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석유생산 (한호석의
개벽예감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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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 현재 조선은 13개월째 중국산 원유를
한 방울도 수입하지 않았다. 조선의 원유수입선이 중국에서 러시아로 바뀌어서 그렇지 않겠는가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14년 한 해 동안 조선이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약 4만5,000t밖에 되지 않는다.
조선의 원유수입량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1990년에 252만t, 2010년에 52만t이었는데, 2014년에는 4만5,000t으로 급감했다. 1990년에는 조선에서 원유가
생산되지 않았으므로, 당시 원유수입량 252만t은 원유수요량과 맞먹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의 2014년도 원유수요량은 1990년에 비해
크게 늘어 300만t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조선은 2014년에 원유를
거의 수입하지 않았다. 이것은 산업생산과 자동차 운행이 전례 없이 증가하고 있는 오늘, 2,400만 명의 인구가 사는 사회주의공업국가가
300만t 이상에 이르는 원유수요를 자국산 원유로 충족시키고 있음을 말해준다.
조선은 산유국이다. 조선은 이미 1970년대에 서조선만 대륙붕에서 해저유전을
발견하였는데, 1980년대 중반에는 그 해저유전에서 뽑아올린 원유를 정제하여 휘발유를 생산하면 자동차 운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독일산
벤츠 승용차와 외형이 비슷한 승용차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승용차 운행이 증가하리라고 예상하는 차원을 넘어 경비행기 운항이 증가하게
된 것이다.
<한국경제> 2011년 4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평안남도
안주분지의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연간 20만t이고, 함경북도 라선지역의 유전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연간 10만t이다. 그 두 유전의
원유생산량을 합해봐야 연간 30만t밖에 되지 않으니, 나머지 270만t 정도의 원유가 쏟아져 나오는 거대유전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
거대유전은 서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서조선만 대륙붕분지에 있는 해저유전이다.
놀랍게도, 서조선만 해저유전의 원유매장량은 53억3,000만t이다. 2008년
4월 15일 브라질 정부는 매장량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카리오카(Carioca) 해저유전을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국제사회는 브라질의 대형유전발견으로 그 나라의 국제위상이 달라졌다고 모두 부러워했다. 그런데 카리오카 해저유전의 원유매장량은 45억t이고,
대륙붕유전이 아니라 수심 2.1km에 내려가 있으며, 암반처럼 단단한 해저소금층을 수직으로 2km나 더 파고 내려가야 퍼낼 수 있는
심해유전이다. 그런데 서조선만 해저유전은 매장량에서 카리오카 해저유전을 크게 앞지를 뿐 아니라, 수심이 50m 정도밖에 되지 않는 얕은 바다속
뻘밭에 있으니 경제성과 채굴용이성으로 따지면 서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원유매장량이 9억8,000만t이라는 중국 보하이(渤海)만 해저유전의 연간 생산량은 100만t인데,
원유매장량이 53억3,000만t이나 되는 서조선만분지의 해저유전에서는 지금 얼마나 많은 원유가 콸콸 쏟아져 나오는 것일까?
2007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 최고위급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조선의 유전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하였지만, 그 제안은 한 발 늦은 것이었다. 조선은 이미 2005년
12월에 중국과 ‘해상원유공동개발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 협정은 조선과 중국이 공동으로 서조선만 해저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동경 124도선이 종단하는 서조선만분지는 중국의 북황해분지와 잇닿아 있어서, 조선과
중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이 그 해저유전지대에서 서로 겹쳐진다. 조선이 서조선만 해저유전을 중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서조선만
해저유전에 관련된 보도사진이 언론에 나온 적은 없으나, 서조선만 한복판에 <사진 13>에 나온 것과 같은 거대한
해상원유채굴갑판(offshore oil platform)이 세워져 원유를 대량으로 뽑아올리고 있는 것이다.
<연합뉴스> 2007년 10월 4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중국은
압록강 하구의 광활한 삼각주를 원유매장지로 지정하였다. 압록강 하구의 광활한 삼각주는 조중국경선이 지나는 접경지대이므로 조선과 중국이 그 지대의
유전도 서조선만 해저유전처럼 공동으로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선의 유전은 서해 대륙붕과 서해안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강원도 원산
앞바다의 동조선만분지에서도 해저유전이 발견되었다. 조선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조선의 원유총매장량은 최소 70억t에서 최대 87억t에
이른다. 세계 산유국들의 원유매장량 순위를 보면, 세계 8위인 러시아의 원유매장량이 109억t이고, 세계 9위인 리비아의 원유매장량이
66억t인데, 조선의 원유매장량은 최소 70억t에서 최대 87억t이니, 조선은 러시아의 뒤를 이어 세계 9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는 세계 굴지의
석유자원부국이다.
주목하는 것은, 요즈음 조선의
원유수입량은 거의 영에 가깝고, 그 대신 항공유수입량이 증가하였다는 사실이다. < 연합뉴스> 2015년 1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은 2014년 한 해 동안 각종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항공유 13,000t을 중국에서 수입하였는데, 이것은 자국산 항공유만으로는 충족시킬 수
없을 만큼 조선의 항공유 수요가 급증하였다는 뜻이다.
조선의 석유증산은 민간항공교통만 활성화시키는 게 아니라 야전기동훈련도
확대시킨다. 조선인민군은 2007년부터 전차, 장갑차, 함선, 군용항공기 같은 유류소모량이 많은 중무장장비들을 동원한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 5월 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항공군의 비행훈련은 군용비행장 상공에 짧은 시간
체공하면서 선회하는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멀리 떨어진 다른 군용비행장으로 이동하거나 장시간 체공하면서 지상공격을 연습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되었으며, 비행훈련횟수도 6배 정도 급증하였다고 한다. 중무장장비를 동원한 야전기동훈련에서는 막대한 유류가 소모되는 것이니, 그만큼
석유생산이 늘었다는 뜻이다.
앞으로 조선에서 민간항공교통이 활성화되고 야전기동훈련이 확대될수록 석유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세계 9위의 원유매장국은 그런 추세에 맞춰 석유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