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조대상>
고래
이태순
비 내리는 기차역 물이 출렁거리고
눈이 슬픈 아이가 꿈속에서 보았다는
커다란 푸른 고래가 기차역에 들어왔다
칸칸마다 불빛을 따스하게 매달고
아이를 부르는 고래의 비린 노래
바닷가 역으로 떠날 고래가 멈추었다
가냘픈 영혼 되어 어둔 방을 벗어난
아이야 고래 타고 바닷가 역에 가자
피멍이 얼룩진 아이 야윈 손이 차갑다
<중앙시조신인상>
불꽃놀이
김상규
두 손에 쥐고 있던 열쇠를 이리 주렴
내가 행복을 주지, 밀밭 위의 소녀야
버려야 얻을 수 있는 신비를 알려주지
어깨에 앉아 있던 연갈색 종달새는
길들이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갔단다
소녀야, 채찍은 거둬 덤불숲에 던져주렴
밀짚 얹은 나귀는 주저앉은 나귀일 뿐
짐을 진 소녀야, 방황을 한 줌 주지
들판이 빨갛게 물든 자유를 보여주지
박하의 박하마저 겨울의 겨울마저
입김마다 번지는 시작의 귓속말
소녀야, 용기를 주지, 곧 타오를 불꽃처럼
카페 게시글
#......문학상 수상작
2023년 <중앙시조대상> - 이태순, <중앙시조신인상> - 김상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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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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