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식 불러봅니다。 소학교때 책상(小學校때 冊床)을 같이 햇든 아이들의 일홈과、패(佩)、경(鏡)、옥(玉) 이런 이국소녀(異國少女)들의 일홈과 벌서 애기 어머니 된 게집애들의 일홈과、가난한 이웃사람들의 일홈과、비둘기、강아지、토 끼、노새、노루、「랑시쓰․쨤」 「라이넬․마 리아․릴케」 이런 시인(詩人)의 일홈을 불러봅 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게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러워 이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우에 내 일홈자를 써보고、 흙으로 덥허 버리엿습니다。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일홈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一九四一、十一、五.)
그러나 겨을이 지나고 나의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우에 파란 잔디가 피여나듯이 내일홈자 묻힌 언덕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 할게외다。
쉽게씨워진시(詩)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남의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천명(天命)인줄알면서도 한줄시(詩)를 적어볼가、
땀내와 사랑내 포그니 품긴 보내주신 학비봉투(學費封套)를받어
대학(大學)노―트를 끼고 늙은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려간다。
생각해보면 어린때동무를 하나、둘、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홀로 침전(沈澱)하는것일가?
인생(人生)은 살기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나라. 창(窓)밖에 밤비가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곰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츰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참회록 (懺悔錄)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속에 내얼골이 남어있는것은 어느왕조(王朝)의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나는 나의참회(懺悔)의글을 한줄에 주리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滿二十四年一個月)을 무슨깁븜을바라살아왔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