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날의 단상/ 이성경
어린 시절 해 질 무렵에 논과 들판을 물들이던 그 빛에 반한 때부터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노을만 보면 들뜨는 마음.
자연현상의 일부일 뿐인데 무엇이 나를 사로잡았을까
언제인가 비가 들이치는 베란다에 두었던 화분의
나뭇잎을 흔들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끼고는
문득 자연이 이런 것이구나 깨달은 날에 좋아지게 된
녹색, 그리고 노을 닮은 주황색의 어우러짐은 조화롭다.
자연을 노래한 워즈워드의 시를 펼쳐보고 은하수 별을
세어보기도 하던 날이 있었고
무심코 바라본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음에 놀라
집으로 뛰어온 중학생 시절도 있었다.
해가 구름 뒤로 숨어 만들었던 잿빛 하늘과
수확이 끝난 메마른 논밭에 길게 드리웠던
고등학교 하교길에 보았던 광경,
지금은 없지만 어린 시절 살던 2층 집 지붕 위에 올라앉아 봤던
아침의 선물인 듯 구름과 햇빛이 만들었던 도시의 풍경도
눈에 박힌 듯 아른거린다.
지나온 시간의 편린들이 햇살에 빛나는 유리조각 처럼 반짝인다.
첫댓글 오늘도 안녕하세요?
소중한 영상주셔서 여간 고맙습니다.
항상 좋은날만 있으십시오 합장.
감사합니다. 두 손을 모으는 것은 합장이나 기도나 마찬가지네요. 아무튼 혜룡 승려님 건강하세요.
고향이 그리워서 찾아가도 옛흔적은 온데 간데 없고 낯선 사람들이 들와서 타향아닌 고향이 낯설기만 합니다
이제는 옛날처럼 한 동네 사람들이 어느 집에 수저가 몇 개 있는지 까지 알면서 터놓고 지내던 시절은 지나간거 같아요.
분명 같은 동네에서 마주친 사람인데 말 한 마디 걸어본 적 없고 얼굴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沃溝서길순님도 날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