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간략”이라 함은, 저 극락정토의 공덕이 한량없어 17가지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나타낸다. 수미산이 겨자씨에 들어가고, 털구멍 속에 바다를 넣을 수 있는 것은, 설마 산과 바다가 신기(神奇)해서인가? 아니면 털구멍과 겨자씨에 이런 능력이 있어서인가? 이것은 능히 신통변화를 나툴 수 있는 이가 그것들을 신기하게 한 것뿐이다. 그런 까닭에 17가지 장엄을 이타라고 말하지만, 자리의 뜻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수미산이 겨자씨에 들어가다: 《유마힐경》에서 말하기를 “제불보살에게는 불가사의(不可思議)라고 부르는 해탈이 있느니라. 만약 보살이 이 해탈에 머무르면, 높고도 넓은 수미산을 겨자씨 안에 넣어도 그 겨자씨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으니, 그것은 수미산이 본래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이며, 사천왕이나 도리천(忉利天)과 같은 제천(諸天)들은 자기가 (겨자씨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느니라. 다만 장차 득도 될 사람만이 수미산이 겨자씨 안에 든 것을 알 수 있느니라.”라고 하였다.
*털구멍 속에 바다를 넣다: 《유마힐경》에서 말하기를 “사대해(四大海)의 바닷물을 하나의 털구멍에 넣어도 물고기와 자라와 큰 자라, 악어 그 밖의 물에 사는 동물을 괴롭히는 일이 없고, 저 바다는 본래 모습 그대로이기 때문에, 용․귀신․아수라들은 자기가 (털구멍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도 못하며, 바닷속의 중생을 성가시게 하는 일도 없느니라.”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