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笑선생 文集 序
이제 족구팀도 해산된 지 오래고 병원 전전하는 진서 형도 만난 지 오래되었다. 人生의 만남이란 봄 언덕 흰구름의 어울림이던가. 족구하던 시절 종로에 가서 복떡을 자주 사오던 그를 그리워하면서 20여 년 전 글을 검색 소개한다.
公은 이름이 진서, 號는 三笑선생이며, 성은 朴氏이다. 公의 본관은 반남이요, 충장공파이다. 三神山 중의 하나인 지리산(方丈山) 자락 山紫水明한 산청군 생초면 어서리에서 태어났다.
일찌기 덕망이 높은 할아버지 ‘은’字 ‘양’字께서 당대에 천석꾼이 되시어,
부친 ‘승’字 ‘록’字 어른을 서울로 유학 보내셨으니, 부친은 휘문고를 졸업하고,
일본 중앙대 법학부를 마치고, 학병으로 관동군에 배속되었으나, 민족의식으로 탈출하여
김구선생의 독립군에 합류하셨다.
해방이 되자 독립군 소령으로 귀국하여 김구선생의 측근에서 보필하다가
약관 26세에 경위로 임관하셨고, 6,25 때는 함안 군북 전투에서 死生을 넘나드는 부상을 당하시고, 2003년 향년 83세로 卒하시니, 국립현충원 경찰간부 묘역에 묻히셨다.
어머니 백 씨는 사천 축동 가문이니, 진주 일신여고를 졸업하시어, 젊은 시절에는
산청군 부녀회장으로 여성 복지에 공헌하시고 도지사 표창과 대통령 포장을 받으셨다.
公의 從兄 태서는 한국 최고의 기업으로 일컳는 삼성의 비서실장과 그룹 사장을 역임하시고 전주제지 부회장을 하셨으며, 친동생 항서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하고 현재
경남 시민구단 감독으로 있다.
예부터 가문을 보면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하였거니와 公 역시 삼성병원 강북제일병원
행정부원장으로 계시다가 布衣로 돌아와 기업을 일으켰으니, 公을 잘 아는 사람들은 公이
사리에 밝고 성품이 활달하고 성품이 봄바람처럼 온화한 걸 알고 항상 사람이 주변에 모였다.
이번에 공이 후손을 위하여, 집안 대대 이야기와 남몰래 다듬어온 자신의 詩文과 글을 모아
문집을 발간하니, 사람이 흰구름처럼 사라지는 浮生이면서 모두가 자신의 삶을
정리해놓지도 못함에 비해, 公은 홀로 생각의 깊이가 남달라 문집을 남기어 고매한 자취를 남기니, 참으로 百代의 過客으로 하여금 뜻있는 일로 칭송하고 존경할만하다 하겠다.
나는 진작부터 公이 성격이 겸손하고 온후하며 먼저 베풀기를 즐기고,
항상 부귀 빈천을 떠나서 사람의 인품을 흠모하는 時流를 넘어선 점을 존경했으나,
公의 인품을 대롱 구멍으로 표범 무뉘 하나를 본 것처럼 백분의 일도
다 헤아리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얻기 어려운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던 차, 본 문집 발간에 즈음하여,
항상 따뜻한 웃음으로 대해주는 公에게 세번 웃는다는 의미로 ‘三笑’란 號를 드리며,
기쁜 마음에 僭妄됨을 헤아리지 못하고 三笑선생 文集 序를 적는 바이다.
2006년 중추 金炫거사 合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