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이번 주말엔 뭘 하면 좋을까 생각 하다가 결정은 하지 못하고 그냥 잠이 들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원주 혁신도시 수변 공원길을 산책하고 콩나물 국밥 사먹고 들어와서 그냥 특별한 일 없이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일요일인 오늘은 무언가 조금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산행을 결정했습니다. 대신 날씨가 추워 아침 일찍 출발하지는 못하고 산행에서 먹을 고구마와 귤, 그리고 김밥 등을 사서 챙기고 11시 반 정도에 집을 나섰습니다.
원주시 귀래면의 날씨입니다.
오늘의 행선지는 귀래면에 위치한 미륵산으로 정했습니다. 30분 정도 차를 타고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어요. 미륵산은 저도 이번에 처음 들어봤구요. 뭐 대한민국에 크고 작은 산이 하도 많으니 처음 들어보고 처음 가보는 산이 당연히 많을겁니다.
차를 타고 도착하면 여기서부터 산행이 시작됩니다. 주차장 시설이 따로 되어 있지는 않아서 도로변에 차를 두어야 합니다.
시작지점에서 올라가는 길이고, 이 길을 따라 올라가면 바로 조그만 절이 나오는데요.
신라 56대 경순왕 경천묘라고 하는데, 사실 절인지 묘인지 좀 헷갈리더라고요. 아무튼 과거에 경천묘가 소실되었었고 2006년에 원주시에서 복원을 하였다고 합니다.
경천묘를 지나서 미륵산 등산안내도가 나오는데, 글씨가 잘 보이지 않고 안내도가 흐릿하게 변해 있어요. 거리도 정확한건지 알수가 없었고요.
조금 오르다보니 두 개의 돌탑이라 해야하나?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무언가 모르는 한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길을 따라 계속 올라갑니다. 등산로에는 낙엽이 수북히 싸여 곧 겨울이 올 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등산로에 서 있는 썩은 고목에서 영겁의 세월을 느껴봅니다.
저 위로 가야할 길이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주포리 삼층석탑입니다. 이 석탑에 대해서 적어보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설명이 자세히 적혀있거든요.
역시 대한민국의 가을은 하늘이 푸릅니다. 그름이 많은 날이긴 하지만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조금은 단조로운 산행길이다 싶었는데, 이제 이런 계단이 나왔네요. 그리고 정상이 가까워졌는지 나무들 사이로 넓다란 하늘이 보입니다.
바위에 올라 멀리 보이는 경치를 배경으로 한컷 찍었습니다. 힘을 내라는 손짓일까요.
이 분은 오늘도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새로 산 아이보리 패딩이 돗보입니다.
이제 정상 근처로 보이는데요. 조금 전까지는 단조로운 산행길이라는 느낌을 갖고 올라왔는데, 갑자기 나타난 계단과 바위들을 보면서 '아 이제는 뭔가 좀 달라지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간 단풍 낙엽들과 파란 하늘, 그리고 하얀 구름이 어우러진 풍경이 좋습니다.
바위와 하늘이 맞닿은 이곳. 매우 커다란 바위가 돗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불상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줄을 잡고 오르면 정상이 나타날겁니다. 상당히 가파르네요.
밧줄을 잡고 힘차게 땡겨 봅니다. 자, 정말 오랫만에 유격, 유격, 유격입니다. 손가락 가위질 날리며 새로 산 패딩입은 아까 그녀에게 여유도 보여주고요.
드디어 하늘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여 사방으로 경치를 담아봅니다. 가을산이 참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 곳에 겨울이 오고 하얀 눈이 쌓인다면 어떨까요? 그 때 다시 한번 오겠습니다.
오, 그런데 이 곳이 미륵산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이곳이 정상인줄 착각하고 있었던겁니다. 여기까지 한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무언가 좀 짧다라는 생각은 들었거든요. 그럼 더 가보겠습니다.
그 것 참 무언가를 닮았습니다. 소대가리? 악어? 무었으로 보이나요?
낙엽이 많이 싸여 등산로가 보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미륵산은 이름있는 명산은 아니어서 등산객들이 별로 없습니다.
헬기장이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미륵산 정상이네요. 해발 689미터. 이곳까지 두시간 정도 걸린것 같습니다. 다음엔 원주 운계리에서 올라와 볼까합니다.
자, 이제 하산입니다. 내려가는 길엔 사진이 없네요. 인적도 없고 시간도 늦고, 사진 찍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앞서 치악산 비로봉 산행 때는 코스도 길고 시간이 오래 걸려 매우 힘들었으나, 이 곳 미륵산은 코스도 짧고 - 이정표가 부정확하여 정확한 거리수를 모르겠으나 - 고도도 낮아 힘이 많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산 위쪽 바위가 험하여, 그 바위를 넘는것이 난해하다 하겠습니다.
오늘 미륵산 산행은 세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산행거리는 왕복 6.6Km로 계산이 되는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정표가 정확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곧 겨울입니다. 산행시 두꺼운 장갑과 바람을 막아줄 외투 필수겠지요. 다음에 산에서 만나 뵙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