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300자 이내의 한자가 표기됩니다.
이런 기사를 보고는 내가 아랫처럼 댓글 달았다.
300자 이내로 제한된 댓글.
'별 미친 짓이다.
나는 1949년 생이다.
한문이 무엇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별로다.
내 시골 산에는 잘 다듬은 비석이 잔뜩 있다.
할아버지, 아버지기 세운 비석돌은 전부 다 한문이다.
나는 읽을 수가 전혀 없다. 그래서 나는 그냥 돌맹이라고 부른다.
손자, 아들조차 못 읽는 한문으로 써서 무엇할 것인데?
나는 60여 년이나 책벌레다.
한문은 눈으로 보면 뜻을 짐작하는데, 스스로는 거의 못 쓴다.
그냥 그린다. 한자는 나한테는 그냥 그림이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을 더 사랑하자.
'아름다운 우리말을 아름다운 우리글로, 바르게 많이 쓰자.'
2.
초등학교 5학년, 6학년에 한자 300자 전후를 가르친다고?
왜?
질문을 먼저 한다.
나는 한문교육에는 반대한다.
아비인 나도 한문을 안 쓰는데 21세기를 살아가는 젊은이가 한문을 쓸까?
내 자식의 경우다.
네 명 모두 대학졸업자인데도 한문은 모른다.
몇 자나 제대로 직접 쓰는 지를 모르겠다.
자식들은 한문을 몰라도 책을 읽고, 사회생활을 너끈히 한다.
아비인 내가 수십 년 전에 읽었던 대학교재를 내 자식들은 전혀 읽지 못한다.
한문 단어가 많이 든 교재이기에...
할아버지, 아버지가 읽었던 한자 비문은 나는 전혀 읽지 못한다.
온통 한자이기에...
나도 그렇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에서 한문 시간에 한자어 공부를 했는데도 지금껏 제대로 제대로 읽지도 못한다. 하물며 한자를 쓰라고? 한문옥편을 보고서 글자 모양새를 그려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한글로 쓴 책을 못 읽을까? 한문 단어가 잔뜩인 책을 읽고도 뜻을 모를까?
천만에다.
호적 늦어서 1년 뒤인 1956년부터 학교에 들어가서 한글을 읽히고 셈을 배웠다.
한문 제대로 몰라도 이제껏, 2017년 1월인 지금까지도 무려 61년 째나 글을 읽고 쓴다.
나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한문을 배웠다.
수염이 긴 영감이 이따금 집에 와서는 붓글씨로 신문지에 한자를 크게 쓰고는 나를 가르쳤다.
중학교 이학년 때던가? 겨울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는 지겨운 한자공부도 끝났다.
그간 3~4년간의 한자 공부는 별 의미가 없었다.
한자 공부를 더 이상 하지 않았어도 나는 한문을 많이 다루는 환경에서 지냈다.
비석에 한자를 새기는 비석집에서 살았다.
그런데도 내가 지독한 한문 문맹자라는 사실이 무척이나 그렇다.
지난 해.
나는 산소 이장을 하면서 엄청나게 큰 비석과 제법 큰 비석 열 개쯤을 옮겼다.
한 군데에 나란히 세웠다.
빗돌에 새긴 글자? 전혀 읽을 재간이 없다.
앞으로도 한문만 가득 채운 비석은 더 이전해 와야 한다.
내가 댓글에서 책벌레라고 말했던가?
맞다. 나는 책벌레다. 지독한 벌레다.
예전 직장 다닐 때 도서관에서 책을 제일 많이 빌려다 본다고 도서실 사서직들이 놀라면서 말했다.
그런데 한문책은 전혀 아니다.
나는 국어대사전이 고작 하나만 있다.
30여 년 전에 선물받았으나 나한테는 별로다.
한자 단어가 거의 다였다.
국어대사전을 전혀 펼쳐 보지 않아도 나는 책을 읽는다.
웬만한 단어도 이해한다.
국어대사전 없어도 공부하고, 책 읽고, 글 쓰는 세상이다.
한문.
그거 왜 배워야 하는데?
그거 왜 써야 하는데?
아름다운 우리말을 보다 많이 되찾아내고, 쓰기 쉬운 우리글로 쓰면 된다.
한문, 한자어를 쓰는 중국인, 현대의 중국인은 한문을 몇 자나 알아야 할까?
글쎄다. 그거는 중국사람들 이야기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말과 우리글을 잘 쓰면 된다.
초등학교 5학년, 6학년생한테 한문교육 하지 말자.
그 시간에 다른 것을 가르치고, 배우도록 하자.
가르칠 것이 없으면 그냥 운동장에 나가서 뛰어 놀도록 하자.
그게 마음건강, 정신건강에 훨씬 나으니까.
3.
내 손녀는 태어난지 이제 28개월 열흘 째다.
