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

[이상익(안토니오)백합]

2023년 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1) 예루살렘에 와서 유다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을 찾습니다.
그들은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따라 그곳까지 온 것이지요.


그 박사들의 말 때문 헤로데 임금을 비롯해서 온 예루살렘이 떠들썩하는 분위기입니다.


헤로데는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불러서 ‘메시아’가 태어날 장소를 알아보라고 합니다.


그들은 예언서(미카 5,1)를 펼치고 ‘베틀레헴’이라는 지명을 찾아냅니다.2)


헤로데는 동방에서 온 박사들을 불러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마태 2,8)라고
은밀히 말합니다.


그들은 앞서가는 별을 따라 가다가 아기 예수님이 탄생한 곳에 그 별이 머무르는 것을 보고
더 없이 기뻐합니다.


그들은 집에 들어가 아기 예수님을 뵙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黃金)’과 ‘유향(乳香)’과
몰약(沒藥)‘을 꺼내어 예물로 드립니다.


시대와 지역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유향’과 ‘몰약’은 우리에게는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황금과 함께 이것들을 보물 상자에 담은 것을 보면 상당히 값비싼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동방의 먼 거리에서 이 보물들을 가져온 것이기에 그 정성도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다인들을 대상으로 복음서를 집필한 마태오는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이방인들까지도


아기 예수님께서 메시아이심을 만방에 알리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은 한 인간으로 오셨습니다.


가장 약한 아기의 모습이지만 그분을 통해서 세상에 빛이 왔고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 나라가 오시는 것입니다.


베틀레헴 벌판에서 양떼를 지키며 밤을 지새던 목동들에 이어 동방에서 온 박사들이
아기 예수님을 뵈었습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우리는 하느님의 계시를 통하여 베틀레헴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신비가 과거의 모든 세대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령을 통하여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에페 3,5-6)


시편과 이사야 예언자도 노래했듯이3)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물보다는 이방인에 의해서
메시아 탄생이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 주님 공현의 중요한 주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이스라엘이라는 좁고 의미가 아니라 만방의 뭍나라와 세상을 향하는 보편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동방에서 온 박사들처럼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아니더라도 우리도 우리의 가정과
일상생활에서 마련하는 사랑실천과 오롯한 신앙의 삶을 봉헌하며 아기 예수님을 경배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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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기에는 그 세 사람은 동방에서 온 왕이라고 추대하고 있는데 그들은 집에 들어가 아기 예수님을 뵙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黃金)’과 ‘유향(乳香)’과 몰약(沒藥)‘을 꺼내어 예물로 드린다. 구약의 몇 군데에서 ‘임금들’의 방문(이사 60,3; 시편 68,29; 시편 72,10참조)이라는 표현에 영향을 받아 일부 번역에서는 ‘박사’를 ‘왕’으로 표기했습니다.
여기에 맞추어 옛 전례서에는 ‘삼왕래조(三王來朝)’대축일이라고도 했었다. 복음희랍어원문에서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세 명의 인물이 ‘멜키오르’, ‘카스파르’, ‘발다사르’로 표기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이 전통이 되기는 했다. 멜키오르 (Melchior)는 황금을, 발타사르 (Balthasar)은 몰약을, 그리고 가스파르 (Gaspar)은 유향을 바쳤다고 보는 것이다. 동방의 박사들이 누구이며 몇 명이고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설명은 본문에는 없습니다. ‘박사들’이라고 번역했지만 희랍어 원문은 ‘마고이 μάγοι(μάγος 복수)인데 그 뜻은 ‘마술사’, ‘점성술사’라고 할 고 그 수가 셋도 되지만 12명까지도 된다. 시리아, 아르메니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는 이들의 이름을 서로 다르게 부르고 있다. 이들은 동방의 페르시아, 또는 아라비아 등지에서 왔다고 추정한다.
교회는 예언서의 말씀이 성취된 것으로 해석한다. “낙타 무리가 너를 덮고 미디안과 에파의 수낙타들이 너를 덮으리라. 그들은 모두 스바에서 오면서 금과 유향을 가져와 주님께서 찬미받으실 일들을 알리리라.”(이사 66,6)


2) “유다 베틀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미카 5,1)


3) 시편과 예언서의 성취로 보고 있다. "타르시스와 섬나라 임금들이, 예물을 가져오고 세바와 스바의 임금들이, 조공을 바치게 하소서. 모든 임금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모든 민족들이 그를 섬기게 하소서." 시편 72,10-11), “낙타 무리가 너를 덮고, 미디안과 에파의 수낙타들이 너를 덮으리라. 그들은 모두 스바에서 오면서 금과 유향을 가져와, 주님께서 찬미 받으실 일들을 알리리라.”(이사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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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8일 주님 공현 대축일

2023.01.08.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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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0,1-6
예루살렘아, 1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2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
3 민족들이 너의 빛을 향하여, 임금들이 떠오르는 너의 광명을 향하여 오리라. 4 네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아라. 그들이 모두 모여 네게로 온다. 너의 아들들이 먼 곳에서 오고, 너의 딸들이 팔에 안겨 온다.
5 그때 이것을 보는 너는 기쁜 빛으로 가득하고, 너의 마음은 두근거리며 벅차오르리라. 바다의 보화가 너에게로 흘러들고, 민족들의 재물이 너에게로 들어온다. 6 낙타 무리가 너를 덮고, 미디안과 에파의 수낙타들이 너를 덮으리라. 그들은 모두 스바에서 오면서 금과 유향을 가져와, 주님께서 찬미받으실 일들을 알리리라.


