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일으킨다. -윌리엄 웨스트모어랜드
세상 모든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1914년 6월 28일 사라예보에서 울린 총성에서 기인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왕위 후계자인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이 세르비아 국민주의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에게 암살당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1차 세계대전이 남긴 미해결의 과제들과 독일의 폴란드 침공, 이탈리아-에티오피아 전쟁, 스페인 내전, 중일전쟁, 소련-일본 국경 분쟁과 유럽의 파시즘 대두와 긴장 고조, 경제 대공황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다.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은 영국의 지나친 세금 징수에 반발한 북아메리카의 식민지 주민들이 1773년 12월 16일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홍차 상자들을 바다에 버린 사건이다.
사실은 주인공 존 핸콕이라는 차 파는 밀수꾼이 정치를 하고 싶어서 일으킨 것이다. 그는 미국 독립 선언서에 가장 먼저 서명을 했다. 돈을 왕창 벌고 나니까 정치가 하고 싶었던 것이다. 미국 독립전쟁의 단초를 제공했다.
링컨 암살 사건은 미국 남북 전쟁이 끝난 지 5일 후인 1865년 4월 14일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포드 극장에서 남부 지지자인 존 윌크스 부스 일당에게 암살당한 사건이다.
" 영원한 폭군이여! 남부는 복수했다"라고 외쳤다. 부스의 목적은 링컨과 부통령 앤드류 존슨 암살, 워싱턴을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 북부연방 정부를 전복하는 것이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암살 사건이다.
레이건 암살 미수 사건에는 개인적인 명분이 있었다. 1981년 당시 저격범 존 힝클리 2세가 정치적인 동기가 아닌 단순히 할리우드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였다.
총알은 심장에서 12cm 비켜가 다행히 레이건은 목숨을 건졌다. 지적인 배우 조디 포스터는 사실 동성애자 였다. 힝클리는 정신이상자로 판정받아 워싱턴 DC의 성 엘리자베스 병원에 수용돼 치료감호를 받다가 석방됐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뫼르소는 법정에서 아랍인을 살해한 이유가" 햇빛이 눈부셔서 그랬다"고했다.
세계의 유명사건부터 소설까지 나름 이유와 변명이 있는데 신이 나를 세상에 보낸 이유는 전혀 모르겠다. 그날 2020년 10월 6일 햇빛이 눈부셨다. 그리고 지옥의 문이 열렸다. 재수 없다고 침 한번 뱉고 치부하기엔 너무 오랜 시간을 당했다.
교육청직원들의 온갖 갑질과 막말, 그리고 2년간 거짓말과 서류반려, 왜 오로지 나만을 특별 대우했는지? 잘 모르겠다. 왜 나일까? 이루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영원히 지우지 못하는 자이가르닉 효과처럼 영원한 미제 사건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제사건만큼 슬픈 이야기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걸렸을 때도 왜 우리 가족만 괴롭히고 번호 주고 끌고 갔는지도 정말 모르겠다. 세월이 흐르면 더 모르겠지! 세상이 평등하다면 지금도 그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닌지! 어차피 세상은 불공평하다.
시간이 지나면 용서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수많은 경전을 펼치고 달라이 라마의 강연을 들어도 법정스님, 법륜 스님, 김수환추기경 온갖 말씀을 되새겨도 안 되는 건 안된다. 세상의 많은 종교와 도덕, 윤리, 철학을 끌고 와도 어떤 공식도 대입이 되질 않는다. 하나님께서도 차별당해보진 않으셨다. 피부색도 언어도 아니었다. 같은 나라 동일한 언어 내 이웃들이었다.
근의 공식을 유도하듯이 나만의 해결 방법을 찾아 유랑민처럼 떠돌았다. 용서를 찾는 유목민이었다. 2년 넘게 헤매고 또 헤매었다. 히말라야 산정에서부터 가장 깊은 심해 마리아나 해구까지 내가 선 이 자리에서 우주의 끝을 배회했다.
용서하려고 온갖 방법을 다 찾아보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농축되는 내 분노는 휴화산일 뿐이다. 내가 14대 달라이 라마처럼 수차례 환생을 거듭한다 해도 모를 것이다. 용서가 쉽지 않다. 이젠 나 자신을 용서하고 싶어 진다. 용서 못하는 지질한 나를 용서할 차례가 되었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은 땔감에서 누워 자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복수나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가오는 어떠한 고난도 참고 이겨낸다는 말이다. 월나라 구천은 오나라 왕 부차에게 당한 굴욕을 갚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다.
그는 심지어 충성심을 보이려고 원수 부차의 변을 맛보기도 했다. 복수에 대한 감정이 흐려질 까봐 날마다 쓸개를 매달아 놓고 맛보았다. 그리고 멋지게 복수했다. 난 내 쓸개를 빼서 맛보는 자이다. 매일 난 내 안의 피를 토해 울었는데 그녀의 카톡을 보니 여행도 하고 잘 살고 있었다.
세상은 나를 옹졸하다 생각하지만 카멜레온이 아니면 카멜레온을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카멜레온이 위장하기 위해 주변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카멜레온은 몸의 열을 스스로 발생시킬 수 없기 때문에 온도조절을 위해 변색을 하는 것이다. 체온조절을 위해 색을 바꾸고 때로는 같은 종족끼리 의사소통을 위해 변색하기도 한다. 난 내 몸의 열을 견디지 못한 카멜레온이었다.
사람들은 자기 맘대로의 해석을 좋아한다. 제도적 개선이 필요 필요한 시점이다. 세상은 자신보다 가난하면 얕보고 자신보다 잘살면 질투하며 큰 부자는 숭배하고 찬양한다.
다름을 못 참는 아주 못된 버릇이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삶이 너무 힘들어지니까, 신이 나를 이 힘든 세상에 보낸 이유를 알고 싶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들을 본다.
"난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을 본다. "묻지 마" 사건들을 골라서 본다. 이유는 딱하나이다. 세상에 많은 악마들이 여기저기 숨어 있었고 난 그냥 위로받고 싶었다. 나보다 기구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자기주도 학습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왜 그렇게 나를 미워했을까? 누구의 의도였을까? 누구의 지시였을까? 7개월이 지난후, 경제 진흥청에서 창업비용 준다고 했던 그 시점에도 거부한 이유가 무엇일까? 내 나이의 반도 안 되는 여직원의 서류 반려는 당당하고 무례했다.
한 사람의 업이 달린 업보의 문제였다. 다들 코로나에 너그러워질 그 무렵, 집 앞에 보초세우고 집에 들어오고 한 이유가 무엇일까? 다음날 또 감시한 이유는? 나만 들이대고 미워한 이유는?그들의 명분은 무엇이었을까?
난 눈물도 많고 정도 많고 겁도 많다. 2년 동안 끝없이 피눈물을 흘리게 한자는 누구일까?
신이 나를 세상에 보낸 이유는 정말 모르겠다. 신은 답을 주지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경험으로부터 얻은 건 하나 있다. 항우울제에게 나를 의지하는 게 훨씬 더 가성비가 좋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정신과 약이 분노, 절망, 비관에 더 빠른 해결책을 준다.
악몽은 그물처럼 나를 옭아매고 난 자꾸 꿈속을 헤맨다. 하루에도 여러 번 유체 이탈을 한다. 내 삶은 어떤 단초가 될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난 오늘도 공부를 한다.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