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한 해인 2010년을 잘 마무리하고 새로이 맞이한 2011년. 내가 계획하고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분 덕분에 2011년에 더 큰 기대를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기대함은 더 커졌지만, 내 삶에 큰 변화가 없어 답답해 하던 1월이었다. 책도 더 많이 읽고, 새로운 마음으로 양화진에도 찾아가고, 이런저런 내나름의 의미있는 일들로 1월의 시간들을 채워가긴 했지만, 바인더가 채워지는 것만큼 내 마음은 채워지지 못했었다. 체크리스트에 사선을 긋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임용고시가 힘들어서, 갇혀서 공부하는 것을 못참아내는 마치 쑥과 마늘을 먹다 참지 못하고 굴 밖으로 뛰쳐나온 호랑이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까봐 그것이 두려웠다. 솔직히 굴에서 도망치는 것에 그럴싸한 포장을 하려고 더 큰 모험을 준비하고 있다느니, 우리나라가 너무 좁다느니, 이런 말들을 해서 적당히 피할 곳만 찾고 있었다. 내 마음속에 자라나고 있는 하나님의 비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현 상황만 적당히 넘어가려 했었다.
이번 티그룹에서 내가 분주하다라고 내 마음을 표현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졸업을 앞두고 큰소리는 쳐두었는데, 정작 내 안에는 준비되고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었으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난 바쁜 존재여야 했다. '자! 큰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아시겠어요? 하나님과도 이렇게 교제하고 만나고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라는 듯한 인상을 비춰주어야 했다. 이것은 단순한 과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잠시 숨을 멈추고 내 자신과 솔직하게 만나는 것이었다. 사실 이러한 사실조차 난 몰랐다. 단지 공허함이 내 마음에 남아있었고, 무엇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만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번 티그룹에서 난 그 허전함과 공허함이 잠시 멈추고 나 자신과의 대화를 할 때 채워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서 수없이 많이 들었지만, 이해할 수 없었던 한마디. ' 오빠는 머리로만 살려고 해.' 이 말은 기분 나쁜 말임에는 분명했는데, 그 말의 의미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고, '머리로만 살지 않을거야.' 라고 난 여전히 머리로 대답할 뿐이었다. 난 그 말이 내 이성적인 부분을 무시하는 말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티그룹에서 피드백을 하고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삶을 '진심으로' 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머리 속에 들어있는 언어로만 난 살아왔다. 그 언어가 내 삶이 되지 못한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난 내 머리만 의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하고 있었고, 내 삶을 돌아볼 여유조차 갖지 못했었다.
목사님께서 낭송해주셨던 평행선. 정말 난 누구에게, 어떤 것에게도 다가갈 줄도 몰랐고, 거절할 줄도 몰랐다. 그 사실이 너무 슬펐다. 내 마음을 열고 나니 느껴지는 감정이었다. 지금까지의 내 삶의 방식이 평행선과 같았다는 사실에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이러한 내 삶의 방식이 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힘들게 느껴졌을지 생각하니 내 마음이 아팠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게 사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것마저 난 적당히 대하고 만 것이다. 그동안 아파했을 내 꿈, 나의 그녀, 목사님, 우리 가족, 친구들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티그룹을 마칠 때쯤에야 겨우 깨달았다. 아니 9년간 목사님을 따라다니면서 깨닫지 못했다. 그동안 이렇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했다. 정말 나를 위한 하나님을 위한 도전을 하고 싶다. 분주하기만 했던 내 삶이었고. 누군가에게 희망은 되어주었을지 모르지만, 정작 내 곁의 사람들에게는 아쉬움만 주었던 내 삶이었고. 꿈을 좇아 살기보다는 현실에 묻혀 안일하게 살았던 내 삶이었다. 처음으로 가슴이 뛰었다. 나도 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한번 뿐인 인생 정말 후회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숨을 오래참는 재주를 가진 사이먼 비치와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요의 주인공 민초희를 생각하면 삶의 평가는 어떻게 죽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0년을 살든, 90년을 살든, 꿈이 없이 산다면 그저 흘러가는 시간 앞에 나 자신은 한없이 초라해질 뿐이다. 그러나 꿈이 있는 삶은 20년을 살아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 그 삶은 더욱 빛나고 강건해질 것이다. 양화진에 묻힌 선교사님들, UN 묘지공원에 묻혀있는 젊은이들, 모두 멋진 죽음을 맞이했고,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그분들의 뜻은 유효하다.
분주하다 라는 생각에서 날다라는 다짐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티그룹. 가장 걱정되는 것은 지금 이마음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이지만, 지난 9년간 느끼고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운 느낌이고, 더 풍성해진 느낌이다.
"우리가 시작할 때에 확실한 것을 끝까지 견고히 잡으면 그리스도와 함께 참예한 자가 되리라." 히브리서 3장 14절 말씀이다.
올 해 나의 말씀인데, 지금 내가 품은 이 꿈.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꿈을 끝까지 지킴으로써 예수님과 동행할 수 있다면, 이꿈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참예하는 자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있다.
함께 했던 15명의 비저너리들 모두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기도의 동역자, 비전의 동역자로 함께해요^^
목사님 지금까지 망부석과 같았던 저에게 지속적인 사랑 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전스타트에서 보증하는 인물은 단 한명도 예외없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사람을 세우는 비저너리가 된다는 것을 꼭 증명하겠습니다.
비전스타트 9년만 따라다니면 누구나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첫댓글 멋진 글이다. 이미 네 글에선 위대한 대나무성 기질임을 증명하고도 남는다. 네 글에서 말한 것처럼 그 대나무성 글들이 네 삶이 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면 과제인 듯하구나. 글에서 느껴지는 치밀한 발견과 관찰 그리고 논리들이 네가 그토록 좋아하는 오스기니스의 영향을 받은 듯해보이기도 하고. T-그룹에서 그토록 배우고 느꼈으면 하는 것을 이제서야 발견하고 찾고 느끼었다는 것은 네가 진정 T-그룹의 가치를 알고 오랫동안 T-그룹에 참여하면서 진정한 맛을 알았기 때문이겠지. 사실 그게 생각만큼 쉬운 것이 아니란다. 내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글이구나. 높이 나는 진정한 비전의 날개가 되기를 기도하고 기대한다. 홧팅
목사님 제가 들어본 최고의 찬사입니다. 항상 인내로 저를 거둬주셔서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입으로만 목사님께 떠들지 않고 삶으로 본을 보이는 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닐형, 이 글을 통해서.. 형의 진심이 확 느껴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하네요... 글속에서 감정을 느끼다니..^^ 형을 통해 항상 배웠습니다. 섬김과 헌신, 끈기를 말이지요, 형도 올해는 Fly High 하시고 저도 Fly High 할겁니다! 다시 만나뵐 때까지 화이팅입니다!!
오빠 정말 최고!! 그동안 제가 봐왔던 오빠가 맞는지...ㅎㅎ그동안의 틀을 깨고 알에서 깨어 난 듯 해요!! 지금 오빠의 고백들이 너무 멋있고 빛이납니다. 지금 최고로 빛나는 훈일 오빠! 오빠의 비전스타트 명제 증명을 확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