제2독서:지금은 그리스도의 신비가 계시되었습니다. 곧 다른 민족들도 약속의 공동 상속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3,2.3ㄴ.5-6
형제 여러분, 2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위하여 나에게 주신 은총의 직무를 여러분은 들었을 줄 압니다. 3 나는 계시를 통하여 그 신비를 알게 되었습니다. 5 그 신비가 과거의 모든 세대에서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성령을 통하여 그분의 거룩한 사도들과 예언자들에게 계시되었습니다. 6 곧 다른 민족들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복음을 통하여, 공동 상속자가 되고 한 몸의 지체가 되며 약속의 공동 수혜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복음: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1-12
1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2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4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5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6 ‘유다 땅 베들레헴아, 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7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 8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9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10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11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12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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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 


    ◈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님



동방에서 세박사가 주님의 별을 보고 아기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들은 황금과 유황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며 아기 예수님께 경배합니다.

마태오 복음만이 이 사실을 전해 주고 있습니다.

동방의 이 세 박사들은 별빛만을 따라 먼 길을 여행합니다. 그들에 대해서 성경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예루살렘에 나타나서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합니다.

이 말에 헤로데 임금 뿐 아니라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랍니다.

헤로데 임금은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불러 모아놓고 메시아가 태아날 곳을 알아내도록 합니다.

그들은 미카서(5,1)에서 그 장소가 베틀레헴이라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동방의 세 박사는 별빛을 따라 베틀레헴으로 향했습니다. 드디어 그 별이 아기가 있는 곳 위에 머물자 그들은 그곳으로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립니다.

이 세 박사들에 대한 설명도 몇 가지가 있습니다.

6세기에는 그 세 사람은 동방에서 온 왕이라고 추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8세기 경부터는 각각 이름을 붙여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멜키오르 (Melchior)는 황금을, 발타사르 (Balthasar)은 몰약을, 그리고 가스파르 (Gaspar)은 유향을 바쳤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시리아, 아르메니아 정교회, 에티오피아 정교회에서는 이들의 이름을 서로 다르게 부르고 있습니다.

마구스, 마기(Magus, Magi(pl)는 왕이라기 보다 마술사, 점성술사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동방의 페르시아, 또는 아라비아 등지에서 왔다고 추정하는 것입니다.

시편 72장의 저자는 "타르시스와 섬나라 임금들이, 예물을 가져오고 세바와 스바의 임금들이, 조공을 바치게 하소서. 모든 임금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모든 민족들이 그를 섬기게 하소서."라고 노래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도 “낙타 무리가 너를 덮고, 미디안과 에파의 수낙타들이 너를 덮으리라. 그들은 모두 스바에서 오면서 금과 유향을 가져와, 주님께서 찬미 받으실 일들을 알리리라.”(이사 60,6)라고 예언합니다.

시편과 이사야 예언자도 노래했듯이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물보다는 이방인에 의해서 메시아 탄생이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 사실 중요한 주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제는 이스라엘이라는 좁고 배타적인 의미가 아니라 이방인인 뭍나라와 연결된 구원의 보편성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동방의 세 박사는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바쳤다고 마태오 복음사가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이냐?’라는 질문과 함께 그 해답을 찾으려 많은 이들이 부던히 수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이유는 추측을 할 수 있어도 정확한 의미를 찾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다만 유향과 몰약도 당시 시대에서 볼 때에는 황금과 별반 차이가 안 될 정도로 값 비싸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주님의 공현대축일을 맞이해서 아기 예수님께 다가가 경배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황금도 유향도 몰약도 없습니다. 우리에게 있다면 시인 최민순 신부님께서 노래하셨듯이 죄스러움의 우리 자신이 있을 뿐입니다.

"받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시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받으시옵소서.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아니라도
여기 육신이 있습니다. 영혼이 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또 이렇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채 더러운 채
이대로 나를 바쳐 드리옴은
오로지 님을 굳게 믿음이오라.

주님을 사랑하는 바로 지금의 나의 삶을 아기 예수님께 바친다는 내용의 시입니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떠들썩하던 예루살렘의 헤로데 왕이나, 수석 사제, 성경학자들, 주민들 누구도 베틀레헴으로 가서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그 당시 그들의 메시아 상은 이방인들에게나 알려지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드러나야 한다고 믿었던 것입니다.

수난받는 야훼의 종이 아니라 뭍나라를 호령하고 발 아래 세울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메시아, 영광이 메시아를 그렸던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집도 아닌 외양간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가 눈에 들어오겠어요?

거룩하고 조용한 밤에 소문도 없이 미카 예언서가 예언했듯이 베틀레헴에서 탄생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먼 동방에서 온 세 박사들만이 그 아기를 알아보고 가장 값진 보물을 바쳤던 것입니다.

우리도 베틀레헴 벌판에서 밤을 지새웠던 목동들처럼,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별빛만을 따라 온 동방이 박사들처럼 우리도 아기 예수님께 다가가 경배하며 우리의 삶을 선물로 내어 놓아야 하겠습니다.

최민순 신부님의 표현대로 주님을 굳게 믿는 이 마음을 부끄럽지만 주님을 오롯이 사랑하는 이 마음을 바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