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전쟁 by 레너드 서스킨드 (tistory.com)
1부. 몰려드는 전운
붕괴하는 별이 태양 질량의 5배 정도로 훨씬 무겁다면 고밀도의 중성자 공조차 모든 것을 중심부 쪽으로 붕괴시키는 중력을 더 이상 이기지 못한다. 중성자별은 결국 내파implosion해 특이점으로 무너져 내린다. 특이점은 거의 무한대의 밀도와 파괴력을 가진 점이다. 그 조그만 중심핵에서의 탈출 속도는 광속을 훨씬 뛰어넘는다. 어둑별, 또는 블랙홀은 이렇게 태어난다.
블랙홀 근처, 특이점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진 지점에서 출발한 빛은 블랙홀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지평선horizon(=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 불리는 가상의 구면에서 출발한 빛은 다시 끌려 들어가지만, 지평선 바깥쪽에서 출발한 빛은 블랙홀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다. 태양이 블랙홀이 된다면 지평선 반지름은 약 3km.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블랙홀의 질량에 비례. 태양의 질량이 1000배로 늘어나면 지평선의 반지름이 1000배로 늘어나 3000킬로미터가 됨. 우리 은하 가운데에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 약 2억 km에 달하는 초대형 블랙홀이 존재.
기조력(tidal force) : 중력의 세기와 방향의 변화 때문에 생겨 물체를 뒤트는 힘. 그 원인은 달, 지구, 태양, 또는 어떤 다른 천체이든 상관없음
바닥상태 : 어떤 계에서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빼냈을 때(온도가 절대 영도일 때)
영점운동(zero point motion) : 바닥상태에서 일어나는 여분의 요동
양자떨림(quantum jitter) :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은 신경과민에 걸린 것처럼 벌벌 떠는 입자에 더 사실적인 이름을 붙였음
고전물리학에서 에너지는 어떤 값이든 가질 수 있음. 진동자의 에너지를 어떤 원하는 값까지 부드럽게 높일 수 있다는 뜻. 그러나 양자 역학에서는 진동자의 에너지는 작지만 나눌 수 없는 단위로 이뤄져 있음. 진동자의 에너지를 점차로 증가시키려고 하면 그 결과는 매끄러운 경사로가 아니라 계단. 즉 에너지는 에너지 양자(energy quantum)라는 어떤 단위의 배수로만 증가.
그 양자 단위는 진동수에 달려 있는데, 이것에 관한 규칙은 플랑크와 아인슈타인이 광제에서 발견한 것과 똑같은 규칙. E=hf (진동자의 진동수 × 플랑크 상수)
진동자는 진동수가 높지 않아서 계단 턱의 높이가 극도로 작고, 때문에 일상 경험에서 에너지 양자화는 결코 알아챌 수 없음
물리학자들이 쓰는 정보의 단어의 의미는 물질(원자, 광자, 중성미자 및 중성자 같은 다른 입자들로 이루어진)로 만들어졌고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다.
공간의 영역에 집어넣을 수 있는 정보의 최대량은 그 영역의 부피가 아니라 넓이와 같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법칙. 당신은 에너지를 만들 수 없고 파괴할 수도 없다. 단지 그 형태를 바꾸는 것뿐이다. 제2법칙은 우리를 훨씬 더 낙담시킴. 무지(無知)는 항상 증가.
열역학 제2법칙 :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하고 에너지는 항상 쓸모없어짐. 위치에너지, 운동에너지, 화학에너지, 그리고 다른 형태의 에너지가 열로 바뀔 때마다 항상 열이 증가하고 조직화되고 혼돈스럽지 않은 에너지 형태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변화가 일어남 ☞ 세계의 엔트로피 총량은 항상 증가
균일한 겉모습과 큰 엔트로피의 조합은 다음을 암시
어떤 계인든 그 계가, (1) 너무 작아서 볼 수 없고, (2) 그 계의 기본적인 겉모습을 바꾸지 않고도 많은 방식으로 재배열할 수 있는 아주 많은 수의 미시적인 물체들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
베켄스타인의 블랙홀 엔트로피 계산
1) 1비트 정보(1비트 정보를 지닌 광자 에너지)를 더했을 때 블랙홀의 에너지가 얼마나 증가?
2) 1비트를 더했을 때 블랙홀의 질량이 얼마나 변화? E=mc2
3) 질량 변화를 알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변화를 계산할 수 있음 Rs = 2MG/c2
4) 지평선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계산. 지평선 넓이 = 4πRs2
1) 광자는 긴 파장을 가지고 있어서 블랙홀 안에서는 위치가 불확실 → 파장이 Rs
E=hc/Rs (h는 플랑크 상수, c는 광속) : 블랙홀에 1비트의 정보를 떨어뜨리면 에너지는 hc/Rs만큼 증가
2) 블랙홀의 질량변화 : 에너지를 질량으로 바꾸려면 에너지를 c2 으로 나눔
질량의 변화 = h/Rsc
○ 몇몇 숫자를 집어넣어서 1비트 태양 질량의 블랙홀에 얼마나 많은 질량을 넣을지 계산
플랑크 상수, h : 6.6×10-34
블랙홀의 슈바르츠실트 반지름, Rs : 3000미터(=2마일)
광속, c : 3×108
뉴턴 상수, G : 6.7 × 1011
태양 질량의 블랙홀에 1비트 정보를 더하면 10-45 만큼 늘어남(없는 것은 아니다)
3) Rs의 증가량= 2hG/(Rsc3)
태양 질량 블랙홀의 경우 Rs는 약 3000미터. 반지름은 10-72미터 증가
태양 질량 블랙홀의 지평선의 넓이는 약 10-70 증가(공교롭게도 1제곱 플랑크단위)
☞ 1비트의 정보를 더하면 어떤 블랙홀이라도 그 지평선의 넓이가 1플랑크 넓이 단위, 즉 1제곱 플랑크 단위만큼 증가한다.
