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낯설으시지요?
그레고리오 성가라니?
가끔 몇 년에 한 번 아니면 어쩌다가 부활 기간이나 성탄 시기에 가끔, 아주 가끔 클래식 음악 프로에서 마치 외계어로 이야기하는 듯한 설명을 달아서 무슨 절간에서 스님들이 독경하는 듯한 이상한 음악을 틀어주는 것을 들었을 뿐인데...
아니면 무슨 피정이나 묵상시간 때에 반주 없이 하는 묘한 분위기의 합창을 배경음악으로 깔아주던 것을 들은 기억이 있는데, 그것을 그레고리안이라고 하던데...
맞습니다.
요즈음은 많이 불리워지지 않는 성가곡이지요.
그래서 일상에서 접할 기회가 대개는 위에서 말씀드린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런데, 사실 우리는 매 주일미사 때에 신자들과 함께 그레고리오 성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제가 '그레고리오 성가'라 칭하는 것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 부르는 공식 명칭입니다.
그레고리안 성가, 그레고리안 챤트, 깐뚜스 그레고리아누스... 다 같은 의미이지만 이왕이면 우리 교회의 공식 명칭으로 부르겠습니다.
각설하고, 그 이상하고 고리타분하게마저 느껴지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우리가 매 주 신자들과 부르고 있다니 이건 또 무슨 망발일까요?
사실 그레고리오 성가는 우리 천주교회의 공식적인 '성가'이고 거의 2천년 동안 신자들과 함께 전례음악으로 계승하여 왔으며,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모국어 미사가 가능해진 이후 각 지역에서 일어난 '토착화'운동으로 많이 퇴보한 느낌은 있으나 아직도 전례의 요소 요소에 아주 자연스럽게 남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불리워지는 그레고리오 성가는 매 주일 미사 때 교중이 함께 합창하는 '알렐루야'입니다.
아주 대표적인 그레고리오 성가이지요.
알렐루야...
한 단어인 듯 하지만 실은 히브리어 두 단어로 만들어진 말입니다.
'Alleluja <-- 'Allelu' + 'Ja' <-- 'Allelu' + 'Ya'이지요.
Allelu는 우리 말로 옮기자면 '만세!!'의 의미와 가깝고, Ya는 YAHWE의 줄임말입니다.
다시 이야기하면 '야훼 만세', '하느님 만세'의 의미이지요.
여기에서 단어를 말씀드리는 것에 유의하시며 꼭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드리고 '알렐루야'라고 하는 환호에 뒤이어서 간단한 시편 구절을 노래합니다.
이 노래의 선률을 가만히 보면 우리가 아는 여타 서양음악과는 달리 기본 박자를 알 수 없는 연속적인 음의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연속적인 음의 흐름'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알렐루야~~ 아~ㄹ렐루야~ 알렐~루~야~하는 오래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미사에 참여한 교중들의 합창으로 아주 편안하게 노래되어집니다.
아무런 박자 개념도 없는 것 같은데 그 많은 사람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추어 노래할 수 있지요.
바로 이것이 그레고리오 성가를 노래하는 기본이면서 그레고리오 성가가 교회의 전례에 들어오고 정리, 발전되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도 '교회의 재보'라고 일컬어지는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자 이제 Neuma니 Punctum이니 Triplex니 하는, 들어도 3초면 곧 잊어버릴 것 같은 복잡한 이야기들은 모두 다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 버리고 우리가 실제로 부르고 있는 그레고리오 성가를 중심으로 어떻게 노래하는 것인지 알아보려 합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라 하니까 무척 어려운 성가이고 쉽게 배우지 못할 것 같지만 아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몇 가지 내용만 알게 되면 보다 전례다운 미사를 봉헌할 수 있고 기막힌 시편창도 부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앗, 또 이상한 이야기... '시편창'이라니?
ㅎㅎㅎ 화답송을 부를 때나 알렐루야를 부를 때 성가대가 부르는 '시편' 노래 부분들입니다.
우리가 매 주 부르고 있지요.
특히 대축일 때에는 엄청나게(?) 많은 시편창들이 있습니다.
자, 그럼 다음 편을 기대하세요.
(애고 손가락 아파라.... ㅜ.ㅜ)
첫댓글 아주 좋습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으면 맘이 아주 편해지는데, 그 내용까지 알면 훨씬 감동이 커질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