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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진짜 집으로 돌아 갈꺼야?"
"그러려구."
예기치 않은 손님 덕분에 모처럼 계획했던 근사한 저녁 식사는 물 건너가 버렸다. 버라이어티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쉬운데로 희진의 어머니가 주신 밑반찬을 기본으로 깐다면 꽤 괜찮은 저녁 식탁을 차려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그쪽이 아쉬운지 이쪽이 아쉬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모두 다음을 기약하며....가 되어버렸다. 두 형제가 놓고 간 짐들을 대충 정리한 시연과 희진은 편의점에서 컵 라면과 김밥으로 때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있었다. 방금 사 온 찬 거리가 냉장고에 잔뜩 들어있다는 걸 알지만 시연도, 희진도 요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기에 그냥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가기로 한 것이다. 밥때를 놓쳐 배가 고팠던 희진은 아직 물을 부은지 3분이 지나지 않았지만, 야무지게 나무 젖가락을 반으로 쪼개고 컵 라면 뚜껑을 열어 젖혔다. 좀 더 기다리라는 시연의 말을 무시한채 휘휘 몇번 휘젖고는 눈으로 보기에도 아직 덜 익었다는 느낌이 있는 라면을 성급하게 입으로 가져가고 있다.
"좀 있다 먹으라니깐."
"먹다보면 다 익어. 그것보다, 우리 집으로 가자. 그게 맞을거 같아."
"우리 집으로 갈 거야."
"그 사채업자들이 아직 그대로 있으면 어쩔건데?"
"없을 거야."
"누구 맘대로?"
"내 맘대로."
"간 큰 년!"
"좋은 일을 하던 나쁜일을 하던 그 사람들도 일을 해야 먹고 살거 아냐? 보름이 넘게 비어있는 집에서 언제 올 줄 알고 계속 기다리고 있겠어? 그리고 생각해보니깐 그 사람들이 찾는건 내가 아니야. 큰 아저씨지."
"맞는 말이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은 불안하다는 거지. 만약 그 자식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어쩔거야?"
"그땐 경찰에 전화하지 뭐. 칼에 찔려 재활용더미에 버려진 사람도 없고, 경찰에 신고하면 안된다고 하는 사람도 없는데 경찰 부르면 되잖아."
"딴은 그렇긴 한데........그래도 걱정된다구. 게다가 혹이 하나 더 붙었잖아."
"혹이라니?"
"그 싸가지 말야. 너 째려보는게 아주 눈에서 레이저라도 발사 할 기세더라."
"그래봤자 광선 빔이야."
별일 아니라며 피식 웃어버리곤 후후 불어가며 컵라면을 먹기 시작하는 시연을 보며 희진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첨부터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그저 쓸데없는 동정심을 베푼것 뿐인데, 갑자기 오갈데 없는 난민신세가 되더니, 팔자에도 없는 애인 노릇에, 형사들에게 쫓겨, 이상한 여자에게 봉변까지 당해, 게다가 이유도 모른 채 신변의 안전까지 위협 받고 있다.
"뭔 놈의 팔자가 그렇게 많은 자선사업을 했는데도 난민 신세를 못 면하냐?"
"그래서 이제 난민 안하려구. 부모님이 물려주신 번듯한 내 집이 있는데 왜 억울하게 남의 집에서 피난 살이를 하냐구. 내 나이에 서울에서 내 이름으로 된 집 갖는게 쉬운줄 알아. 부모님이 물려 주신 그 좋은 집을 놔두고 이게 도대체 뭔 짓이냐구!"
"내 말이!!"
"고로 난 내 이름으로 된 내 집으로 갈거야."
"음........그럼 너네 집 가기 전에 우리 집에 들렀다 가자. 며칠만."
"너 할머니랑 방 같이 쓰잖아. 나까지 끼면 할머니 불편해 하셔."
"내가 장담하는데 너랑 나, 둘 중에 하나 고르라면 우리 할머니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널 택하실거다."
"그건 할머니의 본능이시고."
"너 언제 시간되냐? 날 한번 잡자."
"보시다시피 요즘 내가 좀 바빠."
