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우리나라는 반도체, 초고속 5G 통신, AI(인공지능), 핵 발전, 방위산업, 선박, 자동차. 건설, 가전제품 분야에서 세계 제일의 위치에 있다. 그래 지금 세계 각국이 우릴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와 알젠틴은 우리의 첨단 기술과 그들의 유전을 교환하자고 제의하고, 나라가 불안한 러시아 캄차카 지사와 스페인의 바스크족은 아예 한국으로 편입하자고 나서고, 몽고와태평양의 섬나라 피지도 우리와 미래를 함께 하자고 요청한다. 폴란드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방위산업 자체를 한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런 선진국이 딱 하나 못하는 것이 있다. 정치다. 우리나라 정치는 최악의 정치이다. 여의도 사람들은 국민을 딱 반쪽으로 나눠놓았다. 최근 '한길리써치'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힘 지지율은 38.4%고 더불어 민주당은 28.0%고,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이 45,5% 한동훈 43,1%로 나온다.
뜻있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조선시대를 노론, 소론, 동인, 서인 사색당파가 나라를 망쳤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시민까지 나라를 좌파 우파로 분열시켜 놓았다. 그 결과 국가적 총체적 힘을 결집하지 못하고, 국가의 동력을 엄청나게 소모시키고 있다. 애국심 가진 사람은 광화문에 떼거리로 몰려나와서 세력 싸움 벌리면서 서로 열심히 상대를 배척한다. 핏대 올려 욕하기 바쁘다. '세상이 망했구나 좌파가 왜 이리 많나' 우파는 탄식하고, '말세다 우파가 왜 이리 많나' 좌파는 한탄한다.
이렇게 반쪽으로 갈라진 나라가 우리나라다. 문제가 많아도 너무 많다. 현재 우리는 동서남북이 갈라져 있다. 남북은 삼팔선이 막았고, 남반부도 동쪽 서쪽의 의견이 다르다. 동서남북 산지사방 갈라진 나라가 되었다. 이런 반신불수 나라가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린 손발이 따로 놀고, 눈이 서로 딴 걸 보는 불구자다. 우리는 여의도 국회를 <개판>이라고 눈을 흘기지만, 막상 자신도 불 난 집에 기름 퍼붓는 애국시민 아닌가.
이런 편협한 시각으로는 남북은 물론 동서화합 물 건너갔다. 우리에겐 희망이 없다. 진정한 애국은 무엇일까. 먼저 산지사방 흩어진 국민의 마음을 한 데로 모우는 일이 아닐까. 엄청난 국력 소모를 막고, 국론과 국력을 결집하는 일이 아닐까. 불난 집에 기름 퍼붓지 말자. 그 건 분열이지 애국이 아니다.
여기서 잠시 좌파 출발점을 살펴보자. 철학은 수정 사회주의, 수정 자본주의를 말한다. 서로 장단점 수정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사회주의 元祖로 19세기에 등장한 책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란 책이다. 그 책 읽지 않고 자본주의 말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자본주의 모순점을 잘 제시한 책이다. 그 이후 사회주의 사상이 나왔는데, 요지는 공동 생산, 공동 분배이다. 공동 생산, 공동 분배하니 거긴 빈부 격차가 없고 경쟁이 없다. 얼마나 평화스러운 유토피아 세상인가.
하숙비 궁하던 필자도 대학 시절 그 당시 禁書이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청계천에서 구해서 성경처럼 읽었다. 마약 같은 매력이 있었다.
이 사상은 금방 소련을 위시한 체코, 루마니아 등 동구권을 사회주의 천지 만들었고, 중국과 북한도 사회주의 국가로 만들었다. 그러나 겉만 거룩한 이 사상은 실상 지옥이다. 사람들이 나중에 그걸 깨달았지만, 사회주의는 민중의 천국이 아니라 독재자의 천국이다. 부패의 온상이고, 민중 목숨은 파리 목숨이었다. 그래서 결국 소련은 해체되고, 체코와 루마니아 같은 동구권 국가들은 EU에 가입했다. 중국은 '검은 고양이던 흰고양이던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좋다'라고 주장한 등소평 덕택에 자본주의 일부를 도입했고, 그때 저임금 때문에 진출한 한국 기업한테서 첨단 기술을 습득하여 살아남았다. 북한은 80년 사회주의 세습 독재만 하다가 세계 최빈국이 되고 말았으니, 지금 북한 지시 따르는 종북세력은 눈 뜬 장님이거나 북한에 포섭된 간첩이다.
그런데 자본주의는 약점이 많다. 수정이 필요하다. 구 소련 해체 후 미국으로 건너간 구 소련 과학자 일부는 대접을 마다하고 다시 소련으로 돌아갔다. 냉정한 자본주의 체제를 견디지 못해서다. 자본주의는 냉혹하다. 돈 없고 힘없는 사람에겐 지옥이다. 한국의 노동자도 본능적으로 재벌 싫어하고 노조에 찬성한다. 그들은 문정권에 대해선 호의적이다. 재벌 탄압하여 국가 성장동력을 끊은 것, 천문학적 빚더미를 복지정책 한답시고 만든 걸 모른 척 한다. 왜 그런가. 거기서 사회주의 냄새를 맡았기때문이다.
나라가 정신적으로 이미 반쪽 난 것이다. 반쪽으로 갈라진 나라는 불구자 이다. 이 상태는 집안에 불난 것과 같다. 누군가가 불 난 집에 불이야! 하고 외치는 선지자가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에 소방 호스 들고 불 끄는 소방수가 나타날 것이다. 애국은 어디서 시작하나.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만 어려운 일 아니다. 누군가 먼저 백사장에 발자국을 내야 된다. 그 외로운 선지자의 새 발자국 뒤에는 반드시 민족 재건의 성스러운 대열이 따라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