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승절(Victory Day)이라...
2025년은 제2차 세계대전 전승 80주년이다. 나라마다 행사일은 조금씩 다르다. 우리는 8월15일 광복절로 유럽 전승절(Victory in Europe Day)은 1945년 5월 8일 나치 독일이 항복한 날을 기념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기념사에서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경고한다"면서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Win-win)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2015년 9월3일 ‘전승절 70주년’ 행사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해 천안문 망루에 올랐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천안문 망루’ 외교로 한국 중국 우호 관계가 정점을 맞았지만 곧 북한의 핵실험을 둘러싼 한국 중국의 갈등과 한국의 사드 배치로 한국 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당시 천안문(天安門) 망루에는 박근혜 대통령, 시진핑 국가주석, 푸틴 대통령이 함께 서있었고 오늘 그자리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서있었다.
중국은 1954년 망루를 찾은 북한 김일성 수상이 마오쩌둥 주석 바로 오른쪽에서 환한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을 만들었다. 자칭 ‘항미원조 전쟁’의 혈맹 접대였다.
크렘린 정치(Kremlinology)에선 당상 자리가 권력의 서열이다. 주빈 오른쪽부터가 상석이다. 중국 관영 신화사 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 왼쪽에 푸틴은 우측에 세워 ‘좌 정은, 우 푸틴’으로 그림을 만들어 준건 북한엔 최고 대접을 한것이라는 거다.
맥락의 핵심은 박근혜 대통령이 앉았던 자리에 김정은 위원장으로 대체시킨 국제질서의 격변일것이다. 미국 중국의 전략 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북한 중국 러시아가 ‘일방주의 횡포’라 비판해 온 트럼프의 미국주도 'America Only’ 등이 만든것이다.
오래도록 이해충돌에 따라 제각기 흘러 오던 북한 중국, 북한 러시아, 중국 러시아 관계의 물줄기가 ‘이익의 공유’라는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 그게 천안문 망루고 전승절 80주년에 그 연출을 한것이다.
북한 중국 냉각기는 시진핑 주석 집권 직전의 2013년 3차 북한 핵실험 말썽으로 화가난 중국이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였다. “자기 이득을 위해 미국에 맹목적 동조를 했다”고 북한은 배신감을 토로하며 그해 말 친중 인물 장성택이 처형되자 시진핑 주석은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찾았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망루 중심 좌측에 초대된 배경이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로 한국 중국 관계는 다시 냉랭해졌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형 청자 선물을 들고 시진핑 주석을 처음 찾아간 건 트럼프와의 싱가포르 회담을 앞둔 2018년 미국의 중국 압박이 본격화된 시기였다.
시진핑 주석으로선 북한 미국 정상화 이후 중국의 한반도 영향력이 우려돼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재고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미국 하노이회담 결렬 뒤에도 중국은 북한 미사일 재개를 묵인하며 러시아와 같이 유엔의 추가 제재도 막아주었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에도 애써 말을 아껴 왔다. 시진핑 주석 3연임에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낸 인물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었다.
김정은 위원장 방중 초청의 시점은 참으로 묘하다. 최근 방미한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안미경중(安美經中)' 태도를 더 이상 취할 수 없게 됐다”고 하자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에의 종속”이라며 발끈한 중국이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가까워질수록 트럼프에게 부를 몸값이나 전략적 유연성이 더욱 커지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망루 자리가 단연코 무거울리 없는것이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전쟁의 최대 수혜자는 북한”이라 할 정도의 브로맨스다. 파병 포탄의 대가로 북한은 첨단무기 기술, 에너지 특수를 즐긴다. 역시 북핵 실험 이후 소원했지만 지난해 푸틴이 24년 만에 평양을 찾고, ‘자동개입’의 북한 러시아 신조약 체결로 군사동맹을 복구했다. 그 한 달 전 푸틴은 시진핑을 찾아 ‘무제한 파트너십’을 선언했었다.
당시 미 국무부는 “중국은 양손에 떡을 쥐려하지 말라”며 강력 경고했었지만, 넉 달 뒤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전격 파병을 두고 외교가에선 “중국이 푸틴에게 북한 파병을 귀띔받고도 묵인해 온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다.
과거 김일성 수상이 6.25 남침 직전 스탈린 마오쩌둥을 잇따라 찾아 3각 밀약을 했던 공산권의 은밀한 거래 관행 때문이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멀게는 공산 진영, 가까이는 유라시아 주도권을 놓고 본질적으론 경쟁 갈등이었다. 국경 분쟁에서부터 중국의 '일대일로' 대 러시아의 '유라시아경제연합' 같은 확장의 접점에서였다.
미국 중국의 경쟁, 2018년 나토의 동진 정책,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공동의 적’이 뚜렷해졌다.
미국의 대 러시아아 제재와 대 중국 압박 속에 중국과 러시아 교역은 지난해 2450억 달러로 3년 전보다 66% 폭증했다. 러시아 원유 구매 역시 54% 증가한 620억 달러로 러시아가 사우디 대신 중국에 최대 원유 공급국이 됐다. 전방위적으로 적의 적이 친구가 된것이다.
'김정은', '푸틴', '시진핑'의 밀착은 핵보유국, 권위주의 리더십, 상호 경제 출구, 반미 이념 정서 공유로 신냉전 구도를 촉발할 ‘뇌관’이다.
“강하게 뭉친 적은 나눠 놓고 싸워야 한다”는 나폴레옹의 금언이 소환될 형국이다. 3국 연대라면 우리 외교 선택지도 극히 좁아진다. 비핵화 제재, 평화협상 모두 구두선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한 미 동맹 바탕으로, 특히 일본과는 지역 안보까지 협력을 확대해야 할판이다. 가급적 중국과 러시아의 자극을 절제해 북한과의 밀착 위험을 최대한 분산시킬 수 밖에는 없을것이다.
천안문 망루를 가장 눈여겨봐야 할 사람은 미국의 '트럼프'일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가치의 공유와 결속을 죄다 돈과 비즈니스로 치환해 오랜 동맹을 헝클어 놓았으니 말이다. 돈만으론 지킬 수 없는 것, 그게 자유민주주의라 그 댓가는 결코 작지만 않을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기념사에서 "역사는 인류의 운명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경고한다"면서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Win-win) 협력과 제로섬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가와 민족이 서로를 평등하게 대하고 화합하며 서로 도울 때만 공동의 안보를 유지하고, 전쟁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며, 역사적 비극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어 "중국 인민은 역사와 인류 문명의 진보라는 올바른 길에 굳건히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견지하며, 세계 각국 인민과 함께 인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국 각 민족 인민은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영도 아래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 중요사상과 과학적 발전관을 견지할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막을 수 없다.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숭고한 대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래저래 대한민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는 각기 자국중심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가 순탄하지 않다는것은 명확한 현실이다. 현명하게 풀어나가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