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5%대 물가, 내년 1분기까지 갈 것” 추가 빅스텝 시사
“10월 물가 정점… 상황 더 지켜봐야, 한미 통화스와프, 연준과 논의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한은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대 물가상승률이 내년 1분기(1∼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한은이 12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 총재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5%대의 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빠르게 내려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빅스텝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지만 “기본적으로 5% 이상 고물가가 유지되는 한 무엇보다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임을 강조해왔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미 시장에선 채권 전문가 10명 중 9명이 한은의 빅스텝을 점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이날 발표한 채권시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그는 ‘10월 물가 정점론’을 유지하면서도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유럽이 겨울을 맞으면서 국제유가 상황이 변할 수 있고 전 세계적인 강 달러로 석유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많은 정보를 교환 중”이라면서도 “(미국이 통화스와프에 나서려면) 전제 조건인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는 상황이 와야 한다. 적절한 때가 오면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냐는 질문엔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외환보유액 적정 비율은 100∼150%인데 한국은 100% 좀 밑에 있지만 이 기준은 소규모 신흥국 대상”이라며 “IMF 내에서도 한국의 외환보유액을 적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한 달 새 197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4167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는 외환보유액 급감 이유에 대해 연준의 급격한 긴축, 영국 금융 불안 등을 사례로 들며 “쏠림 현상이 굉장히 커져 (달러화 매도) 개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