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38:12]
나의 거처는 목자의 장막을 걷음 같이 나를 떠나 옮겼고 내가 내 생명을 말기를 직공이 베를 걷어 말음 같이 하였도다 주께서 나를 틀에서 끊으시리니 나의 명이 조석간에 마치리이다...."
나의 거처는...하였도다 - 자기 생명의 덧없음을 상기하면서 시인은 그것을 두 가지로 비유한다. (1)목자가 장막을 걷음 : 목자는 목초지가 싱싱한 곳에 '장막'을 세우고 짐시 기거한다. 그러나 그 기간은 풀이 남아 있을 때뿐이다. 풀이 마르면 목자는 곧 장막을 걷고 새로운 곳을 찾아 이동한다. (2)직공이 베를 틀에서 끊음 : 피륙이 베틀에서 완성되어진 다음에는 순식간에 직공의 손에 의해서 잘려진다.
[사 38:13]
내가 아침까지 견디었사오나 주께서 사자 같이 나의 모든 뼈를 꺾으시오니 나의 명이 조석간에 마치리이다...."
내가 아침까지 견디었사오나 - 탈굼역은 본문의 동사를 변형시켜 '괴로움으로 인해 나는 사자처럼포효하였다'라고 읽는다. 그러나 다음 구절에서 '사자'에 비교된 이가 왕이 아니라 하나님이라는 데 난점이 있다. 또 혹자는 '솨와' 동사에 '...과 같이 되다', '...에 필적하다'는 뜻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나는 아침까지 사자와 같이 되었다는 해석을 제안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그 뒤에 나오는 '뼈를 꺾는다'는 표상을 '사자'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동일한 표상을 양자 모두에게 적용해야 하는 보순에 빠지게 된다. 그러므로 문맥상 본절은 히스기야가 극한 고통 속에서도 인내로서 밤을 세웠으나, 아침이 되어도 병세는 그대로였으며 오히려 '사자가 그의 뼈를 물어 뜯는 것'과 같은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인해 거의 죽게 된 사람처럼 혼미한 소리를 내뱉는 뜻으로 이해함이 무난하겠다.
[사 38:14]
나는 제비 같이, 학 같이 지저귀며 비둘기 같이 슬피 울며 나의 눈이 쇠하도록 앙망하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압제를 받사오니 나의 중보가 되옵소서..."
여호와여...나의 중보가 되옵소서 - 구원을 호소하는 왕의 탄원은 '주여' 라는 외침으로부터 시작된다 : '주여! 나에게 억압, 나의 보증이 되소서'. '억압' 채무자가 채권자에게 느끼는 짓눌림을 나타내는 전문적인 법정 용어이다. '나의 보증이 되소서'라는 단어 역시 법정 용어이니, 채무자의 압박을 경감시켜 주기 위해 그 빛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히스기야는 채무자의 입장에서 채권자이신 여호와께 자신을 위해 보증이 되어 달라고, 즉 긍휼을 베풀어 달라고 간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 38:15]
주께서 내게 말씀하시고 또 친히 이루셨사오니 내가 무슨 말씀을 하오리이까 내 영혼의 고통을 인하여 내가 종신토록 각근히 행하리이다...."
주께서 내게 말씀하시고 또 친히 이루셨사오니...각근히 행하리이다 - 본절을 기점으로 시편의 정조가 '비탄'에서 '찬양'으로 급변한다. 이러한 변화는 '주께서 내게 말씀하셨고-행하셨다'는, 즉 '주께서 내 기도를 응답하셨고-죽음의 질병으로부터 구원해 주셨'는 두가지 사실로부터 유도된다.
여호와께서 베풀어 주신 놀라운 은혜 앞에서 시인은 할 말을 잊는다 : '내가 무슨 말을 하오리이까?' 이제 그는 은혜로 부여받은 15년이라는 여생을 지난날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엄숙하고도 경건하게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한다. '각근히 행하리이다'의 히브리어 '에다데'는 시온산을 향해 나아가는 백성들의 엄숙한 행진을 묘사하는 말이다.
[사 38:16]
주여 사람의 사는 것이 이에 있고 내 심령의 생명도 온전히 거기 있사오니 원컨대 나를 치료하시며 나를 살려주옵소서..."
원컨대 나를 치료하시며 나를 살려주옵소서 - 본문은 개역 성경처럼 간구 형태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여기 사용된 두 동사는 모두 히필형으로서 명령형뿐만 아니라 미완료형으로도 번역이 가능하다. 미완료형으로 번역할 경우에는, '당신이 나를 치유하시며. 나를 살게 하시리이다'가 되어 두 동사 모두 기도자의 확신을 나타낸다.
[사 38:17]
보옵소서 내게 큰 고통을 더하신 것은 내게 평안을 주려 하심이라 주께서 나의 영혼을 사랑하사 멸망의 구덩이에서 건지셨고 나의 모든 죄는 주의 등 뒤에 던지셨나이다...."
보옵소서...평안을 주려 하심이라 - 죽음에서 벗어난 후 히스기야는 자신의 이전 고통을 돌아보면서 그것이 자기에게 가져다준 영적인 유익을 노래한다. 히스기야는 그가 주께로부터 받은 생명과 건강의 축복을 '평안'란 한 단어로 요약하여 말한다. 진실로 깨닫는 자에게는 고통조차도 그를 연단, 완성시키려는 하나님의 은혜가 된다.
주께서...사랑하사...건지셨고...던지셨나이다 - '사랑하사'에 해당하는 '하솨크'는 내적으로 확고하게 결합된 사랑을 의미한다. 또 '멸망'의 히브리어 '벧리'는 '허무', '부정'을 뜻하는 말이나, 여기서는 '주의 얼굴과 그의 힘의 영광으로부터 떠나 멸망의 형벌을 받는다'는 의미로 취한다. 그리고 '등 뒤에 던지다'라는 말은 '주께서 사라지게 하다', '망각하다',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
반대로 주께서 무언가를 기억하실 때는 그 대상을 그의 얼굴 앞에, 눈앞에 놓으신다고 표현된다. 결국 하반절은 히스기야가 자신에게 선고된 죽음의 재난을 그가 지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형벌로서 이해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