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재 단풍맞이 야영 - 수필집 "불량품" 을 읽으며.....
(2018.10.6 토 - 7 일)
태풍 콩레이가 제주를 덮치고 남해안을 훑어서 통영, 부산쪽을 향해 진행중이다.
폭우와 바람을 동반한 관계로 태풍권에 있는 지역은 물난리로 인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한다.
특히, 태풍이 거의 빠져나가는 즈음에 포항, 영덕. 경주등 경북해안지방은 막판에 태풍피해로
침수가 발생되어 시싱자가 발생하는등 피해가 컸다고 한다.
6일, 토요일 오후.... 의외로 하늘이 걷히어 오지재로 야영을 나섰다.
10월중에는 당직과, 회사 시운전 관계로 주말에 시간이 나지 않아 10월초에 야영을
이미 계획하였기에....
출발
구름이 걷히고 비도 멎고...하늘이 파랗게 맑아진다.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오지재 도착 - 오지재에서 바라본 수위봉 쇠목고개
(언젠가엔 저 고개를 넘어보마 하고지고....)
단촐한 짐이다.
혼자서 나설때는 가급적 단촐하게 챙겨서 나선다
매트, 잡동사니 가방, 1인용 작은텐트, 슬리핑백, 동절기 파워뱅크 정도....
텐트치기
2-3인용이라지만 딱 혼자쓰기 적당하다.
자동텐트라서 우산 펴듯이 펼치면 3분정도도 안걸린다.
위에 플라이까지 치는데도 5분정도면....
살림살이 ^^
동절기 슬리핑백
슬리핑백을 펼치느라 가방에서 꺼내면서 가방에 적혀진 글을 우연찮게 보았는데
2003년 워터코리아 행사(부산 벡스코) 에서 참가기념으로 받은 가방이다.
짧은시간이지만 15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 그간에 지나온 우여곡절 같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난다.
저 더불슬리핑백도 30년 정도 된듯 싶다. 당시엔 큰맘먹고 샀던건데.....
그리 되어졌나 싶은게..... 저것들은 고만고만 한데 나만 폭삭 늙은것 같다 ㅎㅎㅎㅎ
산책 나서다
텐트를 친후 왕방산 임도로 들어서서 자전거도로(임도) 따라서 1시간 남짓 그냥 약간 빠른 걸음으로
숲길을 걸어 올라갔는데 은근히 땀이 배인다. 낮길이가 짧아진터라서 금새 어두워지기에 되돌아 온다.
이미 해룡산 너머로 해가 넘어갔다.
인적도 없고...혹여 멧돼지라도 나올까 싶어서 서둘러 되돌아 나왔다.
되돌아오니 저만치(뒤쪽편)에 텐트 하나가 쳐있다..디게 반갑다 ㅎㅎㅎㅎ
저 자리는 40까지 치는자리고 그 뒤쪽은 30까지... 내텐트와 저 텐트 사이는 50 안쪽.....
지금 내자리는 그 이상 나이제한 없는....ㅎㅎㅎㅎ
( 단층이 4단계로 되어져 있는데 위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면서 은밀(^^)해지고 아랫쪽은
사통팔방이 툭 틔인 넓은곳이다 )
" 불량품 " - 이정아 수필집
오늘 오지재 야영엔 이 "불량품" 이 따라 나섰다^^
촛불 하나 마주하여 이슥한 밤에
지극한 정적과 정지된 고요가 무섭기조차하여
어묵을 질겅질겅 씹는다......
핸드폰으로
"가을비 우산속에 (최헌)" , "낙엽따라 가버린사랑 (차중락)" 을 들으면서
꽁냥꽁냥.... 커피 한잔 홀짝거리면서 한개피 사룬다.
밤..... 텐트에서 꼼지락거리다 잠시 바람쐬러 나와보니 저 위쪽 텐트는 (언제 걷고 갔는지) 가고 없다.
있다가 없으니 ..... 좀 황당스럽고, 더 휑하고.... 사람 기척이 더 그립네....
거참..... 나 혼자만 두고서, 무섭게시리....헛허허허
수필집 : "불량품"
저자 : 이정아
표지그림 : 구원선화백 행복담기 - 바다가보이는풍경
풀꽃삽화 : 나태주 시인
수필집 - " 불량품 " 에 대해서
책 제목이 불량품 으로 한것은 아마도 2,3년전에 이식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위중하여
남편분의 한쪽 신장을 이식받은터라 자조적이지만 위트있게 "불량품"으로 스스로 인정하고
그 불량품으로 살아가면서 투병생활속에 느끼는 감사함과 새삼 소중함을 담백하게 적은 글이다.
표지그림작가이신 구원선 화백은 들꽃풍경에서 오래전부터 뵈었기에 표지 그림도 낯익고 반가웠다.
수필속에 나태주시인님께 보낸 편지에서....
남들은 경험하지 못한 병상의 고독과 고통을 체험한 글감이
풍부한 문인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마음이 엿보여서 지며, 수필 내용들은 차분한 설득과 조용한 파문이
들어있어서 그 여운으로인해 위안을 줄수 있는 감동의 경지로 이끌어내며 물흐르는듯한 자연스러운
문장속에 슬며시 웃게도 하고 찡한 여운을 안겨주기도 한다.(표지글에서 인용)
수필가이신 이정아님은 수년전에 우연하게 블로그를 통해 알게되어 작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감사하게도 저서인 " 낯선숲을 지나며"와 "자카란다 꽃잎이 날리는날" 수필집은 미국에서 보내주시어
잘 읽었던 기억이다.
