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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욕망(desire)-4
약혼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화연이는 입술을 꾸욱 다문채 고개를 숙이고는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방송매체를 통해 쉽게 봐왔던 건의 모습이었지만 막상
대면했을때는 숨이 막힐것만 같았다. 자신에게 다가서려던 건의 얼굴에 띄어진 그
미소가 예전의 그 모습과 조금이라도 달라졌었다면 .. 어쩌면 자연스레 인사를 했을지
도 몰랐다. 하지만 건의 미소가 고등학교때 그 모습과 너무도 똑같아서.. 하나도 변한것
같지 않아서 차마 아는척 할 수가 없었다. 같은 세월을 살았는데.. 자신 혼자만 물든 느낌
이었기 때문이었다.
“왜그래? 많이 힘들었어?”
“아니요.. 힘들긴요..지훈씨... 후회.. 안하죠?”
“화연이야 말로.. 후회 안하는거지?”
“후회.. 안해요. ”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지훈은 살짝 그녀의 이마에 입맞추었다 띄고는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고 말했다.
“힘들거야... 하지만.. 노력할게.”“저두 노력할게요.. 그리고.. 고마워요.”
지훈은 그녀가 집에들어가는 것 까지 보고 나서야 차를 출발 시켰다. 현관문을 닫기
전 그녀는 뒤를 돌아 그의 차가 유유히 떠나가는 것을 보았다.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자 마자 쇼파위에 그대로 드러누웠다. 정말 손하나 까닥 할 힘도
없었고 지금은 몸도 마음도 쉬어야 했다.
그녀가 멍하니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건의 모습이 생각났다. 예전부터 시원시원해
보이던 이목구비도 ,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그 미소도 그대로였다. 좀 더 남자다운
느낌이 드는 굵은 선이 느껴지고, 몸매가 예전에 비해 많이 탄탄해 졌지만 말이다.
“넌.... 어째 그대로야... 돈도 벌고.. 인기도 얻었고.. 아쉬울게.,. 하나도 없어졌는데..
왜그대로야... 아니면... 겉모습만 그런거니.... ”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혼자 천장에 대고 이야기 하는 모습이 꽤 쓸쓸해 보였다.
“아는척.. 하려고 했는데.. 너가.. 너무 그대로여서... 너무 그대로여서.. 훗.. 내가 쪽팔리
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다음에도.. 아는 척.. 하지말자..건아... 그게... 좋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씻어야지..씻어야지.. 하면서도 몸하나 꿈쩍할수 없고 자꾸만 감겨오는 눈이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던지..화연의 눈이 점차 스르르 감겨 버렸다.
***
다음날, 화연은 혼자 지훈의 부모님 댁을 찾았다. 앞으로 시어머니, 시아버지가 되실
분이지만 지훈과 함께 가는것과 홀로 찾아뵙는것은 달랐다.
“안녕하셨어요.. 어제.. 많이 힘드셨죠?”
“그래.. 너도 고생많았구나. 점심은 먹었니?”
“아직이요. 어머님, 아버님과 함께 할까 해서요. 괜찮죠?”
그제서야 이제껏 아무말 없이 자리를 지키시던 어머님이 말했다.
“너는.. 변죽도 참.. 좋구나. 인사는 그만하면 됐다. 가봐라.”
“이봐.. 같이 점심이라도 하구 보내지 그래.”
보다 못한 지훈의 아버지가 나무래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약속있어요. 연락도 없이 온 저 아이가 문제가 있는거죠. 안그래요? 우리는 그만
나가봐야 하는데.. 너는 어떻게 할거니?”
대놓고 가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냐만은.. 그래도 돌려말해주는것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아.. 그러셨어요? 제가 연락도 안드리고 왔네요. 죄송해요. 다음엔 연락 드리고
올테니 그때 꼭 같이 식사하시는거에요? 그렇게 해주실..거죠?”
한껏 밝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을 했건만 되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대놓고 무시하는
시어머니와 마땅한 대답을 찾지 못한채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는 시아버지를 두고 그녀는
최대한 예의를 차려 인사를 하고는 빠져나왔다.
무슨 대단한 시험이나 치른것 마냥 긴장되고 숨막히는 순간이었다. 물론 잘한다고 해서
잘했다고 보지도 않을 것이분명했지만 괜한 책은 잡히고 싶지 않았다. 그들에게 있어
그녀가 살아 온 삶 자체가 이미 그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이건.. 무슨 우스꽝 스러운 상황인걸까.. 자기부모에게 온것을 알기나 한듯 연락이
오는 지훈이었다.
“여보세요. 지훈씨?”
“응. 어디야?”
“꼭.. 알고 전화하는거 같아~저 지금 어머님 뵈러 왔다 가는 길이에요.”
"어머니..."
"괜찮아요.. 나아질거예요."
