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생명에게 자기 삶을 스스로 완결해갈 힘과 능력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그를 위해 반드시 풀어내야 할 환경적인 숙제도 함께 던져둔다.
이는 빛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기필코 그림자가 있는 것과 같다.
예컨대 한 번 산 존재라면 반드시 죽음을 맞아야 한다.
그것이 삶을 지배하는 법칙이다.
당신의 사랑이 설레는 입구를 통과했다면기어코 눈물짓는 시간도
함께 통과함으로써 당신 사랑에 대한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사랑을 지배하는 이치다.
만물을 관통하는 태극의 질서가 이러하며
이 질서는 온 시공을 장악하고 있다.
이 법칙은 너무도 준엄하고 또한 보편적이다.
거기에는 눈 깜짝할 만큼 짧은 시간의 예외도,
바늘 하나 꽂을 자리만큼의 공간적 예외도 허락되지 않는다.
또한 누구도, 무엇도 피해 갈 수 없다.
식물들의 입장에서 여름은 어떤 계절일까?
여러 측면에서 여름은 식물이 자라고 또 꽃을 피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먼저 광합성에 꼭 필요한 빛, 즉 일조량이 가장 풍부한 계절이다.
해의 길이가 가장 긴 절기인 하지(夏至)를 중심에 두고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평균 기온도 안정적으로 높다.
따라서 동해(凍害)를 입을 일이 없고, 냉해(冷害)를 입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신은 생명에게 자기 삶을 스스로 완결해갈 힘과 능력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그를 위해 반드시 풀어내야 할 환경적인 숙제도 함께 던져둔다.
이는 빛이 있다면 그 이면에는 기필코 그림자가 있는 것과 같다.
예컨대 한 번 산 존재라면 반드시 죽음을 맞아야 한다.
그것이 삶을 지배하는 법칙이다.
당신의 사랑이 설레는 입구를 통과했다면기어코 눈물짓는 시간도
함께 통과함으로써 당신 사랑에 대한 진정성을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사랑을 지배하는 이치다.
만물을 관통하는 태극의 질서가 이러하며
이 질서는 온 시공을 장악하고 있다.
이 법칙은 너무도 준엄하고 또한 보편적이다.
거기에는 눈 깜짝할 만큼 짧은 시간의 예외도,
바늘 하나 꽂을 자리만큼의 공간적 예외도 허락되지 않는다.
또한 누구도, 무엇도 피해 갈 수 없다.
식물들의 입장에서 여름은 어떤 계절일까?
여러 측면에서 여름은 식물이 자라고 또 꽃을 피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먼저 광합성에 꼭 필요한 빛, 즉 일조량이 가장 풍부한 계절이다.
해의 길이가 가장 긴 절기인 하지(夏至)를 중심에 두고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평균 기온도 안정적으로 높다.
따라서 동해(凍害)를 입을 일이 없고, 냉해(冷害)를 입을 가능성도 거의 없다.
또한 적도로부터 팽창하는 양(陽)의 기운이 수증기를 몰고 올라오면서 비도 자주, 그리고 넉넉히 내리는 계절이다.
따라서 흙이 머금는 습기 또한 가장 풍부한 때다.
사람들은 꽃에 환호하지만, 식물에 있어 꽃은 열매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그 수고로운 전환을 연결해 줄 매개자가 있어야 한다.
꽃을 열매로 바꿔줄 매개자들이 가장 풍부하고 왕성한 시기가 언제인가?
달리 표현해보면, 벌레들이 가장 왕성한 계절은 언제인가?
그 역시 여름이다. 이렇게 보면 여름은 식물에 가장 알맞은, 모든 여건이 딱 좋은, 선물 같은 때이다.
이 계절보다 생장과 개화와 결실로의 전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는 때는 없다.
이런 사정으로 사계절 중 여름철에 꽃을 피우는 식물이 가장 많은 것이다.
따라서 선물 같은 시절에 피는 여름꽃들 역시 던져지는 숙제를 군말 없이 풀어야 한다.
그렇다면 여름꽃에 부과되는 숙제는 무엇일까?
그 숙제는 한마디로 ‘치열함’이다.
치열함은 평범함을 추구하는 존재들의 욕망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사태다.
평범한 길은 언제나 보통을 선택한 존재들이 만들어왔다.
정규분포곡선을 보면 더 선명하게 알 수 있다.
이 통계적 곡선에는 늘 가운데 부분을 차지하는 곡선 근처에 가장 많은 표본 수가 분포한다.
생명의 길 중에서 가장 많은 개체가 선택하는 길은 어쩌면 가장 안전하고 적당하고 무난한 길일 것이다.
가장 많은 개체가 선택하는 보통의 길은 그래서 늘 평범한 욕망으로 북적거린다.
꽃 피우고 열매 맺기에 가장 안전하고 무난한 계절인 여름을 선택한 존재들은 늘 그 북적임을 넘어서야 한다.
그것이 그들, 보통을 선택한 이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여름은 울울창창한 계절이다.
가장 안전한 때를 선택한 많은 식물의 욕망이 폭발하듯 한꺼번에 터지는 때가 여름이다.
이때 산하의 빛깔은 연록과 초록을 넘어 점점 암녹색으로 바뀌어 간다.
이런 여건에서 매개자들에게 자신의 꽃을 드러내는 일은 결코 수월한 일이 아니다.
저마다 자신의 꽃을 드러낼 필살기를 갖춰야 한다.
여름, 그 치열한 시간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필살기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색(色), 향(香), 형(形), 시(時)의 계책(計策)이 그것이다.
알다시피 공작새는 화려하다. 공작새의 화려함은 누구도 따라 하기 어려운 화려함에 속한다.
그런데 그 화려함에 도전하고 있는 나무가 있다.
자귀나무는 주로 숲의 경계 지대(임연부)나 길의 가장자리 등을
서식지로 삼고 있고, 더러 마당이나 정원에도 옮겨 심고 있어 흔하게 볼 수 있다.
여름철에 제법 긴 시간 피어 있는 . 자귀나무의 꽃은 부채처럼 펼쳐 보여주는 수컷 공작의 꼬리 부분,
그 극히 강렬한 화려함을 닮지는 않았다.
오히려 공작의 머리에 단아하게 달고 있는 벼슬 모양의 아름다운 장식을 닮았다.
수컷 공작의 그것이 흉내 내기 어려운 푸른색의 장식으로 암컷 공작을 유혹한다면,
자귀나무는 분홍빛의 화려한 장식과 꿀로써 매개자를 부른다.
청정한 계곡 같은 곳에 핀 자귀나무꽃을 만나거든 오랫동안 지켜보시기를 바란다.
그 화려함에 이끌려 다가오는 매개자 중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산제비나비도 만날 수 있다.
그런 장면을 만나면 꽃과 매개자 모두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동안 넋을 잃고 보게 된다.
김용규(충북 괴산, 여우숲 생명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