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파 강타] 상가 침수 도로 유실 피해 커
- 판교리 주민 대피· 시 비상근무 체제 유지
- 예상 보다는 피해가 적은 편
▲ 제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17일 강릉 교동의 한 맨션 지붕이 강풍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 강릉소방서 관계
자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김정호 기자님)
대형 태풍 ‘산바(SANBA)’가 한반도를 관통한 17일∼18일 새벽, 강릉지역은 밤낮을 잊은 채 재난예방을 위한 사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경포 호숫물이 넘치면서 진안상가가 물에 잠기고, 옥계면 지방도가 유실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 피해 상황
경포호 주변 진안상가가 17일 오후 허리까지 빠지는 물에 침수됐다. 동해상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쉴새없이 굵은 빗줄기가 퍼부으면서 상가 주변의 경포 호숫물이 넘쳐 도로와 상가 일대가 거대한 물바다로 변했다.
침수는 시간이 지나면서 진안상가 뒷편의 상점가로 계속 확산되는 비상 상황이다. 횟집과 건어물, 음식점 등 수십개 업소가 줄지어 입주해 있는 진안상가 일대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호수와 잇닿아 있는 여건 때문에 펌핑으로 물을 빼낼 수 있는 마땅한 방안도 없어 침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상인들은 “상가 내부가 물에 잠긴데 이어 허리까지 빠진 물이 한밤중에도 계속 차오르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발을 굴렀다.
호수가 넘치면서 경포대에서 경포 해변으로 연결되는 진입도로는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6시30분 쯤에는 강릉∼동해 사이 백봉령 지방도가 유실됐다.
산간 비탈면에 접한 도로 한쪽 차선의 길이 15m, 폭 2m 도로가 가드레일과 함께 무너져 내리면서 결국 이 구간은 추가 붕괴 등 위험성 때문에 차량 운행이 금지됐다.
■ 재난 예방 ‘온 힘 기울여’
강동면 심곡리∼옥계면 금진리를 잇는 ‘헌화로’는 파도가 도로를 집어삼킬 듯 덮치면서 17일 낮부터 통행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날 동해 해상에는 최고 9.4m에 달하는 산더미 같은 파도가 몰아쳤고, 바닷가 연안에도 5m 내외의 파도가 해안도로와 방파제를 쉴새없이 때렸다. 지난 7월 석축이 붕괴되면서 가옥을 덮친 사천면 판교리 주민 3명은 16일 밤부터 서둘러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고, 강릉 남대천변 둔치에서는 하천 수위가 높아지자 17일 새벽부터 주차 차량 이동작업이 벌어졌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때 붕괴 일보직전까지 가는 비상 상황에 처했던 강릉 남대천 상류 오봉저수지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초당 방류량을 130t으로 대폭 늘렸다.
강릉시는 저지대 주택가 침수를 막기 위해 마대쌓기 등에 안간힘을 썼고, 시내 배수구의 물길을 터주는 작업도 빗속에서 강행됐다.
시 관계자는 “전직원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해 실시간 취약지역을 점검, 보완하고 있다”며 “지난 8월말 태풍 ‘덴빈’으로 인해 농업인들이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는데, 수확기에 또 대형 태풍이 닥쳐 이중고가 예상된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 참조 : 강원도민일보 최동열 기자님(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