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서부 플옵 5차전 레이커스와 재즈의 대결.
4쿼터 말미에 89-89 동점의 상황.
남은 시간은 11.3초...타임 아웃을 부른 레이커스 진영.
델 해리스는 18살 코비 브라이언트에게 마지막 슛을 맡깁니다.
코비는 전혀 당황하는 기색없이 그 막중한 임무를 자신있게 받아들였고
다른 팀원들은 코비가 그 임무를 맡는것이 썩 내키지 않은 눈치였죠.
(특히 밴 액셀이 별로 탐탁치 않게 여겼습니다)
샤킬 오닐은 이미 파울아웃 당한 후라 그저 지켜볼 뿐.
(헌데 샤크는 의심쩍은 눈빛 가운데 왠지 코비에게 한가닥 기대를 거는 눈치였습니다)
레이커스 벤치는 전원 긴장했고 데릭 피셔는 아예 자리 깔고 엎드려서 지켜보았죠.
볼을 건내받은 코비는 서서히 유타진영으로 넘어오기 시작했고
그 앞을 재즈 최고의 스타퍼인 브라이언 러셀이 가로막습니다.
번개같은 퍼스트스텝으로 러셀을 제치려 했지만
러셀은 전혀 흔들림없이 코비의 진로를 막았고
코비는 페이크를 시도합니다.
허나 러셀이 누굽니까???전혀 속지 않고 코비의 슈팅모션을 꿰뚫어 버립니다.
결국 무리하게 페이더웨이를 시도했고 결과는 에어볼....
볼은 그대로 말론의 손으로 향했고 경기종료.
코비는 아쉬운듯한 기색이 역력했고
델 해리스는 그런 코비를 다독입니다.
밴 액셀은 여전히 똥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에디 존스마저 허탈한 표정을 짓습니다.
나머지 선수들도 마찬가지죠.
경기는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레이커스의 중요한 첫공격에서 코비에게 오픈 3점 찬스 기회가 옵니다.
코비는 자신감 없는듯한 슛시도였고 결과는 역시나 에어볼.
패스를 해준 밴 액셀은 역시 똥씹은 표정이 되었습니다.
말론의 자유투로 2점을 달아난 재즈.
이후엔 서로 득점 없는 공방전이 계속되죠.
중요한 시점에서 스탁턴의 돌파가 이루어지고 자신에게 몰리는 수비를 이용해
말론에게 오픈찬스를 만들어줍니다.
천하의 말론이 그걸 놓칠리가 없죠.깔끔하게 점프샷을 꽂아넣습니다.
점수는 4점차로 벌어지고 제리 슬로언은 환호합니다.
이어진 레이커스의 공격...코비에게 다시 정면 오픈 3점 찬스가 생겼고
코비는 과감히 던집니다...그러나 림은 그것마저 외면해버립니다.
계속된 레이커스의 공격..이번엔 코비는 캠블에게 멋진 패스를 합니다.
캠블이 성공시키지는 못했지만 귀중한 자유투를 얻어냈습니다.
침착하게 2구 다 성공시킨 캠블.점수는 2점차.
영악한 스탁턴은 재빨리 파고들어 슈팅파울을 얻어냅니다.
1구는 놓치고 2구 성공 점수는 3점차
이번엔 코비가 그동안의 실수를 만회할 기색으로 멋지게 돌파하여
2점을 올립니다...점수는 1점차
남은 시간은 1분 28초...유타의 정말 귀중한 공격찬스.
이번에도 유타의 메일맨은 환상적인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로
2점을 배달합니다...정말 말론은 득점머신입니다...점수는 96:93 다시 3점차
레이커스 공격에서 에디 존스가 회심의 3점을 날립니다.
허나 어림없이 빗나가고 유타의 공격..말론이 이번엔 득점에 실패.점수는 여전히 3점차
작전타임을 부른 레이커스.
다시 공격 시작....볼을 가지고 패스할곳을 노리던 밴 액셀.
사이드에서 정면으로 돌아나오는 코비에게 패스 합니다.
코비는 러셀을 앞에두고 3점 시도....허나 이번에도 에어볼.
유타는 재빠르게 공격하지만 실패~~여전히 스코어는 96:93
밴 액셀은 빠르게 유타진영으로 넘어갔지만 수비에 막힙니다.
헌데 코비가 비었습니다....이번에도 밴 액셀은 코비에게 패스~~~~
코비의 3점~~~~~역시나 에어볼.....유타 관중들은 환호합니다.
이번엔 델 해리스도 정말 처참한 표정으로 변합니다...
결국 파울 작전...브라이언 러셀은 침착하게 2구 모두 성공시키며 점수를 98-93으로 벌립니다.
