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그린 피쉬 가보니까, 난리가 났더군요. 인터넷에서 장사하기 참 어렵겠군요. 제 경우 물고기방 (수족관) 문 닫은 입장이지만, 하이텔과 천리안에서 통신할 때는 가게를 했었지요. 그때 느낀 점은 아직 통신상에서 정상적으로 장사하는 일이 참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같은 매니아들을 만난다는 입장에서는 즐거운 일이지만 말입니다.
제 경우 당시에 베타 암컷을 수입상인들에게 주문해서 들여온 다음 판 적이 있기는 합니다. 크리벤시스를 구한다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들여와서 팔기도 했구요.
하지만, 당시에 내가 파는 것은 장사 라기 보다는 매니아들이 구하기 어려운 것을 구해다주면서 매니아들을 만나는 재미가 있어서 였습니다.
그것도 장사랍시고 오해가 생기는 듯도 하고, 그리고 하여간 별로 맞지않는 듯 해서 나중에는 가게에 들르는 분들을 청계천 쪽으로 모셔다드리기 까지 했습니다.
거기가서 골라서 사라는 뜻 이었습니다.
사실 현재의 관상어 업계가 안고있는 문제는 그린피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고기는 팔지만, 물고기를 제대로 기르는 방법을 알리는 일에는 소홀한 점이 많았습니다. 자료라는 것은 대개가 외국자료에 의존하고 있구요. 현재도 많은 매니아 분들이 인터넷 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서 외국의 책과 잡지를 구해다가 보면서 공부하는 모습들을 발견합니다. 금붕어의 한 품종인 난주의 씨어미를 구하려고 일본에 가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분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결국 집에서 난주를 부화해서 길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에서 디스커스를 부화시켜서 한 번에 200-300마리 가까운 어린 디스커스를 길러서 시장에 내놓는 모습도 보았구요. 주한 미군에 근무하는 어느 미국사람은 청계천의 한 가게에서 일주일에 하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미생활을 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베타를 부화시키고 몇몇 시클리드 종류를 비롯해서 어항 5-6개를 멋지게 장식해서 기르고 있었습니다. 정말 부러운 점이 많고 본받아야할 점도 많이 있는 분 이었지요.
진정한 매니아들의 관심을 제대로 북돋을 수 있는 상인들의 모습이 아쉽고, 또한 장사를 하는 동안 나 역시 그러지 못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요즘 뱀과 몇몇 파충류를 수입해서 파는 분들을 알고있는데요. 이들 생물종들 역시 시장에서 쉽게 보게 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이들을 기르는 방법들이 공유되고 그리하여 전반적으로 생물기르는 문화가 좀더 한 차원 나아가는 계기가 되려면 역시 마찬가지의 장벽이 우리들 앞에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기르는 모든 생물종들이 지구촌 어느구석에 살던 녀석들임을 생각하면 단지 한낱 눈요깃거리와 금전적인 대상만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하늘과 땅과 물에 의지하는 생명들임을 확인할 수 있겠고, 그렇다면 함부로 대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줄어들텐데...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