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의 온도계가 37도를 가리킵니다.
실제 온도가 저리 나가지는 않겠지만 아스팔트 복사열까지 하면 더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런 날에 두물머리에 나가봅니다.
좋은 날만 기다린다면 한번도 나가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갑니다.
양수리까지 가는 전철은 바깥 날씨와는 무관하게 시원하였습니다.
전에는 할배들이 대부분이던데 요즘에는 할매들이 더 많네요.
할배들은 한쪽 귀퉁이 의자에 몸을 맡긴 채 꾸벅 꾸벅 졸고 있지만
할매들은 전철 한가운데 의자에 앉거나 서서 다른 사람들은 아랑 곳하지 않고
힘찬 목청으로 찌렁찌렁 이야기를 해댑니다.
누가 먼데서 들으면 싸움 난줄 알것 같습니다.ㅎㅎㅎ
연꽃이 보이기는 한데 해가 중천이라 측광도 안되고
몇번 앉았다 일어섰다 했더니 등줄기에는 또랑물 소리가 들립니다.
아! 이러다 쓰러지면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ㅋ
허리 숙이고, 깨금발 들고 별별 자세로 담아봤지만
구도나 시선, 측광 따지고 할 정신은 없이
얼른 인증샷만 하고 돌아가야지 하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ㅎ
근데 작년 연꽃 사진이나 금년 연꽃이나 결과물에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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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ㅎㅎㅎ
왜냐하면 모델이 예쁘면 어떤 사람이 어떻게 담아도 예쁘게 나오거든요.ㅎㅎㅎㅎ
인당수의 심청이가 용궁으로 들어가면서 따라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듯합니다.
하마터면 따라갈 뻔했습니다.ㅎㅎㅎㅎ
하도 더우니 먼데 우산 쓰고 가는 사람도 연꽃으로 보입니다.ㅎㅎㅎ
세미원만 들러 올려다가 기왕에 먼길 왔는데 두물머리를 들르지 않을 수 없어서
배다리를 지나서 가봤습니다.
더운 날씨에 아짐씨들이 더 강하고 용감합니다.ㅎㅎ
두물머리 갔는데 한번도 보지 못했던 황포돗배를 봤습니다.
아마도 아침 일찍 다른 진사들이 왔을 때 올려 놓은게 남아 있었던 듯합니다.
아침 안개나 일출에 담아야 하지만 이것만이라도 감사하며 담았습니다.ㅎ
오늘 따라 사진틀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네요.
완전 꽝입니다.ㅎㅎㅎ
날씨가 더워서인지 사람들도 별루 보이지 않습니다.
하긴 이렇게 더운날 시원한 백화점에 가지 저라도 이런데 안오겠습니다.ㅎㅎㅎ
가끔 보이는 사람들은 사진을 너무 너무 좋아하거나
연꽃에 깊은 사연이 있는 분들일 겁니다.ㅎㅎㅎㅎ
이 분의 카메라에 찍힌 피사체가 어떤 것인지 너무 너무 궁금했습니다.ㅎㅎㅎ
미소가 예쁜 아가씨였는데 사진 좀 찍자고 이야기할 생각이 전혀 안났습니다.ㅎㅎㅎㅎ
라이딩하는 부부인 듯한데 남편에게 앞모습보다는 뒷모습을 담아달라고 하네요.
아마도 앞태 보다는 뒷태가 더 자신이 있었나 봅니다.ㅎㅎㅎㅎ
제가 봐도 그랬습니다.ㅎㅎㅎㅎ
더운날 함부로 나가는게 아닙니다.
건강 조심하세요.
첫댓글 ㅎㅎ 더운데 수고하셨습니다.
헌데, 뭔 예술사진 찍는 게 장소팔.고춘자 만담 같애요.
장소팔, 고춘자를? 할배가 틀림없습니다.ㅎㅎㅎ
찍사가 예술은 뭔 예술이랍니까?
그냥 재미있으면 그만이지요.ㅎㅎㅎ
오늘같은 폭염에 열정이 대단하시옵니다
덕분에 연밭이랑
두물머리 황포돗배도 보고
감사할뿐입니다
이럴때 쓰는 말이
안설맞춤 인듯 하옵니다
연꽃의 아름다움이나
선생님 글솜씨나
딱 좋은듯 하옵니다
연꽃이 쪼매더 아름다웠으면
하마터면 붉은해님 용궁 따라가시지 않으셨을까
가슴을 쓸어내리는중입니다
용궁에는 눈 뜬사람은 못간답니다.ㅎㅎㅎㅎ
얼마나 다행인지요.ㅎㅎㅎ
@붉은해 괜한걱정을 하였습니다
연꽃아 연꽃아
더 아름다워지거라~
뜨거운 태양도 안무서워하시는 붉은해님이시다~
감상 보다는 흥미가 더 진진했습니다. ㅎㅎㅎ 마치 한편의 소설을 듣는 듯 한...^^
뜨거운 날 고생하셨습니다.
저는 사진을 하고 싶은데 다른 분들은 그래도 사진보다는 글이 쬐끔 낫다고들 하시네요.ㅎㅎㅎㅎㅎㅎ
사진을 접고 글로 가려니 머리의 CPU가 딸려서 몇자 쓰는 것도 어렵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요즘연꽃이별로인것같더라구요 연꽃사진 하나도 못찍었는데 그곳도별반차이가 없었나보군요 ㅋ
너무더워서 다니기어려운데 멀리다녀오셨네요 ㅋ
열정이 아직은 남아있으신가봅니다 ㅎ
열정이라기 보다는 집착?ㅎㅎㅎ
그냥 인내심의 한계를 느껴보느라..ㅎㅎ
ㅋㅋㅋ~~
장소팔.고춘자~~ㅎ
들풍님의 해학입니다.ㅎㅎ
혹 들풍님이 저의 소중한 작품(?)을 폄하하신건 아닌지 따져봐야겠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황포 돛대가 떳어도
워낙이 더운 날이라 사람이 적어 보이네요^^
그래도 연꽃을 예쁘게 삑어주셨네요,
핸폰들고 가서그런지 저에겐 꽃들이 시큰둥 해요 ㅎㅎㅎㅎ
자존심 상한 표정으로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