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공식 포뮬러 by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tistory.com)
한국경제신문사, 2019. 06. 15
<제1공식> 성과 + 연결망 = 개인의 성공
성과는 성공의 원동력이지만, 성과를 측정할 수 없을 때는 연결망이 성공의 원동력이다
테니스코트에서 화랑에 이르기까지 성공한 사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명문 학교 졸업장이 우리의 성공에 기여한다기보다 우리가 이룬 성공이 학교의 명성을 드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무엇보다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망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바스키아와 디아즈는 똑같은 시기와 장소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 처음에는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비슷했음. 디아즈가 한 예술 활동은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바스키아는 생존 당시에도 예술가로서 대단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사망한 후에도 성공(그의 해골 그림은 1억 1050만 달러에 팔리면서 기록 경신)
적극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맥을 쌓음으로써 바스키아는 2년 만에 집도 없는 10대에서 A급 예술가로 변신. 한편 디아즈는 여전히 언더그라운드 거리예술 활동을 이어감. 바스키아가 열정적이고 추진력 있고 젊은 나이에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는 사실도 도움. 그러나 정말 놀라운 점은 그의 성공이 탁월한 예술성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 바스키아의 1982년 작이자 검은색 해골을 스프레이 페인트한 <무제>는 순전히 예술성 때문에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게 아님. 사실 아무도 걸작에 가치를 부여할 수는 없으며 예술 작품을 보기만 해서는 그 가치를 산정할 수 없음. 큐레이터, 미술사학자, 화랑 주인, 딜러, 에이전트, 경매 회사, 수집가들로 구성된 보이지 않는 인맥, 즉 연결망을 살펴봐야 함. 이런 인맥은 미술관 벽에 어떤 작품을 전시할지 결정할 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줄 서서 볼 그림들을 결정.
성공은 집단적인 현상으로서 공동체가 개인의 성과에 보이는 반응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연결망 내부를 관찰하지 않고는 성공이라는 현상을 이해하기란 불가능. 연결망은 예술 같은 분야에서 특히 중요. 성과와 품질을 측정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
사물이 예술 작품이 되는 이유는 손으로 만들어서도, 심미적으로 보기 좋아서도 아니고, 그 사물이 하나의 개념을 표방하기 때문
성과를 인정받으려면 기회를 잡아야 함. 정상에 도달하려면 밑바닥부터 악착같이 기어 올라가야 한다는, 너무나도 흔한 선입견을 버릴 필요. 모든 전문 분야가 테니스처럼 성과를 측정하기 쉽다면 그런 방법이 통할지 모르나 기업에서 승진하려면 자기가 맡은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는 걸 입증해야 함. 명당자리에 있는 사무실을 얻거나 권위있는 화랑에서 전시를 하거나 절실히 바라던 면접을 보려면 기회를 잡아야 함.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를 이용. 혼자서 일하는 사람은 없고 혼자서 해냈다고 생각할 뿐. 우리가 집단에서 규정하는 성공을 하려면 우리가 이룬 성과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들에 대해 생각해야 함. 상층부에 있는 세상을 우리 집 현관으로 끌어오려면 우리를 궤도에 신속히 진입시켜줄 중심축을 찾아내 그들에게 손을 뻗어야 함. 어느 분야든 상관없이 성공하려면 연결망을 이용하는 데 통달해야 한다.
<제2공식> 성공 + α = ∞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성공은 무한하다.
우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숨은 요인들을 소개한다. 전문가가 최고의 와인이나 가장 뛰어난 바이올린 연주자를 선정하는 데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타이거 우주가 경기장에 있을 때 다른 선수들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와 마지막으로 면접을 본 사람이 항상 채용되는 이유를 알려준다.
성과의 범위는 제한되어 있으므로 인간의 궁극적 한계는 상당히 정확히 예측가능. 인디애나대학 라디키 교수는 100미터 달리기에서 인간이 도달 가능한 가장 빠른 한계치는 8.28초. 현재 세계기록은 그 수치에 겨우 1.5초 미달. 초인적인 기량을 발휘하게 해주는 기술개발, 유전공학적으로 새로운 선수를 만들거나, 선수들에게 약물을 대량 주입하지 않는 한 그보다 더 빨리 달릴 사람은 나오지 않음.
성과에 한계가 없다면 매번 새로운 선수들이 나타나 기존의 기록을 다 깨버릴 것.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일정 지점을 넘어서면 경쟁자를 물리치기가 불가능.
이를 우리 삶에 적용하면 면접할 때는 자기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 질문에 뜻밖의 답변을 하거나 직접 경험한 재미있는 일화를 얘기하면 유리. 성과를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남들보다 두드러져 보일 뭔가를 찾아내는 게 중요.
대화가 어떤 의견에 합의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면 이의를 제기하기란 물이 흐르는 방향과 반대로 헤엄치는 셈. 진행방향을 바꾸려고 애쓸 수는 있지만, 이미 입장이 정리된 상황에서 사람들은 특정한 주장을 방어하거나 공격하는 부류로 갈라짐.