하얗게 눈을 흘기던 희진이 젓가락으로 컵라면을 거칠게 저어댔다. 못마땅한 듯 입을 삐죽거리는 희진을 보며 시연은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짐 싸서 갈테니깐 걱정하지마. 그리고 너도 한달에 절반은 우리 집에서 지낼거잖아."
"그래도 불안해."
"걱정 붙들어 매셔. 아빠, 엄마 돌아가셨을 때도 잘 버텼는데 이 정도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지."
"그래, 굳세어라 금순아, 아니 굳세어라 박 시연!!"
"집으로 돌아가면 아무것도 생각 안하고 죽어라 공부만 할거야. 아르바이트까지 쉬고 있는데 열공해서 장학금 타야지. 안그래?"
입으론 잘도 떠들어대고 있지만 사실 불안한건 어쩔수가 없다. 하지만 계속 이곳에 있다간 윤성이 곤란해질지도 모른다. 약혼녀 눈에도 띄었는데 형사라고 눈에 띄지 말라는 법 없다. 게다가 최근들어 형사들에게 미행을 당한다고 했다. 만일에 자신과 함께 있는 모습이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윤성의 알리바이를 제공해 준것도, 현민의 집에 찾아간 것도 다 들통나게 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윤성이 여지껏 저지른 일들이 들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시연은 먹던 젖가락을 힘없이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미친게 맞나봐."
"뭐? 뭐라고 했어?"
"눈에 콩깍지가 씌면 뵈는게 없다더니........"
"비 맞았냐? 왜 미친년마냥 혼자 중얼거려?"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법이 필요하다 생각했어. 설사 그 법이 불합리하고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그 법 역시 사람이 만들었으니깐 완전하지 못하더라도 그 법을 따라야한다고 생각했어.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범법자를 감싸고 거기다 한술 더 떠 알리바이까지 제공해주고, 그리고 그 사람이 다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지금의 내 꼴이 미친게 아니면 뭐겠어?"
"너........결국 큰 아저씨 다칠까봐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거야?"
"내가 여기 있는 걸 봤으니 약혼녀라는 여자 계속 찾아 올꺼고, 그러다 형사들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변명할 여지가 없어."
"허!! 기가 막혀서........그래서, 그래서 위험한 걸 알면서도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내가 큰 아저씨 알리바이를 제공했잖아."
"에이~ 망할년!!! 라면 하나를 제대로 못 먹게 하고 있어. 맥주는 니가 사!!"
짜증섞인 말투로 젖가락을 탁 내려놓은 희진이 아직 절반이나 남아있는 컵라면을 들고는 돌아섰다.
남아있던 라면을 쓰레기통에 모두 쏟아부은 희진은 못마땅한듯 시연을 향해 입을 삐쭉 내밀어보이곤 간식거리를 고르고 있었다.
정말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첨엔 그저 돌아가신 아버지의 그림자가 보여 윤성을 보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시선이 보고 있는건 아버지의 그림자가 아니었다. 이 윤성, 약혼녀까지 있는 살인자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간 큰 고백을 인정하면서 확실해진 것은 하나뿐이었다. 필히 이곳을 나가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사실, 설 익었던 라면이 서서히 불어가고 있는걸 보면서 시연은 젖가락은 내려놓았다.
'희진아, 나 인정하고싶지 않은데 아무래도 큰 아저씨 많이 좋아하나봐. 어떡하지?'
달그락, 달그락 언더글라스 잔에 절반쯤 채워져 있는 알콜을 보며 두어 조각 얼음을 넣어 주는 엄 기홍을 보며 조 실장은 깊은 한숨과 함께 벌컥벌컥 잔을 비워냈다. 벌써 연거푸 몇잔을 들이켰지만 좀처럼 술기운이 오르질 않고 있다. 평소 같았으면 한,두잔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을테지만 오늘은 왠지 술기운을 빌리고 싶어 이렇듯 연거푸 잔을 들이켰지만, 야속하리만큼 취기가 오르질 않는다.
"형님!!"
"그냥 잊고 살았으면 좋았을 걸......"
