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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 [改過遷善]
빈이 운동장으로 나와보니
아침에 아버지 말씀하셨듯이
궁에서 보낸 차가 도착해 있었다.
검은색의 쌔끈한 리무진.
아무리 엘리트 학생들의 학교라지만
도대체 저 리무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 라고 생각하며
한번씩은 차를 쳐다보았다.
" 저 , 혹시 이 빈양 되십니까 "
검은색의 정장을 빼입은 어느 한 남자가
빈을 향해 물었다.
빈은 코웃음을 쳤다. 명찰에 빤히 [이 빈]
이라고 적혀있는데 묻긴 뭘 물으냐고 생각했다.
" 풋 , 네. 제가 이 빈입니다."
코웃음을 치는 빈에게 무안을 당한
남자는 약간 멋쩍은 듯이 말했다
"타세요 , 제가 궁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그 말은 빈에게 뭔가를 물은 것이 아니였기 때문에
빈은 무시하고 차에 올라탔다.
남자와 빈 둘 다 가는 내내 아무말도 없이 조용한 분위기로
궁에 도착했다.
" 아버지 ! "
" 그래 , 빈이 왔구나 - "
빈의 아버지와 빈은 궁 별관에 있는 세자시강원으로 갔다.
도착하니 , 여러 겸필선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윽고 빈과 빈의아버지를 발견한 한 겸필선이 그들에게 다가와 말했다.
" 아 , 오셨습니까 - "
그리 잘생긴 편은 아니지만 훤칠한 키에
무언가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 여유있는 미소를 띤 남자였다.
한 스물 다섯 정도로 보이는 그 남자는 빈에게 시선을 두었다.
" 이 분이 바로......."
" 그렇다네 , 내 뒤를 이어 세자 저하께 국어와 영어를 가르칠 내 여식이라네 "
" 아 그렇군요. 안녕하세요 , 김현우라고 합니다.왕세자저하의 수학과 과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네 안녕하세요. 이 빈이라고 합니다."
이윽고 빈에게 이것저것을 설명해준 아버지는
현우에게 빈을 잘 부탁한다며 요양원으로 가셨다.
아버지가 가시자마자 , 현우가 빈에게 말했다
" 가셨다. 헤헤 , 너 몇 살이야? 음..차림새로 보아하선 고등학생인가보네 "
아버지가 가자마자 나이도 모르는 나에게 반말을 하다니.
빈은 살짝 이맛살을 찌푸렸다.
" 아아 - 인상쓰지마 , 난 스물다섯이야. 그건 그렇고 , 몇 살이냐니까 "
별로달갑진않았지만 그래도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기에 -
" 열여덟."
빈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휘둥그레지는 현우의 눈에
빈은 살짝 웃었다.빈의 인상이 펴지는 것을 보고
현우도 웃으며 말했다
" 현우오빠라 불러 - . 어차피 앞으로 함께 일해야 하니깐 , 친해지는게 좋겠지 ? "
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때마침 , 문이 열렸다
" 이 빈 ~!! "
희원이였다. 빈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 어머 ,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오.빠.는 왕세자저하를
경호해야 할 몸이잖아"
" 당연히 널 데리러 왔지 , 너 왕세자저하하고 만나야 될 거 아냐? "
`왕세자저하`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빈의 입술이 삐죽 나왔다.
" 아니 얼마나 대단하다고 지금 막 도착한 사람을
오라가라야."
" 잔말말고 빨리나와 , 언젠가는 봐야하니까. 니가 가르칠 사람이잖아 ?"
희원의 말에 현우가 웃었다.
" 푸하하하 "
둘 다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 듯 , 희원이 볼멘소리로 말했다
" 에이 , 형은 왜 웃어요 "
" 니네 싸우는거 너무 웃겨서. 빈아 얼른 빨리 보고와 "
현우의 말의 빈은 떨어지지않은 발걸음을 떼며
그 `대단한` 왕세자를 보러 희원을 따라갔다.
왕세자의 거처인 유월궁 안.
얼마 전 세자비를 맞아 들였기 때문에
평소보다도 훨씬 화려하고 정신없었다.
앞으로 이곳에서 왕세자를 가르쳐야 할텐데.
화려한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빈으로썬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 저하 , 새로운 겸필선인 `이 빈` 을 데리고 왔습니다 - "
" 들라하여라 "
들라하여라? , 물론 왕세자의 신분으론 가능한 말이였지만
나보다 1살 어린 핏덩이 주제에 -
저런 건방진 말을 하다니.
모든게 부정적으로 보이는 빈의 시선으로썬 도저히 용납 할 수 없었다.
위로 올려다 봐야 할 사람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고 ,
아래로 내려다 봐야 할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확실히 왕세자는 `싸가지` 없었다.