유타의 델타 센터는 난리가 났습니다~~~코비는 완전 풀이 죽은 얼굴이고
샤크는 벤치에서 멍하게 바라봅니다.
마지막 사이드에서 의미없이 던진 에디으 3점은 저멀리 빗나가고
경기는 유타가 승리합니다.
경기후 밴 액셀은 코비에게 엄청나게 화를 냈다고 합니다.
자신이 해준 패스 대부분을 코비가 놓쳤기 때문이죠.
헌데 밴 액셀 역시 별로 할말은 없습니다.4쿼터가지 리딩보다 슛에 주력하며 득점을 챙기다가
중요한 연장에선 얼어 붙어서 코비에게 볼을 돌리기 바빴으니까요.
샤크에게 욕도 무쟈게 먹었죠.
에디 존스 역시 시리즈가 끝나고 샤크에게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습니다.
에디 존스 역시 연장에서 버로우였고(아니 시리즈 내내 그림자였죠)
사실 델 해리스가 코비에게 마지막 슛을 맡기기전에 에디와 밴 액셀에게 먼저 그 슛을 맡겼지만
둘다 기피했거든요...샤크가 직접 보고 있었지만요.
반면 애송이티 물씬 나고 아직 18살인 코비는 그 어려운 임무를 주저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연속으로 에어볼을 날리더라도 결코 자신의 슛에 믿음을 잃지는 않았죠.
이런 모습 때문에 샤크는 코비에게 비난을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히려 대단한 녀석이라 칭찬했고 다음엔 결코 이런 수모를 잊지 말라는 충고도 해줬죠.
어린 나이에 에어볼을 날리더라도 주저없이 던진 코비의 배짱이
훗날 최고의 클러치플레이어로 성장할 밑거름이 되었을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첫번째 슛은 감독의 지시였습니다. 코비에게 기회를 준 것이니 에어볼을 날려도 괜찮다고 여기더라도, 연장전에서 두 번 연속의 에어볼은 순전 코비의 만용이요, 고집이었죠. 두 번째 에어볼은 코비가 자기가 한번 더 맡겠다고 하도 바득바득 우기길래 감독이 하는 수 없이 승낙했던 것입니다. 한 번 에어볼을 날리고 두번째까지 날린 상태에서 또다시 무리한 슛을 고집할 선수는 코비가 유일할거에요. 웬만한 선수는 두 번 연속 슛 실패하면 와이드 오픈 찬스에서도 슛을 하지 않고 패스를 합니다. 그것마저 안 들어가면 체면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런데 코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루키 시즌에 그렇게 중요한 게임에서 터프샷을 세 번이나 던져 모두 에어볼로 끝나고 그 때문에 시리즈 패배했으니, 그 배짱과 용기는 가히 천하무적이라 봅니다. 경기를 뒤집을 경험도, 실력도 없는 상태에서 플레이오프에서 세 번 연속 에어볼을 날리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요. 사실 제가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선수를 처음 알게 된 것도 이 때 NBC sports magazine에 3 straight airballs from a teenager 이라는 제목으로 코비의 에어볼 영상이 나와서 그때부터 눈여겨 보았던 것입니다. -_-;; 그런데 이 배짱과 용기는 그대로 간직하면서, 그 배짱과 용기를 현실로 승화시킬 실력을 키우더군요.
역시 떡잎부터 다르네요 마인드가 ㅋㅋㅋ 진짜 대단하다는 ^^
대단한 코비 ㅋ
저는 이 에어볼이 지금의 코비를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치욕스런 에어볼이 아니였다면 그는 과연 리그최고급의 연습벌레가되었을까 라고 생각해봅니다
암튼 당시 유타는 완전히 작두 탔습니다. 시애틀을 꺾은 서부 우승후보 1순위인 로케츠 마저 꺾었으니..당시 레이커스가 강팀이긴 했으나 97년만 놓고 본다면 소닉스나 로케츠보다 조금 어렵지 않았나 합니다.
에어볼이 한두개가 아니네요
정말 타고난 배짱이라고 밖에는...
그 당시 가장 자신있게 볼을 원한 선수는 닉반 엑셀도, 에디 존스도 아닌 코비였다- 샤크의 자서전에서
갑자기 이 경기가 보고 싶어 지네요.. 혹시 이 카페에서 볼 수 있는지...
반 엑셀이 공을 기피했군요 -_-
엑셀옹이 볼을 기피하다니... 에어볼 던지게 되면 위축되게 되는게 당연지사인데... 시도자체를 높이사는 바입니다... 무서운늠...콥이
연장전 두번의 에어볼이 아무도 나서지 않아서 코비가 던졌다고 알고있는데 아니었나요? 전 그렇게 알고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