"무슨 말씀이십니까?"
엄 기태는 지금 앞에 앉아있는 날카로운 눈빛의 사내가 조 만식이라는 사실이 좀처럼 믿어지질 않는다. 이 태성 사장의 입에서 조 만식이라는 이름이 나왔다는 사실도 믿기 힘들었는데, 이렇듯 함께 술잔을 마주하고 앉아 있는 지금은 그야말로 꿈만 같다는 표현이 맞을듯 했다. 20년 전에도 조 만식은 다른 세명의 형들과는 좀 달랐었다. 비록 금방 그만두기는 했었지만 고등학교 문턱이라도 밟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무리중 리더 역활을 하고 있었다.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 없을 것 같았던 검사라는 사람의 청탁을 받아온 것도 조 만식이었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날뛰던 엄 기홍의 목덜미를 낚아챈 것도 조 만식이었다. 물런 한발 늦어버렸지만, 아무튼 그때 자신을 포함한 세 사람을 구해준 것 역시 조 만식이었다. 그런 그가 석방이되던 날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가끔 어디서 누가 봤다더란 말이 들려왔을 뿐 단 한번도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그가 이 태성의 밑에서 일하고 있었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형님, 정말 이 사장 밑에서 일하고 계셨습니까?"
"이 사장? 이 태성 말이야?"
"네, 여지껏 아무도 형님이 어디 계시는지 알지못했는데, 이 사장이 단번에 형님을 불러내지 않으셨습니까, 이 사장이 여지껏 형님을......."
"훗!!"
조 만식은 콧웃음을 쳤다. 엄 기홍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조 만식의 반응을 살폈다. 콧방귀를 뀌는걸 보니 자신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간 듯 하다. 엄 기홍은 글라스를 채우고 있는 조 만식을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니란....... 말씀이십니까? 그럼 여지껏 어디서........ "
"알 필요 없잖아. 그것보다 이 사장 아들말야."
"네, 그때 그 꼬마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거라 생각했는데 다 기억하고 있었나봅니다. 제가 직접 봤는데 솜씨가 보통이 아닙니다. 저희 형님이랑 기만이 형님이 놈에게 당했습니다. 상수 형님도 당했고........"
"알아."
조 규현.......아니, 조 만식은 깊은 한숨과 함께 잔에 채워진 술을 털어넣었다. 김 동석이 국회의원 보조관으로 있던 그때, 그 밑에서 뒷치닥거리를 하던 그는 김 동석과 친분이 있었던 이 태성 검사를 소개받았었다. 검사씩이나 되는 사람이 자신같은 인간을 찾을 땐, 결코 합법적인 일이 아닐거라는 건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거액의 수임료와 함께 결혼 전 동거녀를 처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담번에 망설임없이 그 부탁을 받아들였다. 그때까지 동네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 동네 양아치로 살긴 했지만 살인 이라는 건 처음이었지만 돈이 필요했던 조 만식에겐 오래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이 태성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나오던 길에 그의 아내, 남 지현을 만났다. 그녀는 조 만식에게 이 태성의 동거녀뿐 아니라, 그녀의 8살난 아들까지 처리해달라는 부탁을 했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어쩌면 증인이 될지도 모르는 아이를 남겨둬서 좋을게 없었을뿐더러, 그녀가 제시한 금액은 이 태성이 제시한 금액과 맞먹었기 때문이었다. 물런 남 지현의 부탁은 실패했다. 그곳에 도착했을때 아이는 보이지 않았고, 여자가 죽은 뒤 나타난 아이는 눈 깜짝 할 새 사라져버렸었다. 정체모를 땡중과 함께......
"이 사장이 데리고 올 때부터 예상하고 있었어."
"예?"
크게 한 건하고 떠나겠다는 자신의 계획과는 달리 큰 돈이 생겼지만 여전히 이 곳에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조 만식은 이 태성이 윤성을 데려오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서서히 자신의 힘을 가져가는 이 윤성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몇 번이나 없앨 기회가 있었지만 차마 그럴수 없어 망설이기만 했었는데, 오늘 자신의 우유부단했던 행동에 대한 댓가를 치르게 된 것 같다.