빈은 왕세자의 그런태도에 화가 났다.
지가 왕세자면 왕세자 일 것이지
어디 감히 자신을 가르칠 선생에게 반말을 쓰다니.
그리고 내가 겸필선이지 니 경호원이리 ? 라는 생각을 하는것도 빈에겐 무리가 아니였다.
" 네 그렇습니다."
정말 싫었지만 , 어쩔 수 없으니까 - .
빈은 꾹 참고 대답했다.
" 아 , 그래 , 내 이름은 해강이야 . 은해강 ."
너같은 것의 이름따윈 알고 싶지 않아.
앞으로 계속 `왕세자저하`라고 불러야 할텐데
이름따윈 뭐하러 알려주는거야 ? . 라고 빈은 생각했다.
"풉 , 안녕하세요 , 세자비 주민아에요 "
따로 인사를 하라고 틈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세자비는 자신의 소개를 했다. 세자비는 왕세자처럼
반말을 쓰진 않았지만 빈은 그게 더 얄밉다고 생각했다.
" 아무래도 전학을 해야겠지? "
당연한거아냐 , 이 빌어먹을 놈아 -
빈의 인상이 다리미로 펴야 겨우 펴질 수 있을만큼 구겨졌다.
" 어머 , 이빈씨 - 어디가 안 좋으신가봐요 ? , 뭐 불편하신가요 ? "
그말에
빈이 어줍잖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아니요 , 괜찮습니다 , 약간 추운 것 같아서요 "
이 어린 것들에게 이 정도로 비굴할 수 있다니-
자신이 한심했지만 , 곧 빈은 왕세자를 가르치자마자 인성교육부터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자식 , 너 딱 걸렸다. 넌 내가 가르치고 나면 `개과천선` 하게될꺼야.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빈의얼굴은 상당히 일그러져 있었다.
빈의 안좋은 표정을 본 희원은 빈이 폭발하기 전에 얼른 데리고 나가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고는 말했다
" 왕세자저하 ,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
" 응 , 희원이형 안녕 , 그리고 이 빈.너도 "
" 안녕히가세요 , 희원오빠 , 그리고 이빈씨 "
희원에게는 오빠,형이라고 하면서 , 이 빈. 이빈씨라니 -
이 빌어먹을 것들 , 내가 성격을 뿌리부터 단단히 고쳐주마 .
빈의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 어떡하냐 이 빈 , 고생시작이다 ? "
생긋 웃는 희원의 얼굴을 한 대 후려 갈기고 싶은 빈이였다.
" 괜찮아 , 희원이 너가 도와주면 되잖아? 이제부터 계속 같이 있을건데 말이야 "
생글 - , 더 얄미운 태도로 희원의 말에 맞받아 친 빈은
희원이 뭐라고 쫑알대던 더이상 아무 대꾸도 하지않고
세자시강원으로 돌아왔다.
그들이 돌아오자마자 반갑게 맞아주는 현승이 말했다
" 빈아 , 오늘은 첫 출근이니까 . 이제 집에 돌아가도 좋아 "
" 흠 , 그렇지만 - 난 내일부터 내가 다닐 학교의 위치도 모르고 ,
내일부터 어떻게 해야할지도 전혀모르는데 - "
" 내일 아침 7시. 궁에서 차를 보내줄꺼야 - , 앞으로는 그 차를 타고 등교해.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 또다시 궁에서 보내주는 차를타고 다시 이곳으로 와.
그 후에 내가 너의 할 일을 알려줄게 "
순간 빈의 머리가 지끈- 했다.
이제까지 빈은 학교에 차로 등.하교 하는 아이들을
증오해왔었는데 , 자신이 그 꼴이 되게 생겼다니.
" 그렇지만 , 음.. 교복은 어떻게 하지 ? "
" 사복을 입고 학교로 와 - . 전학생이니 학교에서 교복을 줄꺼야 "
와... 역시 잘사는 애새끼들 학교는 다르다는 건가 ,
교복조차 학교에서 맞춰주다니... 부잣집 자제님들 교복은
다른 학교교복들과 절대적으로 달라야해서 그런 것일까.
정말 처음부터 맘에 안드는 것 투성이였다.
싸가지없는 왕세자,세자비부터 학교에 차를 타고 등.하교해야한다니.
" 응 , 안녕히있어 - "
빈이 궁 밖으로 나와 버스 정류장까지 터덜터덜 걸어가고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빵빵 - 하는 크락션 소리가 울렸다
" 아..씹 , 어떤 몰상식한 놈이야 ? "
빈이 일부러 들으라는 듯 크게 소리치고 뒤를 돌아봤다.
