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진행된 연수를 듣고 있는 중, 열 번째 동시마중 작품상이 선정되었다는 톡을 보았다. 궁금해서 링크를 따라 들어가 만난 남호섭 시인의 〈아름다운 사람〉. 필사를 하는 데 눈물이 났다. “산불은 열흘째 꺼지지 않고” 그 무서운 불의 기세도 모른채 문 꼭꼭 닫고 잠들어 계신 할머니도 계셨을 것이고, 그 불길 앞에 어쩌지 못하고 체념하고 계셨을 할머니도 계셨을 것이다. 반복적으로 사용된 이 문구가 마치 계속 번져나가는 불길처럼 느껴졌다. “걷기 힘든 할머니/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등에 업고/ 빨리빨리!/ 빨리빨리!” 평소 조급함을 상징하던 “빨리빨리”라는 말이 이토록 숭고하고 아름답게 들린 적이 있었을까?
시를 읽으며 나도 덩달아 마음이 급해지고 가슴이 뛴다. 그 불길 속에서 “빨리빨리‘를 외치며
뛰고 또 뛰었을 수기안토씨를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남호섭 시인의 〈아름다운 사람〉이 곁에 있으니 우리는 그 귀한 이름들을 더 오래도록 마음 속에 담아둘 수 있을 것이다.
수기안토씨에 관한 기사를 다시 찾아보았다. 다음은 위키백과에서 검색한 내용이다.
2025년 3월 22일, 경상북도 의성군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대한민국 남동부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산불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를 타고 2025년 3월 25일 영덕군까지 도달했다. 이 화재로 인해 전력과 통신이 두절되었으며, 약 6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경정리 마을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특히 화재가 야간에 발생하여 많은 주민이 잠든 상태였기 때문에 위험을 즉각 인지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마을 당국에 의해 대피령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민들은 즉시 집을 떠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기안토는 레오 디피요(Leo Dipiyo), 비키 셉타 에카 사푸트라(Vicky Septa Eka Saputra)와 함께 고령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들을 직접 찾아가 대피를 도왔다.이들 3명은 마을 이장 및 어촌계장과 함께 주거 지역을 샅샅이 뒤지며 집 안에 남아있던 주민들을 깨웠다. 마을 지형이 경사가 급한 비탈길로 이루어져 있어 다수의 노인이 자력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었다. 대피 과정에서 수기안토는 최소 7명의 노인을 등에 업고 마을에서 약 300미터 떨어진 해안 방파제의 안전지대까지 실어 날랐다. 레오 디피요와 비키 셉타 에카 사푸트라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다른 노인들의 대피를 도와 주민들이 화염과 자욱한 연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힘썼다.
이들 인도네시아 이주 노동자 3명과 마을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경정리 주민 전원이 인명 피해 없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수기안토씨 외에도 마을 주민을 구하신 레오 디피요, 비키 셉타 에카 사푸트라씨 두 분이나 더 계셨다니 더 놀랍다.
"벌써 1년이 다 됐는데도 그때를 생각하면 무서워요. 아직도 검게 탄 마을 뒤 산을 볼 때마다 무서운 생각이 든다. 마을 주민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
26년 3월 인터뷰에서 수기안토씨가 한 말이다. 낯선 타국에서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주민을 구해 우리에게 따듯한 감동을 전한 아름다움 사람 세 분의 이름을 불러본다.
수기안토씨, 레오 디피요씨, 비키 셉타 에카 사푸트라씨 감사합니다.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아름다운 사람을 시로 써주신 남호섭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개선 되어야 하겠습니다. 위험을 부릅쓰고 혼신의 힘으로 인명을 구한 수기안토님 아름다운 사람 맞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멋진 사람이지요