"어쩔수 없지. 댓가를 치려야한다면 그렇게 할 수 밖에."
"형님!! 무슨 말씀이 십니까!!!"
"처음 이 사장이 그 아이를 데려올때부터 언젠가는 이런 날이 다가올거라 생각했어. 가끔씩, 아주 가끔씩은 어쩌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잊어버릴지도 모른다 생각했었지만 그 아이가 검사가 되었을 때 그런 행운은 찾아오지 않을 것이란 걸 깨닫게 되었지."
"그럼 형님은 이 모든 일들을 예상하고 계셨다는 겁니까?"
"20년이나 지난 사건, 공소시효도 지났는데 지 놈이 어쩔거냐 그렇게도 생각했었어. 그런데 그 모든것들이 내 바람에 지나지 않았어. 하지만 이렇게 직접적인 방법으로 복수 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었는데........."
"형님!!!"
힐끔 엄 기홍을 쳐다본 조 만식은 언더글라스에 남아있던 술을 모두 털어넣었다. 그때 이 놈만 아니었어도 그렇게 어이없게 일이 돌아가지 않았을텐데.....
그때 함께 일을 하기로 한 세 명과 여자를 찾아 갔었지만 없었다. 누군가 벌써 여자를 끌고 갔다는 말을 전해들은 그는 허겁지겁 여자의 집으로 갔었지만 한발 늦었었다. 그가 도착했을 땐 겁없이 날뛰던 엄 기홍은 이미 여자를 강간하고 죽인 후였다. 간단히 조용히 끝냈어야 할 일을 감당하기 힘들게 만들어 놓았었다. 간 크게 여자를 겁탈했고, 반항하는 여자를 칼로 찔렀었다. 예기치 못했던 상황에 당황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죽어가는 여자를 난도질했던 것이다. 조그만 쪽방 전체가 피로 물들어 있었었다. 날뛰는 엄 기홍의 목덜미를 낚아채 쫓아내고 불을 질러서라도 뒷수습을 하려했었다. 뒤늦게 도착한 셋 역시 어이없는 상황에 어쩔줄몰라하며 허둥거리며 사태를 수습하려 애썼다. 하지만 갑자기 뛰어든 아이와 땡중 때문에 모든 것이 어그러져버렸고, 정신을 차렸을 땐 경찰에 체포 된 뒤였다. 아이도, 땡중도, 그리고 여자의 시체도 모두 사라진 채로.
'그때 이 놈만 아니었어도.......'
자신을 노려보는 조 만식과 눈이 마주친 엄 기홍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다 늙고 이빨 빠진 호랑이라 생각했는데, 조 만식 그는 여전히 두렵기만 한 존재였다. 눈치를 살피며 잽싸게 비어있던 잔을 채워놓는 엄 기홍을 보며 조 만식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아니다, 엄 기홍은 변명에 불과하다. 그 때의 일은 오롯이 스스로 선택했었던 일이었어.'
절반을 넘게 남아있던 술잔을 들어 벌컥벌컥 한번에 마셔버린 조 만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며 엄 기홍도 덩달아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형님! 그냥 가시는 겁니까?"
"같이 밤이라도 새 주길 바라는 거냐?"
"그 놈은, 이 윤성이 그 놈은 어쩌구요?"
"찾아올테지. 니 놈이 먼저가 될지, 내가 먼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찾아오겠지."
"그러니깐요!!!! 우리가 먼저 그놈을......"
"죽이자구? 왜 그래야 되지?"
"그거야 놈이 우리를......."
"아니, 우리가 아니야. 놈은 널 찾고 있는 거야. 그때 니 놈이 그 여자를 그렇게 처참하게 죽이지만 않았어도 놈이 지금처럼 날뛰지 않았을거야. 처음부터 우리 계획에 니 놈은 없었어. 니 형만 아니었어도 넌 그때 내 손에 죽었어. 지금 니 형이 죽은 건, 다 니 놈 때문이야. 엄 기태, 오 상수, 김 기만 모두 니 놈 때문에 죽은거야. 원래 우리의 계획엔 니 놈은 없었으니깐. 니 놈만 아니었어도 여자도, 그 꼬마도 신원불명의 노숙자가 되어 조용히 사라졌을거다."