재미 수필가협회장,이사장역임하시었고 미주판 한국일보, 중앙일보(현재) 에 오랫동안 칼럼을 쓰고 계신다
수술후 지속적으로 면역기능을 유지하기위해 현재도 치료중이신 이정아선생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빌어마지 않는다.
아침이다. 상쾌하다
단풍따라서 언저리를 산책하며 붉게 물든 단풍에 매료된 아침이다.
가을 : 오정방
너를 기다리는 자에겐 밀물 같은 그리움
너를 떠나보낸 자에겐 썰물 같은 아쉬움
상큼하고 맑은공기.... 아, 좋다^^
철수.
짐을 꾸려 싣고서 철수 한다.
외로운 밤이었지만 (언제는 안그랬나 ㅎㅎㅎ) 하루 잘 유( 留 )하고 간다.
오지재 간이 휴게소
산행객들과 라이딩하는 사람들에겐 참새방앗간 같은곳이다.
얼큰라면 한그릇, 훌훌 불어 맛나게 먹다.
고맙게도, 커피도 한잔 덤으로 내어주신다.
서울로 되돌아오면서 지나는 배꼽다리이다.
잠시 멈추어서 한바퀴 돌아본다. 내 아지트같은곳이기에 ^^
담에는 이곳으로....
간이 야영장
간밤에 여기도 한사람이 야영을 한듯하다.
같이 있었더면 덜 외로왔을수도 ㅎㅎㅎㅎㅎ
혼자서 다니는 사람들도 꽤 있다. 우연히 조우하면 초면이지만 서로 반갑고
함께 밤을 지새며 이러저런 얘기 (야영정보나 캠핑장비등 정보교환도) 나누면서.....
북한산 인수봉 - 갈때 배웅해주고 올때 마중해준다^^
어쩌면 이번 야영은 가을부터 동절기에 이르는 야영에 대한 " 홀로 시산제 " 라 하겠다.
비가 나렸더면....가을비우산속에,.... 더 좋았을것을.....
오지재 야영
2018. 10. 13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첫댓글 '언젠간 저 고개를 넘어보마 하고지고...'
나도,
이런 말들을 얼마나 많이 쏟아냈던고!
한강 둑에 앉아 석양을 보며 그날 일출 후에 있었던 일들을 되내이면서도 그랬고.
야영장의 고들빼기가 더 정다워지는 계절입니다.
미음은 그곳에 있는데 몸이 뒤따라 주지 않아요 .
말을 쏱아 내는것으로 달래는거지요^^
석양을 보는 느낌도 예전하고 차분하여지는것 같아요.....좀 가라 앉는달까요.....
헛허허허, 그래지는것 같습니다.
매에 장사가 없는것 처럼 나이에 장사 없는것 같아요 ㅎㅎㅎㅎ
가을에 야영은 정말 운치있습니다.
특히 새벽녘에 외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텐트안에서 들으면 정말 감동입니다.
낙엽이 텐트위에 떨어져 미끄러져 내리는 소리, 낙엽이 바람에 밀려 바닥에서 굴러가다가 멈칫
하는 소리, 그리고 다시 방향을 바꿔가는 소리 ,상수리 떨어지는 소리등 ,다양한 소리가 어울어져
조화로움을 이루며 들리는 소리는 한편의 교향악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움직여 봐야 하는데....
가을 야영은 그런 운치가 있는것 같아요.
텐트 위로 낙엽이 떨어지고 바람에 낙엽이 쓸려가는 소리...가을이니까 그런 소리를 듣기도^^
역시 가을은 감성을 돋구어주는 계절이네요.
어떤 친구가 귀농한다고 내려가서 몇해 되어 어떠냐고 물었더니 "아파트가 답이다!"라고 한말이 남습니다.
예전에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그래도 힘이 있을 때) 엄청 크고 무거운 텐트 가지고 다니며 몇번인가 쳤던 기억이 나네요.
이제는 시설들이 너무 좋은데가 많아져서 "저걸 머더러 해?"하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ㅎㅎㅎ
그래도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을 자연과 벗삼아 지내는 풍류가 멋있게 보이기도 하네요.
아파트가 답이다....맞아요 ㅎㅎㅎㅎ
흔히들 시골가서 농사나 짓지 하는것 그림같은 꿈이지요.
캠핑도 기운 있을때 이야기지요. 애들이 어리고....텐트치느라 기운 다빠지고요 ㅎㅎㅎ
이제는 저는 혼자서 간편하고 작게 다닙니다 ㅎㅎㅎㅎ
한적한 나무 아래 차 세워놓고 졸다가........화들짝 놀래 밖으로 튀어나와보니.......도토리2알 차 지붕을 때린거였습니다.
달팽이가 아니라......지구가 뒤집힌줄 알긴 아니었어도.....적막속에서.....즐겨내는 그 '담'이 ...심히~~ 부럽습니다...........ㅎㅎㅎ
예상치 않은 충격에 놀라기는 다 마찬가지지요. ㅎㅎㅎ
한적한곳에서 맘 푹 놓고 있는데 도토리알이 마치 딱총소리같이 울리면 저도 놀랐을걸요 ㅎㅎㅎㅎ
캠핑하면서 밤이 되면 마음이 그 밤의 적막에 적응이 되어지니 덜 무섭더라구요 ^^
군화 신고 다닌 시절엔.........무덤 봉분에 발 얹혀놓고 잠자던 그 담력은 어데로 가고.......도토리 2알에......후다닥~ 내튀는 얼떼기가 되어 버렸어요~~~그것도...대낮에..........
ㅎㅎㅎㅎㅎ
기력이 쇠하여 지는 ..... 담도 줄어들고요.....
나이엔 장사 없는듯 합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