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 일기(연중 제10주간 금요일)
‘번제’를 드리는 사랑의 습관으로….
사제 서품을 받고 첫 보좌 신부로 살아가면서 제일 어려웠던 말이 있습니다.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입니다.
어느 집에 가정 방문 갔을 때 다른 신자분들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라는 말을 잘도 하는데, 정작 사제 입에서는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이 지나고 가정 방문할 때마다 너무나 큰 부담이 있었습니다.
물론 함께 방문 다닌 분들도 사제가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을 안 하니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제관에서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는 말을 셀 수 없을 정도로 연습을 했는데, 어느 가정에서 정말로 신비스러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사제가 “이 가정에 평화를 빕니다. 즐거울 때도 평화로 지켜주시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도 평화로 이 가정을 지켜주소서.”라고 평화의 기도를 하자, 그 집에 모인 신자분들이 큰 소리로‘아멘’을 외칩니다.
그러자 그 집에 주인이신 자매님이 서럽게 웁니다.
신자분들을 그 집에서 내보내고 자매님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일을 겪고 있었기에 기도를 통해 가정에 평화가 지켜진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하면서 자매님은 그동안에 일들을 고백합니다.
또한, 자매님은 입으로 뱉고 나니까 숨이 쉬어지고 살 것 같더랍니다.
그리고 이제 기도가 될 것 같다고 말씀합니다.
물론 그 자매님에게 닥친 안 좋은 일들은 그대로 있었지만, 기도를 다시 시작하면서 가정에 평화를 얻게 되는 신비를 체험하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그러니 네 오른 눈이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버리고, 또한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버리는 것이 낫다.”
다시 말하자면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눈 하나, 손 하나를 버리는 것이 더 낫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말씀을 잘 생각해보십시오.
손이 하나 없고, 눈이 하나 없다고 해서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갈 수 없습니다.
문제는 ‘저희 삶의 습관에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고운님들에게 좋은 습관을 하나 제시합니다.
저희는 마음 안에 지우고 싶은 사람들이나 안 좋은 일에 대한 기억들을 지우려고 애를 씁니다. 그런데 지우려고 할수록 더 새록새록 생각나고, 아물지 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린 것처럼 더 아픕니다.
그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매 순간 좋은 사람으로, 좋은 말,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한 기억으로 채우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나쁜 것을 지우려고 애쓰지 말고 선한 것으로 채우려고 노력한다.’라는 것입니다.
“정말 그럴 수 있겠다. 내 생각과 너의 생각이 다를 수 있겠다.”
신명기서 11장 8절 이하를 보면, 주님께서 좋은 땅을 약속하십니다.
“너희는 나의 이 말을 너희 마음과 너희 정신에 새기고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18절).”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1분 스티브 잡스”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인생의 처음 30년은 자신이 습관을 만든다. 그리고 인생의 나머지 30년은 습관이 사람을 만든다.”
요즘 저는 사제로서 "하느님을 얼마나 사랑할까?”라는 묵상을 하며 지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음을 다하여, 정신을 다하여, 목숨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약의 제사 중에 “희생 제물 전체를 하느님께 온전히 드린다.”라고 하는 “번제”가 있습니다.
‘번제’는 그 희생 제물을 하느님 앞에 남김없이 다 불태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에서 “다 태우는 것이 사랑”이라고 합니다.
‘번제’를 드리는 사랑의 습관으로 살고 싶은 마음으로 고운님들과 함께 나누어봅니다.
첫째, “언제나 기도하는 습관입니다.”
둘째, “나쁜 것을 지우려고 애쓰지 말고, 좋고 선한 것으로 채우려는 습관입니다.”
셋째, “‘ 서로 다를 수 있겠다.”
그래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라며 이해하는 습관입니다.”
이제 저 두레박 사제는 미사성제 안에서‘번제’를 드리는 사랑의 습관을 지니고,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여정에 고운님들을 기쁘게 초대합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천국을 향해 가는 순례자의 여정에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고운님들이 번제를 드리는 사랑의 습관으로 하느님께 드리는 온전한 미사성제에 참례하여 복된 평화를 이루는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매 순간 좋은 사람으로, 좋은 말, 그리고 좋은 일에 대한
기억으로 채우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