책상 위에서 책을 보는 나를 보고는, '하라비, 공부 해?'라고 오래 전부터 말한다.
기저귀를 찬 아이가 '한자어인 '공부'를 한문으로 쓸 수 있을까?
전혀 한글을 모르고, 전혀 한문을 모른다.
전혀다!
기저귀 찬 어린 손녀는 하라비가 책 보고, 볼펜으로 글 쓰고, 그림 그리는 것을 보고는 '공부해?'라고 묻는다.
내가 '공부'라는 말(단어) 대신에 다른 우리말을 안다면 그렇게 소리를 들려주었을 게다.
나는 오늘 28개월 열흘 째 되는 손녀가 하는 말을 잔뜩 글 썼다.
제 뜻을 거의 다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 어린 것이 아는 말(단어)는 얼마나 됄까?
한문이 아닌 순수한 우리말을 그 어린 것은 쓴다.
예컨대 '먹다'을 숱하게 바꿔서 말하고 있다.
우리말의 끝(어미)을 바꿔서 말했다.
먹었다. 먹어요, 먹어, 먹으라고 해, 먹고 싶어. 먹지 마, 안 먹어...
'하라비, 사탕 먹고 싶어요?' 라고 나한테 물었다.
기저귀 찬 어린 것이 귀로 듣고, 그 뜻을 알아서, 입으로 말하고 있었다!
글자란 무엇일까?
소리를 일정한 그림 모양새로 나타내는 하나의 수단이다.
즉, 말이 먼저다. 그런 뒤에야 글자가 따르게 된다.
초등학교 5학년, 6학년한테는 먼저 우리말을 가르치고,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는 것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뛰어 놀면서 얻는 공부가 먼저다.
어려운 외국 문자가 아니다.
열 몇 밤만 지나면 나는 일흔 살.
아주 나이 많다는 뜻이다.
그런데 나는 한문을 잘 읽지도 쓰지도 못한다.
그런 거 몰라도 우리말로, 우리글로 쓴 책을 지금껏 읽고 있다.
자판기로 다다닥 우리글로 쓰고 있다.
어떤 단어에 어떤 한문을 써야 하는지를 몰라도 사회생활하는데 불편한 것을 모른다.
어려운 한자어를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유식한 체 하려고? 쉬운 말로 하면 유식한 체 하는 것들이 들통나니까?
유식한 체 해야만 어떤 권위가 서고, 또 속된 말로 숨기고 감추려는 것은 아닐까?
이도 저도 아니면 돈벌이에 쓰려고?
2017. 1. 13. 금요일. 최윤환
글 다듬기를 한 시간 쯤 했는데, pc오작동. 지금껏 수정했던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
다시 쓰려니 속상하다...
오늘이 1월 14일인가?
날짜 가는 것을 몰라서 지금 달력을 보았지.
어제 밤
위 글 다듬는데 '다음'에서 오류가 생겼다는 문자와 함께 수정하던 글이 날라갔대.
맞아, pc는 이따금 믿을 수 없어서 다다닥 글 쓰다가는 이따금 키를 눌러서 저장해야 되는데...
이런 방법을 또 잊는 거지 뭐.
더 다듬고 보태고 빼고를 해야 하는데, 원안인데도 이쯤에서 그냥 올렸소.
뻔한 이야기, 누구나 다 쓸 수 있는 잡소리이기에.
첫댓글 초등학교 한자교육 반대는, 타당할 수 있다고 인정하오나...
중등과정에서는 한자교육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우리때는 없었는데 한문이라는 과목까지 있더라고요
그런데 참 이해가 안되는 것은....한문과목까지 교육을 받은 대학생들이
어찌하여 국어시간에 겸해서 한자를 익힌 우리세대보다 더 모르는 것일까?
우리는 漢文을 모른다, 안배웠으니까,다만 실용한자 정도 배웠다
漢文은 몰라도 實用漢字 정도는 교육 시켜도 좋겠다는 생각...
나는 촌사람이라서 그럴까?
우리말을 우리글로 말하고 적으려고 노력해.
사실은 우리 고유의 말이 훨씬 어려워. 표준국어대사전? 그거 조금은 엉터리여. 지방의 토착언어를 죽였지.
유식한 한문 옹호자때문이겠지.
나도 알고 있소. 한문, 한자어로 글 쓰면 훨씬 빠르게 이해력이 높다는 것을.
그런데 한자어 많이 쓰면 우리 것이 사라지는 것이겠지.
예컨대 어머니 아버지를 모부/母父하면 알까? 부모라고 단어를 고착해야겠지.
그런데 나는 부모보다는 아버지 어머니가 편해. 높인다고 해서 아버님, 어어님 하는 것도 어색하고...
예컨대 숙부보다는 작은아버지 하면 아이들은 쉽게 이해하겠지.
내가 이 지경이니 자식들은 한문 거의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