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직접 자기 두뇌인 반도체칩 설계하는 시대가 온다"
노컷뉴스 원문CBS노컷뉴스 박종관 기자
입력2023.01.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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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한 단계 더 높은 집적도로 새로운 설계를 도입할 때마다 생산 비용은 약 5억달러 이상 증가한다. 반도체 회사들이 AI칩 설계 도구 개발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계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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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항공기 형태의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는 'CES 2023'에서 인기를 끌었다. UAM 항공기 운항에 사피온 반도체를 활용하면 운용 효율을 높일 수 있고, 가상 발전소 기술을 통해 이착륙장인 버티포트(vertiport)의 전력 수요를 예측할 수 있다.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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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에서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가상 체험 프로그램으로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미국에 본사를 둔 SK그룹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의 반도체는 효율적인 기체 운항을 돕는다.
CES 기조 연설에 나선 AMD의 리사 수 최고경영자(CEO)는 "AI는 업무, 게임, 의료, 항공우주, 지속가능한 컴퓨팅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저변에 깔려 있는 메가 트렌드"라며 AI 발전으로 인해 더 뛰어난 성능의 반도체가 필요해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올 한해 AI 기반 반도체 설계 등에 3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투자 규모는 오는 2026년까지 지속 성장해 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컨설팅업체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설계에 도입된 인공지능 기술이 단기간 고집적 반도체 설계 실현으로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평가받는 '무어의 법칙'을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부족 이슈와 고질적인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인공지능 기반 반도체 설계 시장을 조명하고 미래 반도체 산업을 전망하는 '차세대 반도체, 인류에 새로운 세상 열어준다'는 내용의 국문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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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딜로이트 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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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딜로이트는 삼성전자와 인텔, 퀄컴 등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자체 칩 설계 AI 개발 및 타사 툴 활용에 3억달러(약 37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규모는 매년 20%씩 늘어 2026년에는 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 약 6600억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투자 수익은 예상외로 크다. AI 툴의 단일 라이선스 사용권은 수만달러 정도지만 AI가 설계한 칩은 수십억달러의 가치를 지닌다는 것이 딜로이트 측의 설명이다.
반도체 설계는 소비전력(Power), 성능(Performance), 면적(Area) 등 이른바 'PPA'에 최적화된 소자 배치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칩 설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의 수는 체스와 바둑보다 각각 731배, 250배 높다. 10을 9만번 곱해야 나오는 수치다.
메모리 서브시스템, 컴퓨트 유닛, 로직제어시스템, 전력원 등을 포함하는 모듈 블록과 표준셀로 표현되는 수십억개의 소자들로 구성된 칩 설계에는 수주일 또는 수개월이 걸린다.
반도체 설계에 AI가 도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AI가 엔지니어들의 설계 오류를 감지하고 개선사항을 자동으로 제시해 더 나은 설계안을 도출한다. 이를 통해 고집적도 칩 설계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그리고 숙련된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구식 취급을 받던 칩 설계(8인치 웨이퍼)조차 현재 상황에 맞게 수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반도체 회사들은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반도체 부족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딜로이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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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리사 수 AMD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베네시안 엑스포에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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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개발한 AI 반도체 설계 도구는 엔지니어가 설계한 회로보다 에너지 효율이 2.3배 개선됐고,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미디어텍은 AI 도구로 핵심 프로세서 부품 크기와 소비전력을 각각 5%, 6% 감축했다.
또한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전문회사 케이던스는 한 명의 엔지니어가 AI 도구를 사용해 10일 만에 5나노미터 휴대폰 칩의 성능을 14% 개선하고 소비전력을 3% 감축했다. 이는 10명의 엔지니어가 수개월 작업해야 가능한 일이었다.
알파벳의 AI 도구는 새로운 반도체 설계를 단 6시간 만에 마치기도 했다. 또한 강화학습을 적용한 엔비디아 AI 도구는 EDA 도구를 활용한 엔지니어가 만든 설계보다 25% 작은 면적에서 동등한 성능을 갖춘 회로를 설계했다.
딜로이트는 지난 수년간 시놉시스, 케이던스, 지멘스 EDA 등 EDA 선도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70%를 점유하며 반도체 칩 설계 소프트웨어 산업을 주도해 왔고, 지난해 산업 규모는 1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연간 8%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EDA 선도 업체들의 AI 기반 EDA 소프트웨어는 실험 단계를 벗어나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설계에 실제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AI 기반 EDA 소프트웨어의 매출 성장률이 향후 5년간 일반 EDA의 2배, 반도체 칩 매출의 3배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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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단계 더 높은 집적도로 새로운 설계를 도입할 때마다 생산 비용은 약 5억달러 이상 증가한다. 반도체 회사들이 AI칩 설계 도구 개발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설계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에서 AI는 설계 과정 외에도 활용 범위가 넓다. 웨이퍼 외관 검사를 통해 결함 포착률을 9배 가까이 개선하고, 아웃소싱 조립 및 테스트 업체들의 네트워크를 관리해 공급망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최호계 한국 딜로이트 그룹 첨단기술·미디어 및 통신 부문 리더는 "반도체 산업이 가진 파운드리 미세공정 경쟁과 비용 문제, 공급 부족 리스크는 AI 기반 반도체 설계로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AI는 직접 스스로를 작동시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인간과 함께 설계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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