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산타클로스가 온다'로 시작된 히트 행진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정점... 빙 크로스비 시대 열어
엘비스의 '블루 크리스마스'까지... 장르의 경계 허물어
오늘날 크리스마스 시즌의 상징이 된 팝송들의 역사가 90년을 맞았다.
1934년 한 편의 곡이 대히트를 치면서 시작된 크리스마스 팝 열풍은 이제 연말 문화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최초의 크리스마스 팝 히트곡은 '산타클로스가 온다'(Santa Claus Is Coming To Town)다. 작곡가 제이 프레드 쿠츠와 헤이븐 길레스피가 맨해튼행 지하철에서 구상한 이 곡은 발표 하루 만에 악보 50만 장, 음반 3만 장이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대공황 시기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준 크리스마스 팝은 '윈터원더랜드'(Winter Wonderland, 1935)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빅터 레코드 세션에서 마지막 순간에 녹음된 이 곡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었다.
1930년대 후반에는 스윙 재즈가 크리스마스 음악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루이 프리마의 '산타가 뭐라고 할까'(What Will Santa Claus Say)와 피아니스트 팻츠 월러의 '징글벨'(Jingle Bells) 스윙 버전이 대표적이다.
1940년대는 빙 크로스비의 시대였다. 영화 '홀리데이 인'의 삽입곡이었던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 1942)는 크리스마스 음악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이어 발표한 '집으로 돌아갈게요'(I'll Be Home For Christmas, 1943)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 군인들의 향수를 달래주며 히트했다.
1940-50년대는 크리스마스 음악의 황금기였다. '렛 잇 스노우'(Let It Snow, 1945), '크리스마스 송'(The Christmas Song, 1946), '루돌프 사슴코'(Rudolph the Red Nosed Reindeer, 1949) 등 시대를 초월한 명곡들이 탄생했다.
1950년대에는 어사 킷의 '산타 베이비'(Santa Baby, 1953)가 새로운 감각을 선보였고, 엘비스 프레슬리의 '블루 크리스마스'(Blue Christmas, 1957)와 브렌다 리의 '로킹 어라운드 더 크리스마스 트리'로 록큰롤 시대가 열렸다.
19세기 말 음반 녹음 기술의 등장 이전까지 크리스마스 음악은 주로 종교곡이었다.
1920년대까지도 '오 거룩한 밤'(O Holy Night)이나 '고요한 밤'(Silent Night) 같은 성가가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90년이 지난 지금, 크리스마스 팝은 모든 음악 장르를 아우르는 독자적인 영역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