블랙홀을 한 비트 한 비트씩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비트로 잰 블랙홀의 엔트로피는 플랑크 단위로 잰 지평선의 넓이에 비례한다.(=정보는 넓이와 같다)
물질인 정보 조각으로 조밀하게 덮여 있는 하나의 경계면으로서의 지평선과 아무것도 없는 단순한 귀환 불능점으로서의 지평선 사이의 명백한 모순이 바로 블랙홀 전쟁의 발발 이유였다.
온도란 어떤 계에 엔트로피를 1비트 더했을 때 그 계의 에너지 증가량이다.
열적 떨림 : 실제로 존재하는 광자, 즉 우리 피부를 때리고 에너지를 전달하는 광자 때문에 생김
양자 떨림 : 가상 광자의 쌍 때문에 생기는데, 이 광자쌍은 생성되자마자 진공 속으로 다시 흡수
2부. 기습공격
정보가 파괴된다는 것은? 고전물리학 입장에선 미래가 과거의 자취를 잃어버리면, 즉 미래에서 봤을 때 과거를 알 수 없으면 정보는 파괴된다. 또 다른 경우는 법칙에 무작위성이 있을 때. 법칙에 무작위성이 있는 경우 미래나 과거를 확신하는 것이 불가능.
역사를 긴 호흡으로 바라보자.
처음에는 수소와 헬륨이 대부분인 거대한 기체 구름으로 시작 → 중력이 작용하면서 기체 구름은 서로를 끌어당기기 시작 → 그 자신의 무게로 인해 기체 구름은 수축하고, 구름이 수축함에 따라 중력의 위치 에너지는 운동 에너지로 변모 → 입자들은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며 입자들 사이의 공간 수축 → 기체 구름은 수축하면서 뜨거워지는데, 결국 불이 붙을 만큼 뜨거워져서 별이 됨 → 모든 기체가 별에 끌려가는 것은 아니고 일부는 궤도에 남아 행성, 소행성, 혜성, 다른 파편들로 응축 → 수천만 년이 지나면서 별은 핵반응의 원료인 수소를 모두 소진 → 적색 거성으로 변해 타오름 → 마침내 별은 격렬하게 폭발하고 블랙홀 형성 → 블랙홀은 호킹 복사를 통해 질량을 방출(에너지가 광자와 다른 입자의 형태로 방출) → 어마하게 긴 시간, 약 1068년의 시간이 지나면 블랙홀은 마지막으로 고에너지 입자들을 폭발적으로 방출하면서 사라짐
은하들 사이의 텅 빈 공간이 아무리 춥다 해도 별의 질량을 가진 블랙홀보다는 훨씬 따듯. 가장 따뜻한 블랙홀도 우주에서 가장 추운 곳 보다 1억배 정도 차갑다. 열에너지는 항상 따뜻한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흐름. 그래서 열복사는 우주 공간의 좀 더 따뜻한 영역에서 블랙홀로 흐름.
우주가 팽창하면서 수천억 년이 지나면 블랙홀보다 더 차가워져서 블랙홀이 증발하기 시작할 것임
따라서 우리는 호킹 복사를 결코 관측할 수 없을 것. 그러나 우주가 어떻게 작동하고 물리 법칙이 어떻게 서로 들어맞는지 알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그 문제에 탐닉
3부. 반격
플랑크 질량을 넘어서면 더 높은 에너지는 더 큰 에너지를, 더 낮은 에너지는 더 작은 에너지 크기를 의미. 블랙홀에 빠진 원자는 시간이 흘러 지평선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감에 따라 그 원자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점점 더 높은 에너지의 광자가 필요. 결국 에너지가 너무 높아져서 그런 광자가 원자와 충돌하면 거대한 블랙홀이 생성. 그렇게 되면 아주 긴 파장을 가진 호킹 복사를 가지고 영상을 조합해야만 하게 됨. 그 결과로 원자 영상은 점자 흐려져서 원자가 지평선 전체에 걸쳐 퍼지는 것으로 보이게 됨. 바깥에서 봤을 때 원자는 뜨거운 물이 담긴 욕조 안에 용해되는 잉크 방울처럼 보이게 될 것임.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은하, 별, 행성, 집, 돌 그리고 사람들로 가득 찬 우주 같은 3차원 세계는 하나의 홀로그램으로서, 멀리 있는 2차원 표면에 부호화되어 있는 것에서 생긴 영상일 뿐(홀로그래피의 원리 : 공간 영역에 있는 모든 것을 그 경계면에 묶여 있는 정보조각으로 기술 가능)
지구, 태양, 행성들 모두 태양계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구면에 저장된 정보로 부호화되어 있음. 그런 식으로 계속 가다 보면 우리는 우주의 경계면이나 무한대에 이르게 됨. 특정한 정보 조각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질문에 한마디 답변은 불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