"혀.......형님!!"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그 놈이 복수하겠다 지금처럼 날뛰지 않았을거라구."
"하.......하지만, 전 몰랐어요. 그냥.......형님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그렇다고 지금 이렇게 그냥 가시면 어쩝니까? 저랑 형님 둘밖에 없어요. 그 놈이 우릴 찾기전에 우리가 먼저 놈을......."
"현직 검사를 건드리는게 어떤거란걸 모르진 않을텐데?"
"그럼 그 놈은 어떻게 할 겁니까?"
"내버려둬!!! 그 놈 건드리지 마라."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하란 말씀입니까!!!! 형님, 그 동안 너무 많이 변하신 거 아닙니까?"
"당연히 변해야 하는 거 아닌가? 세월이 얼만데."
"형....형님!! 제발 제 말..........제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놈을 잡을 함정을 만들수 있다구요!!!"
조 만식의 앞을 가로막은 엄 기홍의 눈에 붉은 핏줄이 서 있다. 그가 그 동안 엄 기태가 이끄는 백 상아리파의 행동대장으로 있었다는 걸 진즉에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싹을 잘랐어야했는데..........
엄 기태가 잔머리를 돌렸었다면 저 놈은 그저 무식하게 힘만 쎈 놈일 것이다.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이제껏 저 놈을 지켜주기위해 엄 기태가 어떠한 희생을 치뤘는지 조 만식은 잘 알고 있었지만, 정작 엄 기홍, 저 놈은 모르고 있는듯 하다. 알았더라면 결코 형의 자리를 저렇듯 태연하게 집어삼키지 못했을테니깐.
"어떤 함정을 준비했다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아. 그러니 놈을 내버려둬."
"형님!!!"
"그때는....그땐 기태 때문에 참았다. 하지만 이번에 참지않아. 그러니 그냥 조용히 있어."
엄 기홍은 충고를 남기고 뒤돌아 나가는 조 만식의 뒷모습을 보며 너무도 단호한 그의 태도가 당황스럽기만 하다. 무엇때문인지, 뭐 때문에 이 윤성을 내버려두라고 하는건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조 만식이 나간 뒤 엄 기홍은 자신의 잔 가득히 술을 붓고는 단숨에 입으로 가져가 털었다. 성급하게 털어넣은 술이 턱밑으로 흘러내렸지만 신경질적으로 닦아버리며 방금 조 만식이 나간 문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이렇게 된 이상 내가 직접 그 놈을 없애고 만다. 화근이 되는 건 미리 없애야한다고 했어. 어차피 눈에 가시같았던 검사놈이었는데 잘됐어. 이 참에 깨끗하게 처리해주지."
첫댓글 정말 나쁜 놈들이여요~ㅠ 사람목숨을~어쩜 저리 쉽게 생각할 수 잇을까요~
저런놈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거죠~ㅠ 제 지인이 사년전에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하시다가
이권문제로 저런놈들한테 맞아서 돌아가셧어요~ㅠ 근데 법이 정말 쓸모가 없더라구요~ㅠㅠ
엄기홍이 시현이를 가만두지 않겟죠?? 게다가 집으로 돌아갓으니~ㅠ 조마조마하고 맘이 찡한것이~
정말정말 재밋게 보앗습니다~작가님!!!꽃샘추위에 감기조심하셔요~~^*^
미루님! 그런 아픈 사연이.....ㅠㅠㅠㅠ 미루님도 꽃샘추위 조심하세요.^^
조만식은 그래도 게중에 젤 낳네요~~ 엄기태 죽일때 엄기홍도 죽었어야 하는건데... 젤 나쁜놈만 살아남았네요..물론 윤성이는 그걸 모르는거구요!! 에효~~
2초동안님! 원래 나쁜 놈이 더 오래 살잖아요.ㅋㅋㅋ 2초동안님도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