어떤 선정 과정에든 무작위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성공은 숫자놀이일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납득. 경쟁에서 이기려면 여러 대회에 참가. 일자리를 얻고 싶으면 여러 곳에 이력서를 내고 주역을 맡고 싶으면 쉬지 않고 오디션을 봐야 함. 무대 위에 첫 순서로 오를지, 마지막 순서로 오를지는 결정할 수 없지만 여러번 도전하면 원하는 무대에 오를 가능성은 훨씬 커짐. 다만 한 번 우승하면 그 후로도 계속 우승. 보상은 은밀히, 무분별하게 전이.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 이후, 성과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보상이라는 불공정한 현상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음. 부의 분포는 멱 법칙. 극소수의 사람들이 엄청난 부를 쌓는 한편,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굶주림. 성공이 지닌 무제한의 특성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수치는 불평등으로 고착.
부익부 현상은 지난 한 세기에 걸쳐 물리학에서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연구.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은 이를 ‘매튜 효과’라고 불렀다. 마태복음에서 딴 용어.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제3공식> 과거의 성공 × 적합성 + 미래의 성
과거의 성공 경험이 적합성과 만나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한다.
우선적 애착(preferential attachment)이라는 잘 드러나지 않는 현상이 서명 운동의 대중성에서부터 어린이들의 독해 능력까지 모든 성공을 좌우한다. 탁월한 적합성과 사회적 영향력이 함께 작용하면 성공은 무한히 이어진다.
상품을 평가한 횟수가 많을수록 최종적인 평가 점수는 적합성으로부터 벗어남. 일반적으로 우리는 평가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혹평과 지나친 호평이 상쇄되어 정직한 평균적 평가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기 마련. 아이들에게 단지에 M&M’s 초콜릿이 몇 개나 들어 있는지 맞춰보라고 하는 게임에서 많은 사람에게 물어볼수록 정답에 가까워짐. 다른 사람의 답을 모를 경우에만. 그러나 평가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상품의 진정한 적합성을 반영할 가능성은 낮아짐. 사회적 영향력이 발동하기 때문. 공정하게 평가하면 별 세 개짜리 제품인데 다른 사람이 모두 별점 다섯 개를 주면, 난 별 네 개를 주기 마련.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선택이라도, 그 선택을 결정하는 데 집단역학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나면, 인기 있는 견해가 항상 우리를 최고의 상품으로 안내한다는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게 됨.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는 지름길이 없고, 시간을 투자해서 군중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기 나름대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제4공식> 다양성 + 균형 + 리더십 = 팀 성공
1) 집단을 구성하는 개개인이 감정적인 단서를 읽는 능력이 평균보다 높은 팀이 성공적
2) 몇몇 사람이 대화를 장악하는 집단은 집단지능이 낮음
3) 여성 구성원이 포함된 팀이 훨씬 높은 집단지능을 보임
팀 구성원들 간의 직접 대면 소통은 팀의 성과에 중요. 이메일 또는 간단한 공지는 요점만 간단히 전달하는 효율성은 있으나, 팀원들이 서로 대화하면서 즉석에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지 못함. 이메일은 가치가 가장 낮은 형태의 소통 방식. 관리자들은 회의를 하는 동안 잡담과 뒷공론을 권장해야 함. 이것은 팀 구성원들 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이슈를 제대로 파악하고 창의력이 꽃필 공간을 마련.
팀워크에 대한 논공행상은 성과가 아니라 인식을 바탕으로 이뤄짐. 성공은 사람들이 우리의 성과를 어떻게 인식하는가를 보여주는 집단적인 현상. 청중과 동료들은 당신이 한 일과 당신의 협력자들이 생산해낸 성과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논공행상을 함.
팀이 성공하려면 다양성과 균형이 필요하지만, 팀이 성과를 올리면 오직 한 사람만이 공을 독차지.
우리는 주요 업적의 공을 단 한 사람에게 돌리는 경향. 다윈의 진화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프랭크 게리의 건축 설계,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데이비드 린치가 만든 TV시리즈 등. 오늘날 독자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지만 여전히 회사에서는 개인의 업적을 바탕으로 그를 채용할지, 승진시킬지 여부를 결정.
<제5공식> Q-요인 × 끈기 × 노력 = 장기적 성공
부단히 노력하면 성공은 언제든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생산성이 폭발하는 시기는 경력 생애의 첫 20년 동안에 찾아옴. 학위를 딴 후 연구하고 싶어서 몸이 후끈 달아오르는 초기에 신바람이 나서 논문을 왕창 찍어냄. 그러나 10~20년이 지나면 생산성이 서서히 줄어들게 됨. 젊은 사람들은 남이 알아주지 않거나 실패해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대부분 30대에 파격적인 논문을 쓰고, 수많은 화가들이 대부분 20대에 걸작을 생산. 작곡가와 영화감독, 혁신가들, 패견 디자이너들은 신참내기일 때 대박.
일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는 이 모두를 증명. 그는 일흔다섯에 말했다. “칠순이 되기 전에 내가 만든 것은 모조리 고려할 가치도 없다. 일흔셋에 자연의 진짜 구조에 대해 조금 깨닫게 되었다. 내가 여든이 되면 지금보다 더 발전해 있을 것이다. 아흔에는 사물의 신비를 꿰뚫어보고, 백살이 되면 놀라운 경지에 다다르고, 백열 살이 되면 내가 그리는 것은 무엇이든, 점 하나든 선 한 줄이든 살아 움직일 것이다.”
호쿠사이는 여든아홉에 세상을 떴다. 그는 생의 마지막 20년 동안 가장 길이 남을 작품을 만들었다. 그 유명한 목판화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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