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술 마시는 중에 5시 반에 산에 가자고 약속한 모양이다.
10분전에 옆방 김교감이 전화를 한다.
밖은 깜깜한데 가로등이 밝다.
가로등 뒤 태조산 줄기가 감싸고 푸른 하늘에 하얀 별 몇 개가 선명하다.
어제 아침에 다녀왔다는 그가 앞장 선다.
마곡사에서 산을 달려가는 그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지라
천천히 가자고 당부를 한다.
그의 걸음은 빠르다. 각원사 옆을 따라 돌계단을 오르는 길에서
안간힘을 쓰며 따라간다. 술먹은 나의 몸은 다행이도 잘 따라가 준다.
20분쯤 걸었을까 능선에 닿아 소나무 사이 평탄한 능선을 걷는다.
작은 봉우리 오르막에서는 쳐진다.
동쪽이 빨갸져 오는데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정상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그의 빠른 걸음 탓에 생각보다 일찍 정상 정자에 닿는다.
주변 태조산 안내판을 보고 돌아온다.
큰 건물이 많은 각원사는 청동대불만 보고 내려온다.
연수를 마치고 그의 차를 타고 광주로 온다.
문흥지구를 찍으니 네비가 임실 순창으로 안내해 전라북도의 내륙도로를 지난다.
밀리기 시작하는 시간에 광주에 도착해 풍암동 김치찌개에 나 혼자 소주를 또 마신다.
김교감 앞에서 조신을 떠는지 바보는 마시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