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라고 하면 이상한 짓 하면서 사는 별난 사람들을 말한다.
'맛이 좀 간' 사람 취급받기도 하지만, 괴짜들 중에는 자기만의 가치관, 취향을 갖고 사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을 피하고, 아예 혼자 외딴 곳에 은둔하기도 하는데, 괴짜들을 연구한 스코틀랜드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윅스(David weeks)는 괴짜들의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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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괴짜들은 자기주장이 강한 이상주의자이지만, 사회 통념상으로는 실패자다. 예외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특히 금전적으로 실패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보기에는 오히려 세상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노예처럼 비참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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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보면, 괴짜들은 행복하다. 대게는 자기 자신에 만족하고, 보통 사람들보다 더 즐겁게 산다. 남들이 별볼일 없다고 보는 부분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 가지 일만 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는데, 괴짜들 중에는 호기심이 많고 지적인 사람들이 많다. 괴짜에게 세상은 재미난 곳이다. 이런 측면에서 괴짜는 어린아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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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들은 남과 경쟁하고 싶어하지 않고, 크게 인정받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남들이 뭐라 생각하든 별로 관심이 없다.
물론, 사람들이 자기를 비웃고 욕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놀려도 그냥 웃으면서 넘긴다. 미친놈 소리 들어도 ‘그렇지, 내가 미친놈 맞지’ 한다. 그렇게 넘겨버리는 것이 괴짜만이 가질 수 있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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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놀리면, 웃으면서 오히려 자기도 덩달아 자학하기도 하는데, 놀림을 받아도 '그래, 내가 그런 놈이야, 사실, 더한 놈이지'하고 자학하는 사람을 더 놀리기는 쉽지 않다. 괴짜가 자기를 낮추고 유머감각을 발휘하는 것은 일종의 처세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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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들은 병원에 가는 일이 훨씬 적다. 일단 스트레스가 적기 때문이다. 인생에 실패했다고 자책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없다. 아주 오래 사는 괴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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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릴 때까지는 평범하게 살다가 결혼한 후에 괴짜가 되는 경향이 있다. 평범하게 살다가 노인이 되어서 괴짜가 되기도 하는데, 노인은 별난 짓을 해도 사람들이 봐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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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는 대부분 타고나는 것 같다. 대다수가 8살쯤 되면 자기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는 괴짜도 유전적인 요소가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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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괴짜’ 디오게네스(Διογένης, BC.404/412 ~ 323)는 자유로운 영혼 그 자체였다. 그는 쓸데없는 욕심만 버리면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고, 이를 그대로 실천했다.
'디오게네스'하면, 통 안에서 살다가 어느날 왕이 그 꼴을 보고 필요한게 뭐냐고 묻자 ’좀 비켜주쇼. 햇빛이나 좀 쐽시다‘ 대꾸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있는데, 재산이라고 해봐야 물 떠먹는 바가지가 전부였다. 그것도 개 한 마리가 그냥 혀로 물 마시는 것을 보고 내던져버렸다고 한다. 그는 평생 구걸하면서 90살까지 살았다. 그는 세상을 떠날 때도 ‘내 유해를 땅에 묻지 말고 맹수들에게 먹이로 던져주라'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
디오게네스는 기존의 관습, 돈, 명예를 경멸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돈이 모든 악의 원인이라고 했다(그는 돈을 들이지 않고 비너스를 만났다고 한다. 손으로 ~).
사람들은 디오게네스를 ‘미친 소크라테스’라고 불렀지만, 디오게네스가 보기에는 그 사람들이 오히려 미쳐있다. 디오게네스 눈에는 그 사람들이야말로 주인에게 복종하는 노예처럼 자기 욕망에 충성하고 산다. 디오게네스는 자기 욕망에 복종하는 사람이야말로 나쁜 사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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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레전드.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조금 현대적이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취업했으나, 2주일만에 때려치우고 삶의 본질을 찾아 숲으로 들어간 소로우는 통 안에는 살지 않고 오두막을 짓고 살았다(통 안에 살까 생각은 했었다고 한다).
통 안에서 살아도 되는 사람들이
커다랗고 사치스러운 상자 안에서
그 값을 치르다가 지쳐 죽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소로우의 특기는 거의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일을 최대한 하지 않고 독서와 산책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사람은 최대한 피했다. 소로우한테는 사람 만나는 일은 이득보다 비용이 훨씬 더 컸다.
사람들은 소로우가 왜 그렇게 혼자 궁핍하게 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불행이 닥치다보니 힘들어서 저렇게 산다고 사는 것이려니 했다. 초월주의 사상가 랠프 애머슨 조차 ’야망이 부족하다‘고 흠을 잡았다.
소로우는 이런 반응을 무시했다. 소로우가 보기에는 오히려 그 사람들이 무기력하고 비참하게 살고 있다. 사람들은 노예처럼 서로를 감시하고 사는데, 실제로는 그들 자신도 노예다.
소로우가 보기에, 돈을 많이 벌려고 평생을 일하는 사람, 돈 많이 벌고 집도 여러 채 사는 사람은 실패한 인생이다. 돈만큼 사람을 초라하게 만드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아도는 돈으로 쓸데없는 것만을 사들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질없는 근심과 쓸데없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며,
삶이 주는 달콤한 열매를 제대로 따먹지도 못하고 비참하게 산다.
저들에게 자연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소로는 자기가 특별히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게 있다면 자기는 수없이 실패를 해봤고,
그러다가 빛을 봤을 뿐이다.
소로가 44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날 때,
그렇게 평화로운 죽음은 본 적이 없다고
친구들은 말했다.
/ 요약: 윌리엄 어빈 ‘욕망의 발견’ , 위키피디어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 건강해야 괴짜생활도 즐거운 법입니다. 건강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