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 신미영
뿌옇게 먼지 앉은 거울
점점 귀퉁이로 밀어내다가
불현듯 당겨 앉는다
먼지 때문이야
내가 저럴 순 없지
간만에 정성드려 거울을 닦고
다시 말갛게 드려다 본다
오래 전 뵈었던 어머니
이이고,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보다 조금 고우십니다
12월 섣달의 뱀띠
그 뱀 위로 겨울의 따스한 볕이 드리웠다고
어머니의 태몽은 그렇게 나를 속이고
(12월 뱀은 없습니다)
오지랖 넓게 주변만 챙기다가
잊혀진 거울처럼 밀려나
멀고 먼 육십갑자
꿈같이 한바퀴 다 돌았네
잘 늙어가고 있다는
흰머리
도둑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밤 새워 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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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방 (시)
거울 / 신미영
장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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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7
25.02.04 13:5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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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 신경 써서 고쳐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어제 어찌 바꾸어 볼지 한참 들여다 봤습니다.
십 년 만에 시 수업을 다시 듣게 되었어요. 잘 배우겠습니다!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