" 미안 , 어떤몰상식한 놈이라서 , 타 - 데려다 줄게 "
희원이였다. 순간 빈은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뭐 어때. 한두번 본사이도 아니고. 라는 생각에 얼른 희원의 차 뒷자리에 올라탔다
" 와 , 섭섭한데? 너 왜 내 옆자리에 안 앉냐? "
" 내가 니 애인이냐 ? 나중에 니 애인 생기면 데려다 앉혀."
풉- 하고 희원이 실소를 터뜨렸다.
어렸을 적부터 알아온 빈은 , 외동인 희원에게 정말 귀여운 동생이였다.
빈이 성가셔 죽겠다고 말하는 원을 희원은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빈이 건방지게 굴어도 빈을 다 이해하고 받아주는 희원이였다.
" 어쭈 , 말만하지말고 어디 참한 여자 소개 좀 시켜봐라 "
" 참한 여자가 미쳤다고 너랑 사귀겠냐 "
그렇게 두사람이 티격태격 싸우는 사이에
빈의 집에 도착했다
" 잘가라 "
" 야 ,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가냐 ? , 들어와서 주스라도 한 잔 마시고 가."
그랬다.
빈은 항상 툴툴거리는 척하면서도 희원을 챙겨왔다.
정말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빈이였다.
빈과 희원이 집으로 들어가자 ,
빈의 엄마가 방긋 웃으며 희원을 맞이했다
" 아휴 , 희원이 왔구나? , 후후 우리 빈이 데려주느라 고생했네 "
" 아닙니다 ,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요 뭘 "
" 저 천방지축을 궁에다 데려다 놓으니 내가 안심이 되질않아 , 희원아 , 우리 빈이 좀 잘챙겨줘 "
넉살좋은 빈의엄마의 말에 희원은 멋쩍게 웃었다.
잘생긴 외모의 훤칠한 키. 게다가 궁에서 경호원을 할 정도면
능력있는 남자였다. 게다가 성격까지 좋으니 - 금상첨화였다.
딱 사위삼으면 좋겠다고 빈의 엄마는 생각하던 참이였다.
" 엄마는 ?! ,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 희원이 닳겠다 , 그만 쳐다봐 ! 희원이,
딸 하나 더있었으면 사위 삼고 싶다고 생각했지? "
희원에게 주스를 가져다주며 빈이 엄마에게 쏘아붙였다.
"이 빈 , ! 너 , 엄마가 희원이오빠라고 하랬지 , 엄마가 딸 하나 더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니?
너처럼 말썽도 안피우고 , 희원이 사위 삼을 수도 있고 "
순간 빈이 발끈했다.
희원이 좋은 것은 아니였지만 , 분명 다른 여자들눈에는 일등신랑감이였다.
왜 엄마는 농담이라도 희원에게 자신을 시집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던 것일까
그만큼 자신이 희원에게 부족하다는 것일까
"이씨 , 민희원 너 빨리가 - "
귀여운 빈의 모습에 희원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 알았어,알았어 , 어머니 - 안녕히계세요 "
인사를 한 후 , 희원은 밖으로 나와 차에 시동을 걸며 생각했다.
정말 귀여운 녀석이라고 -
만약 빈이 자신의 여자친구라면 어땠을까.
여자에 관심이 없는 희원이지만 , 저런 아이라면 기꺼이 사랑할 수 있을것 같았다.
방에 들어가보니 , 정말 어리고 , 귀여운 왕세자와 세자비가 앉아있었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 빈은 입 밖으로 `아 귀여워` 라는 말을 내뱉을 뻔했다.
게다가 왕세자 옆에 찰싹 붙어 얄미운 미소를 짓고 있는 세자비 또한 이뻤다.
그러나 약간 좀 싸가지 없어보인다고 할까 , 드라마로 보던 여자악역의
이미지와 비슷했다. 하지만 , 외모가 출중할 뿐 . 그들은 빈에게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 장본인이였다.
이 어린것들을 상대로 존댓말을 쓰고 내 아까운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니.
빈은 저절로 한숨이 터져나왔다.
" 안녕하십니까 , 이제부터 왕세자저하께 국어와 영어를 가르칠 이 빈이옵니다."
" 당신이 이번에 새로 온 겸필선 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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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이 리턴되는 바람에
1편은 1,2편의 내용이 합쳐지고
2편은 3편에 내용이 들어왔습니다 ^^;
오늘도행복한하루되세요~!!
첫댓글 [리턴리에] 이 릿말은 당일 모든 글에 규칙에 대한 언급 및 인사말입니다. 확인 글은 전부 리플이 달려 있습니다. 착오드려서 죄송합니다. 화이팅 !
네~리에님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