛을 내는 것도 그 생명체 속에서 공존하고
있는 발광(發光) 세균들이다.
인체에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모두 합치면 800만 개에 달한다. 이들 각 유전자는 인체에
특별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을 지정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인체의 게놈(genome. 유전정보가 들어 있
는 유전자의 집합체)을 이루고 있는 유전자는 2만 3천 개뿐이다. 이처럼 인체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
자보다 외계 미생물의 유전자가 400배나 많기 때문에 인체의 97.5%는 외계 세균으로 이뤄져 있고 겨
우 2.5%만 인간인 것이다. 외계세포는 인체의 진핵세포보다 크기가 헐썩 작은 원핵세포이기 때문에
다 합쳐봐야 무게는 인체의 1~3%에 불과하다. 이들 외계세포는 모두 출생 후에 인체에 침투한 것들
이다. 모유를 통해 전달되거나 호흡을 통해 유입된다. 태어난 지 36개월 전후가 되면 외계세포는 인
체의 모든 곳에 서식하게 된다. 우리는 100% 사람으로 태어나 97.5%의 외계인으로 죽는 셈이다.
인체의 모든 세포는 다른 세포에서 태어난다. 지구 생명체의 모든 세포를 거슬러 올라가면 38억 년
전 단 하나의 세포에서 출발한 후손들이다. 이 첫 세포를 생물학에서는 ‘궁극의 보편 공통조상’이라
고 부른다. 공통조상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는 상굿도 밝혀내지 못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神이 한
꺼번에 수많은 생명체를 뚝딱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자연이 엄청나게 많은 실험을 거쳐 공통조상을
탄생시켰을 것이라는 점이다. 유전자에 일어난 ‘실수’, 즉 변이는 일정한 속도로 진행되어 시간이 지
날수록 차곡차곡 축적된다. 이러한 장기적인 생명체의 분화를, 찰스 다윈의 제안에 따라 ‘생명의 나
무’라고 부른다.
공통조상에서 분화된 세포들은 세균들의 세상을 이루었다. 지구상에는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천체의 수보다 10억 배나 많은 세균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그 가운데 바이러스는 모든 유기체를 건너
다니면서 벌이 수분(受粉)을 하듯이 DNA를 이리저리 접목시키고 옮겨준다. 바이러스 가운데는 생명
체에 유해한 종류도 있지만,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이처럼 지구 생명체의 생존과 진화에 필요불가결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출처:문중13 남성원님 글
첫댓글 이준황사장의 글을 한일동우회 회원님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우리카페가 활성화되면 좋은 뉴스를 즐기는 날이 올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