“힘들텐데....뭐하러 갔어.. 그럼 점심이나 같이 하고 오지 그랬어.”
“그럴려고 했는데.. 약속있으시다네요. 그래서 다음에 같이 하자고 하고 나왔어요.”
“그래? 그럼 나온김에 사무실에 들를래?”
“왜요?”
“왜긴요.. 아직 점심도 못드셨다니 사드릴려고 하는거죠.”
“훗.. 알았어요. 지금 가면 되죠?”
“그래. 한 20분이면 도착하겠지?”
“그럴거예요. 좀 이따 봐요.”
“그래.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정말.. 사랑한다.”
“.. 고마워요. 좀 이따봐요.”
밝은 목소리와는 달리 화연의 얼굴은 그닥 좋아 보이지 않았다. 하긴 어느 누구라도 그런
대접을 받고 나왔다면 당연히 그럴것이였다. 하지만 얼른 표정을 고치고는 회사로
향했다.회사앞에 도착한 화연은 그에게 전화를 하면서 그의 회사를 올려다 보았다.
이 많은 고층 빌딩사이에서 유독 높아 보이고 세련된 보이는 건물이었다.
“나예요. 도착했어요. ....여기서 기다릴래요.. 괜찮아요.. 날씨가 이렇게 좋은걸요..
천천히 일보구 와요.. 알았죠?”
조금 늦어질거 같다는 그의 말에 화연은 건물 앞에 있는 작은 벤치에 앉았다. 그
의자에 앉아 다시 한번 빌딩을 올려다 보았다. 유리창이 햇빛에 반사되어 더욱 더
반짝반짝 빛이 나보였다.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나왔다.
‘바보같아... 그래봤자.. 진짜.. 내것이 되는것도 아니잖아.. 정말.. 바보같아.’
그때였다.
“웃는게.. 뭐 그래?”
지우는 화들짝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고개를 숙였을 뿐이였다.
“...나랑.. 말 안할거야? 설마.. 모른다고 할건.. 아니지?”
“.....”
“보고 싶었어.정말 보고싶었다구. 매일 네 생각만 했다고 말할 순 없어도 얼마나
걱정했는줄 알어? ”
“.....”
“화연아.나.. 안볼거야? 정말.. 이렇게 아는척도 안하기야?..”
“....후....잘지냈어. 네가 내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충분히. 그리고 내가 원하던 대로
잘 먹고 잘살게 됐어.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게 됐고 말이야. 그래서 난 네 생각따위
할 시간도 여유도 없었어. 미안하지만 그랬어.”
“다행이다. 그동안 잘 지냈다니. 그리고 네가 원하던 대로 돼서 .. 너무 잘됐어.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이제부터 가끔 만나서 얘기도 하고 지훈이 형 생각을 물론 많이
해야겠지만 .. 내생각도 좀 해주고.. 어때?”
마치 엊그제 만나고 오늘 만나는 것마냥 자연스레 말을 건내는 건이였다.
화연이 저도 모르게 매몰차게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모르는 척 웃으며 대답해주는
것이..딱.. 그 다운 행동이었다.
“웃지마. 그리고.. 만나고 싶지 않아. 네 생각따위 할 이유도 없고 말이야.”
“왜그래? 너.. 화연이 잖아.. 나.. 네 친구잖아.. 도데체 왜그래?”
“난.. 더 이상 네 친구가 아니야.. 난 예전의 그 최화연이 아니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더 이상 아는 척 하지마. 널 보면... 널 보면... .....”
그녀는 말을 끝낼수 없었다. 때 마침 나온 지훈이 그들을 발견하고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둘이 같이 있어?”
“아.. 어제 봤다고.. 인사하시더라구요.”
“아.. 제대로 인사도 못했지? 이 쪽은 최화연이고.. 이쪽은 알지?”
“그럼요.. 저도 ‘후애’.. 즐겨봤어요.. 안녕하세요 최화연이예요.”
좀전까지만 해도 싸늘하게 말하던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상냥한 목소리로 살포시 미소지으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건은 당황했지만 태연을
가장하며 응했다.
“네.. ”
“이렇게 된거.. 식사 같이 할까? 너 점심 먹었냐? 안먹었음 같이 하고.”
“그러죠. 저도 배고팠거든요. 괜찮죠?”
“네..”
내키지는 않았지만 싫다고 할수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대답을 하고는 지훈의 옆에 섰다.
“갈까? ”
“네.”
“가죠.”
앞서 나가는 지훈과 화연의 뒤로 건이 따라나섰다. 그저 친구로서 약혼을 축하해 주고
싶었을 뿐인데.. 지난 세월동안 무언가 많이 변한듯 싶었다. 조금씩 다가가고 싶었다.
사랑은 잃게 되더라고.. 친구로는 남고 싶은 바램이었다.
첫댓글 아싸 선코입니다.ㅋㅋㅋ
사랑을 읽게 되더라도 아닌가요? 되더라고인가? 아무튼 화연이 불쌍해요.ㅠㅠ시어머니가 화연이를 맘에 안들어하는게 너무 눈에 보이네요.
화연이 힘들어 보이네염

건이 옆에 있었음 좋았을 터인뎅...화연이 
입니다아

재미있게 읽어네요.....화연이가 갑자기 많이 변화가 있어나 보네요.....건이한데 너무 차갑게 대하는것 같네요.....그리고 지훈이시엄니 뭐가 못마당해서 그렇게 쌀쌀맛게 하는것인지.......6년동안 화연이한데 무슨일이 있어기에.....다음편도기대.....
재밌어요



옛날얘기는 안나와요
저런시어머니ㅡㅡ 아 화연이 결혼하면 시집살이 엄청하겠넼ㅋㅋ
화연이랑 건이랑 되쓰면 좋겟는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