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詩 읽기] 돌 속의 별 (류시화) 인생을 돌아보다
픽사베이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 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류시화 (1958~), 시인
생명이 없는 돌 안에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가 있음을 전한다. 시인은 돌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돌과 소통한다.
하찮게 여겨지는 돌을 통해 우리의 인생을 돌아본다. 우리의 내면에 돌처럼 굳어진 편견이 자리잡고 있지 않은지 사유한다.
류시화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생활'을 통해 데뷔했다.
류시화는 젊은층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시인으로 알려져있으며 교보문고에서 2004년부터 10년간 시집 판매 순위를 집계한 결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2005)이 1위에 올랐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